당신 생일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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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생일에
소화/고종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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섣달 스무날 생일이 뭡니까
오뉴월 하룻볕이 얼만데
열흘에 한 살을 더하다니
인정하기 싫은 나이,
속 쓰린 투정입니다.
시집가서 층층 시하 절을 하는데
순환이가 왔네, 덕환이 아닌 순환이가
착하고 순해서 순환이라 불렀다고
착한 당신 만나 맘고생 안하고
긴 세월 동동거리며 살았어도 편안했어요.
어느덧 칠순을 바라보니
세월이 어처구니가 없네요.
어느 날의 투정 돈, 돈,
가득히 넘치게 주시면 얼마나 좋아,
무슨 소리야,
둘이 만나 열 다섯 식구가 됐는데
뭘 더 바래.
그 말 한마디는
갑부의 떵떵거림과 흡사했지요.
누구는 우리 보고
이제 좀 쉴 때가 되었다지만
이요한 목사님께서
칠순이 청춘이요 팔순이 회갑이며
구순이 고희라고 하시대요.
일인 다역을 살면서
이백여 명의 고객을 만나는 일터
때로는 조각잠을 자면서
동래 골목에 등대지기로
쓰레기 불리수거 당번으로
듬직한 24통 지킴이로
성지 중심에 뿌리 내림을 감사합니다.
정도의 신앙 길을 가면서
한 날 한 시 결혼둥이들과 정 나누며
포도송이 같은 자식들이 있으니
여보! 부디, 오늘처럼 넉넉한 맘으로
오래도록 내 곁에 있어주오
몸무게 많이 나가는 마누라가
든든하게 지켜 줄 것이요
음력 2013년 12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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