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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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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추(立秋)

 

가을은 멀리만 있는 줄 알았는데

그런 게 아니었나 봅니다.

가을은 붉은 단풍 카펫 준비하여

그 길 즈려밟아 천천히 오는 줄만 알았는데

어느새 가을문턱이 성큼 내 곁에 와있습니다.

 

여름 시계는 태엽이 풀려

느려터진 줄 알았고

떠돌던 흰 구름도 모이고 흩어지며

다시 멈추어 쉬어가기에

여름 시계도 그래서

쉬어가며 늘어진 줄 알았습니다.

 

가을은 멀리만 있는 줄 알았습니다.

철모르는 코스모스가

한 두 송이 피고 지는 건 보았지만

하늘거리는 코스모스 꽃물결 장관은

아직 제때가 아닌 듯싶기에

가을은 저 멀리만 있는 줄로 알았습니다.

 

산 넘고 물 건너가면

거기서나 가을을 만나볼 줄 알았습니다.

해변엔 파도소리 찰싹거리고

쓰르라미 고목나무 붙들고 맴맴 울기에

그래 가을은 생각지도 않았고

빨간 고추잠자리 간장독을 맴돌아

아직 여름은 끝나지 않은 줄 알았습니다.

 

들녘엔 푸르른 청록이 한창인데

가을 전령사 귀뚜라미 또르르 구르고

알알이 익은 포도송이 입맛 돋우니

가을은 정녕 내 곁에 와있습니다.

코끝 싸하게 풍겨오는 새벽바람 맞으면

겨울로 치달리는 세월만 같아

왠지 쓸쓸한 아쉬움도 밀려오지만

황금물결 풍성한 열매가 어른거려

희비쌍곡선이 교차하는 가을길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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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

이창배님의 댓글

철을 알고 철따라 농사를 해야하는데

철을 모르면 나이가 들어도 철부지라합니다

해가 떠고 지고 하루하루가 가니 그날이 그날인줄 알지만

흐르는 세월을 알지 못하면 세월따라 흘러가 버린다는 것

 

선악과를 따먹고 눈이 밝아 선악을 알게된 사람에게

그룹들과 두루도는 화염검으로 생명나무의 길을 막았지만

끝날에 생명나무 앞으로 나아가 생명과를 먹게 하겠다는 기원절

가장 가까이서 정확한 날짜까지 알고 복된우리가 생명과를 먹고있는지~~~

 

 

 

정해관님의 댓글

옛날 같으면 가을이 결실이라서 우선 배고픔을 생각하고 귀하게 여겼는데, 지금은 지겹게 뜨거운 여름날에 대한 짜증 때문에 반가운 가을이 아닐까 생각되기도 합니다. 계절이야 어찌 바뀌든 시인의 감성은 항상 새롭고 긍정적이라서 존경심이 우러 납니다.

조항삼님의 댓글

인생무상을 느낌니다.

해마다 맞이하는 가을이건만 박광선 작가님의 절절한 가을단상이

형제들의 가슴을 파고드네요.

 

유난히 시국이 떠들썩한데다 심경이 우울함은 언제 세정이 될지

참으로 답답하기 이를 데 없군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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