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순도순
글마당
[시] 분류

할미꽃

컨텐츠 정보

  • 0댓글

본문

할미꽃

 

아지랑이 아롱거리는 봄날

뒷동산에 피어난 할미꽃을 보면

나는 외할머니 생각이 저려옵니다.

할머닌 오래전 세상을 떠나셨지만

지금도 내 가슴팍엔 깊이 묻혀

잊을 수 없는 할머니기 때문입니다.

 

외할머니는 허연 머리에

주름살 깊게 패인

미모라고는 찾아볼 데 없는

별로인 얼굴인데다

키도 작고 허리도 꼬부라져

걸음걸이도 부자연스런

참으로 볼품없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럼에도 할머니는

타고난 성정 때문인지

구김살 없는 따스한 마음에

누구라도 포근히 감싸주시던

솜털 같은 정이 넘쳤고

누구도 싫어하지 않던

따뜻한 정감어린 할머니였습니다.

 

외할머니는

지나던 길손 찾아올 때면

텁텁한 막걸리 한잔 꼭 대접하셨고

투박한 손길로

갑오징어 미나리 간재미회를

매콤하고 맛깔스레 잘도 해주셨습니다.

 

내가 외갓집 놀러갈 때면

다정한 웃음으로 반겨주시며

노 오란 달걀

언제나 손에 꼬옥 쥐어 주셨고

감 익어가던 가을이면

빨간 홍시 내다주시던 할머니가

이젠 할미꽃으로 다시 피어났나 봅니다.

 

2572414E531D02060EA2FA

관련자료

댓글 4

정해관님의 댓글

우리들은 자랑스럽고 정이 깊으신 그런 훌륭한 할머니들을 만났는데, 우리 손자녀들도 그와 같은 정서와 감정이 전승이 될것인지 궁금합니다. 다르다면, 우리 세대의  할머니(자신)가 문제인지 그를 받아들이는 손자녀 쪽에 문제가 있는지?

이창배님의 댓글

할머니를 그리워하는 것은 외모도 경제도 권력도 아니지요

할머니의 사랑이 할머니를 그리워하게하는 것이라고봅니다

이인규님의 댓글

가슴마다 할미꽃이 다 있습니다.

지금은 보기 힘들어진 할미꽃

서서히 우리 모두가 이제는 할미꽃이 되어가는 것 같습니다.


가정회 은행계좌

신한은행

100-036-411854

한국1800축복가정회

알림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