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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서 온 편지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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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서 온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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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차 세계대전 참전 병사의 얘기다. 영국군 토머스 휴즈는 배를 타고 프랑스 서부전선으로 향했다. 스물여섯 살의 앳된 청년은 파도가 넘실대는 군함 위에서 아내에게 편지를 썼다. ‘사랑하는 당신께. 나는 이 편지를 바다에 떨어뜨려 당신을 찾아가는지 지켜볼 참이오. … 안녕, 내 사랑. 곧 돌아가겠소.’ 그러고는 편지를 병속에 넣어 바다에 던졌다.

안타깝게도 청년은 편지를 보낸 뒤 열흘쯤 지나 전사했다. 편지의 약속은 지켜지지 못했다. 하지만 아내를 향한 그의 사랑이 기적을 만들었다. 병사의 편지는 85년 후 그의 가족에게 배달됐다. 영국인 어부가 템즈강 어귀에서 고기잡이를 하다 편지가 담긴 병을 건져올린 것이다. 병사의 아내가 남편 전사 소식을 들은 뒤 뉴질랜드로 이민을 떠났지만 어부는 수소문 끝에 병사 가족의 주소를 알아냈다. 그는 편지를 들고 곧장 뉴질랜드로 날아갔다. 어부는 그곳에서 휴즈 병사의 딸을 만나 편지를 전했다. 아버지가 전장으로 떠날 당시 젖먹이였던 딸은 86세 노인으로 변해 있었다. 딸은 잉크 색이 바랜 아버지의 편지를 품에 꼭 안았다. 영국인 어부는 “사랑의 마력이 이곳까지 오게 했다”고 말했다.

비극의 세월호 바다로부터 사랑의 음성 편지가 답지한다고 한다. 이번엔 안산 단원고 김영은양의 애절한 음성 메시지가 심금을 울린다. 김양은 지난달 싸늘한 시신으로 돌아왔지만 휴대전화는 발견되지 않았다. 그의 음성 메시지는 한참 지나 다른 사람을 통해 부모에게 전해졌다. 김양이 같은 반 친구의 전화를 빌려 마지막 인사를 남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화 주인인 친구도 죽음의 신을 피하진 못했다. 사라질 뻔한 음성 편지는 친구 가족이 휴대전화를 복구한 뒤 백방으로 목소리의 주인을 찾아 나선 끝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게 됐다.

김양이 친구 휴대전화에 음성 편지를 띄운 시각은 4월16일 오전 10시3분. 배가 가라앉기 일보 직전이었다. “엄마. 엄마 미안해. 아빠도, 너무 미안하고. 엄마 정말 미안해. 그리고 사랑해 정말.” 통절한 사랑의 목소리가 눈가를 적신다.

인간은 한낱 생각하는 갈대가 아니다. 철학자 데카르트는 틀렸다. 인간의 사랑은 이성적 사고를 뛰어넘는다. 시공도 초월한다. “인간은 사랑하는 존재, 사랑해야만 하는 존재”라고 역설한 막스 셸러의 외침이 가슴을 친다.

배연국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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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6

최이덕님의 댓글

참을려고 해도 자꾸만 눈물이 흘려내립니다.

원래 내가 눈물이 많아서 그런것도 아닌것 같은데...

되 돌아보면 잘 못한 것 뿐이고 모든 것이 미안한 것 뿐인것 같습니다.

그래도 미안해 할 수 있는 가족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고마운 것이지 느끼게 됩니다.

박광선님의 댓글

TV를 통해서 영은양의 목소리를 들었는데 이렇게 잘표현된 기사를 보니
더욱 감동과 미안함이 크게 다가옵니다.

조항삼님의 댓글

김영은양의 음성 메시지 ...

가슴을 저미는 고막을 때리는 심금을 울리는

안타까운 음성의 여운이 모든 사람의 애를

끊는군요.

고종우님의 댓글

한참을 그 목소리와 같이 울었습니다.

금쪽 같은 생명들 중에 축복2세의 절규의 외침소리

사랑의 실체로 고귀한 가족애의 부르짖음은

살았다는이들의 가슴에 경종을 울리는 뉘우침이 되었습니다.

영은양 부모의 말대로 멀리 이사 간것으로 기억 할것이니

부디 다시 만날때까지 참사랑안에서 영원하자 영은아~~~

우리도 너를 많이 많이사랑한다.

그리고 자랑스럽게 가슴에 새긴단다.

 

정해관님의 댓글

 “엄마. 엄마 미안해. 아빠도, 너무 미안하고. 엄마 정말 미안해. 그리고 사랑해 정말.”

미안하고 죄송한건 부모이고 우리인데, 그녀가 미안하다는 의미는 무엇일까를 깊이 깊이 되새기며 반추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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