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오 운명의 기억---<중앙일보>---박보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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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은 경쟁한다. 역사 기억의 풍경은 달랐다. 승패가 선명해서다. 중국 류궁다오(劉公島)와 일본 시모노세키(下關) -. 청일전쟁(중일전쟁)의 역사현장이다. 회고의 기념관이 있다. 양쪽 전시의 컨셉트 차이는 뚜렷하다.
전쟁 시작은 120년 전(1894) 갑오년이다. 중국은 갑오전쟁으로 부른다. 류궁다오는 산둥성 웨이하이(威海) 앞 작은 섬이다. 청나라 북양함대 기지였다. 그곳에 중국 갑오전쟁 박물관이 있다.

그때 양국 해군력은 비슷했다. 지휘관 역량과 전술, 리더십의 전쟁의지, 애국심이 승부를 갈랐다. 일본이 압도한 분야다. 류궁다오 박물관은 참패의 드라마로 연다. 그 속에 일본군 만행, 양민의 저항이 들어 있다.
북양 수사(水師·사령관)는 정여창(丁汝昌)이다. 그는 일본 연합함대에 형편없이 당했다. 그는 자살한다. 졸전의 패장이다. 하지만 거대한 동상이 있다. 항복하지 않은 장렬한 희생은 숭배로 재기한다. 그 컨셉트는 일본 침략에 대한 중국 후손들의 분노를 키운다. 분노는 결의로 이어진다.
결어(結語)의 전시판은 이렇다. “갑오전쟁의 굴욕적 역사는 낙후되면 당하게 된다(落後就要打)다.” -. 전시실에 마오쩌둥(毛澤東), 덩샤오핑(鄧小平), 장쩌민(江澤民), 후진타오(胡錦濤)의 글귀가 액자로 걸려 있다. 중국 역대 지도자의 다짐은 한결같다. ‘강력한 해군력’이다.
국가주석 시진핑(習近平)의 ‘중국 몽(夢)’은 그 비원(悲願)과 소망을 담았다. 중국 군사력의 기세는 거침없다.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 열도)는 첫 대상이다. 중국은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CADIZ)을 선포했다.
전쟁은 시모노세키 조약으로 마감한다. 종전 조약 현장은 시모노세키의 춘범루(春帆樓)다. 춘범루는 남아있다. 그 구역에 일청 강화기념관이 있다. 작고 조촐하다.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와 무쓰 무네미쓰(陸奧宗光) 흉상도 작다. 두 사람은 일본 측(총리, 외무대신) 협상 대표다.
조촐함은 승자의 여유 때문일 것이다. 그 기념관에 리훙장(李鴻章)의 글씨가 걸려 있다. 그는 청나라 대표였다. ‘海岳煙霞(해악연하)’-. 큰 바다 안개와 노을의 시모노세키를 비유한다. 글귀는 풍광 속 흥취를 드러낸다. 하지만 역설의 전시물이다. 청나라 실세의 굴복과 체념으로 비춰진다.
조약은 중국에 가혹했다. 센카쿠는 일본 소유로 굳어졌다. 중국은 한반도에서 영향력을 잃었다. 수천 년 한·중 관계에서 처음이다.
갑오전쟁 박물관은 대규모다. 전시물은 상세하다. 일본군부의 간판 야마카다 아리토모(山縣有朋)의 사진이 눈길을 끈다.
이토와 야마카다-. 메이지 유신의 상징이다. 둘의 고향은 같다. 야마구치(山口)현의 하기(萩)다. 시모노세키 위쪽 작은 도시다. 야마구치는 메이지 시대의 조슈(長州)번(藩)이다. 그곳은 일본 근대화의 거점이다. 팽창과 침략의 이론과 실천을 제공했다. 기시 노부스케(岸信介), 사토 에이사쿠(佐藤榮作)도 야마구치 출신이다. 두 형제 모두 1950년대 후반~70년대 초반에 총리를 지냈다.
총리 아베 신조(安倍晋三)의 선거구가 야마구치다. 기시는 아베의 외할아버지다. 아베는 조슈의 역사관으로 무장했다. 그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는 야마구치 자부심의 표출이다. 아베는 역사의 기억을 재구성한다. 침략과 만행은 지운다. 그는 애국과 희생을 내세운다.
시진핑의 ‘중국 몽’과 아베의 ‘야마구치 자부심’-. 그것은 동북아 정세의 극적 요소다. 역사 순환과 재현의 분위기를 높인다. 2014년 갑오년 동북아는 긴장과 갈등이다. 청일전쟁의 첫 무대는 한반도였다. 전쟁 촉발은 동학농민운동이다. 조선은 자신의 운명을 외세에 맡겼다.
북한 핵문제는 암초다. 현재로선 해법을 찾기 힘들다. 김정은 체제의 기괴함은 강화된다. 북핵은 한민족 진운의 장애물이다. 강대국의 한반도 개입 빌미가 된다.
최악의 시나리오가 존재한다. 북한 핵무기의 통제가 불가능할 경우다. 급변사태 때다. 중국군이 북한에 진주한다. 핵을 제거한다. 그리고 친중 정권을 세운다. 미국은 용인한다. 미국의 핵심 관심사는 핵문제다. 일본도 나선다. 집단적 자위권을 내세울 것이다. 동학 때 외세 진입이 재현되는 시나리오다.
북한 장성택 처형 때다. 미·중의 협조는 긴밀했다. 시진핑 외교의 초점은 ‘신형 대국’ 관계다. 신형 대국 외교의 본격 적용은 북한 핵문제가 될 것이다.
동북아 질서는 거대한 전환기다. 전환의 특징은 불확실성이다. 그 한복판에 한반도가 있다. 한반도 장래의 주도권은 한국이 장악, 관리해야 한다. 한반도 운명의 주인의식이 절실하다. 박근혜 정권의 우선 과제다.
박보균 대기자
전쟁 시작은 120년 전(1894) 갑오년이다. 중국은 갑오전쟁으로 부른다. 류궁다오는 산둥성 웨이하이(威海) 앞 작은 섬이다. 청나라 북양함대 기지였다. 그곳에 중국 갑오전쟁 박물관이 있다.
그때 양국 해군력은 비슷했다. 지휘관 역량과 전술, 리더십의 전쟁의지, 애국심이 승부를 갈랐다. 일본이 압도한 분야다. 류궁다오 박물관은 참패의 드라마로 연다. 그 속에 일본군 만행, 양민의 저항이 들어 있다.
북양 수사(水師·사령관)는 정여창(丁汝昌)이다. 그는 일본 연합함대에 형편없이 당했다. 그는 자살한다. 졸전의 패장이다. 하지만 거대한 동상이 있다. 항복하지 않은 장렬한 희생은 숭배로 재기한다. 그 컨셉트는 일본 침략에 대한 중국 후손들의 분노를 키운다. 분노는 결의로 이어진다.
결어(結語)의 전시판은 이렇다. “갑오전쟁의 굴욕적 역사는 낙후되면 당하게 된다(落後就要打)다.” -. 전시실에 마오쩌둥(毛澤東), 덩샤오핑(鄧小平), 장쩌민(江澤民), 후진타오(胡錦濤)의 글귀가 액자로 걸려 있다. 중국 역대 지도자의 다짐은 한결같다. ‘강력한 해군력’이다.
국가주석 시진핑(習近平)의 ‘중국 몽(夢)’은 그 비원(悲願)과 소망을 담았다. 중국 군사력의 기세는 거침없다.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 열도)는 첫 대상이다. 중국은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CADIZ)을 선포했다.
전쟁은 시모노세키 조약으로 마감한다. 종전 조약 현장은 시모노세키의 춘범루(春帆樓)다. 춘범루는 남아있다. 그 구역에 일청 강화기념관이 있다. 작고 조촐하다.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와 무쓰 무네미쓰(陸奧宗光) 흉상도 작다. 두 사람은 일본 측(총리, 외무대신) 협상 대표다.
조촐함은 승자의 여유 때문일 것이다. 그 기념관에 리훙장(李鴻章)의 글씨가 걸려 있다. 그는 청나라 대표였다. ‘海岳煙霞(해악연하)’-. 큰 바다 안개와 노을의 시모노세키를 비유한다. 글귀는 풍광 속 흥취를 드러낸다. 하지만 역설의 전시물이다. 청나라 실세의 굴복과 체념으로 비춰진다.
조약은 중국에 가혹했다. 센카쿠는 일본 소유로 굳어졌다. 중국은 한반도에서 영향력을 잃었다. 수천 년 한·중 관계에서 처음이다.
갑오전쟁 박물관은 대규모다. 전시물은 상세하다. 일본군부의 간판 야마카다 아리토모(山縣有朋)의 사진이 눈길을 끈다.
이토와 야마카다-. 메이지 유신의 상징이다. 둘의 고향은 같다. 야마구치(山口)현의 하기(萩)다. 시모노세키 위쪽 작은 도시다. 야마구치는 메이지 시대의 조슈(長州)번(藩)이다. 그곳은 일본 근대화의 거점이다. 팽창과 침략의 이론과 실천을 제공했다. 기시 노부스케(岸信介), 사토 에이사쿠(佐藤榮作)도 야마구치 출신이다. 두 형제 모두 1950년대 후반~70년대 초반에 총리를 지냈다.
총리 아베 신조(安倍晋三)의 선거구가 야마구치다. 기시는 아베의 외할아버지다. 아베는 조슈의 역사관으로 무장했다. 그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는 야마구치 자부심의 표출이다. 아베는 역사의 기억을 재구성한다. 침략과 만행은 지운다. 그는 애국과 희생을 내세운다.
시진핑의 ‘중국 몽’과 아베의 ‘야마구치 자부심’-. 그것은 동북아 정세의 극적 요소다. 역사 순환과 재현의 분위기를 높인다. 2014년 갑오년 동북아는 긴장과 갈등이다. 청일전쟁의 첫 무대는 한반도였다. 전쟁 촉발은 동학농민운동이다. 조선은 자신의 운명을 외세에 맡겼다.
북한 핵문제는 암초다. 현재로선 해법을 찾기 힘들다. 김정은 체제의 기괴함은 강화된다. 북핵은 한민족 진운의 장애물이다. 강대국의 한반도 개입 빌미가 된다.
최악의 시나리오가 존재한다. 북한 핵무기의 통제가 불가능할 경우다. 급변사태 때다. 중국군이 북한에 진주한다. 핵을 제거한다. 그리고 친중 정권을 세운다. 미국은 용인한다. 미국의 핵심 관심사는 핵문제다. 일본도 나선다. 집단적 자위권을 내세울 것이다. 동학 때 외세 진입이 재현되는 시나리오다.
북한 장성택 처형 때다. 미·중의 협조는 긴밀했다. 시진핑 외교의 초점은 ‘신형 대국’ 관계다. 신형 대국 외교의 본격 적용은 북한 핵문제가 될 것이다.
동북아 질서는 거대한 전환기다. 전환의 특징은 불확실성이다. 그 한복판에 한반도가 있다. 한반도 장래의 주도권은 한국이 장악, 관리해야 한다. 한반도 운명의 주인의식이 절실하다. 박근혜 정권의 우선 과제다.
박보균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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