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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한반도 변환 플랜'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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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한반도 변환 플랜'이 필요하다

美·中 향후 10년은 경쟁 속 협력 전망… 이후 兩國 격차 좁혀지면 갈등 커질 것
20세기초 英·美도 겨우 충돌 피해…
앞으로 10년 한반도 運命 개척하려면 5년 단임 정부라도 통찰력 갖추고 한·미-한·중 관계 병행 발전시켜야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휴양 시설인 서니랜즈에서 지난 7~8일 '세기의 만남'이라는 미·중 정상회담이 열렸다. 넥타이를 풀고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눈 양국 정상은 올리브 나무로 둘러싸인 산책로를 함께 거닐며 새로운 협력 관계를 모색했다. 중국 매체들은 시진핑 주석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 간의 만남을 '신형 대국 관계'의 출발로 묘사했다. 기존 대국인 미국과 신흥 대국인 중국이 상호 신뢰하고 선의의 경쟁을 통해 함께 발전하자는 것이다.

미국발 금융 위기가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은 2008년만 하더라도 중국의 관영 매체들은 미국식 자본주의의 도덕적 해이를 질타했으며, 2009년 3월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미국이 '신용 국가'로 계속 남아주길 촉구한다"고까지 얘기했다. 2010년 3월 천안함 폭침 사건 이후에는 중국 인민해방군 장성들이 직접 방송에 나와 미 항공모함이 한반도 근해에 들어오지 말고 남중국해 문제에 간섭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대국굴기(大國�起), 즉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대국으로 일어서겠다는 의지가 충만한 모습이었다. 그러던 중국이 2011년에 들어와 조금씩 부드러워지기 시작했다. 금융 위기에서 어느 정도 벗어난 미국이 중동에서 아시아로 전략의 중심축을 옮기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미국은 '아시아 재균형(Rebalancing toward Asia)' 전략이란 기치 아래 동맹을 강화하고, 동남아에 대한 구애(求愛)작전에 돌입했으며, 서태평양 지역의 제해권(制海權) 수호를 위해 해·공군 전력을 강화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볼 때 2013년 6월 미·중 정상회담을 통해 나타난 중국의 신형 대국 관계론은 미국의 아시아 재균형 전략에 대한 고차원적 대응이다. 각자의 핵심 이익을 건드리지 않는 가운데 건설적 경쟁을 하고 지역 및 범세계적 이슈에 관해 협력을 해나가자는 것이다. 아직은 중국의 힘이 미국에 못 미치므로 미국 중심적 질서를 변화시키려는 수정주의적 전략보다는 미국과 협력하기를 표방하면서 미국의 경계심을 누그러뜨리고 중국의 국가 경쟁력을 극대화하겠다는 것이다.

전문가 중에는 시진핑 주석 집권 기간 10년이 지나면 중국이 경제 규모 면에서 미국을 제치고 군사력에서도 미국을 바짝 추격할 것으로 전망하는 사람이 많다. 물론 그러지 않을 수도 있다. 미국은 끝없는 혁신을 통해 초강대국 반열에 오른 나라이므로 창조와 쇄신을 통해 21세기를 미국의 세기로 만들 수 있다. 그러나 우리와 같은 제3국으로선 현재 패권국인 미국과 잠재적 패권국인 중국 간 국력 격차가 좁혀질 경우 양국 간 갈등 가능성이 커진다는 전제 아래 국가 전략을 짜야 한다.

역사적 배경, 인종, 체제가 유사했던 영·미 관계도 대영제국의 힘이 기울기 시작하면서 심각한 도전에 직면했다. 1895년 남미의 베네수엘라와 영국령 가이아나의 국경 분쟁 때 '먼로 독트린'을 내세운 미국과 이를 거부하는 영국은 전쟁 직전 상황까지 갔다. 이후 영국은 앵글로색슨족 간의 충돌을 꺼려 1901년 파나마 운하를 미국에 넘기고 알래스카 국경 문제를 미국에 양보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실은 당시에 급격히 성장하던 독일을 영국이 주적(主敵)으로 규정하고 세계 각지로부터 영국군을 철수해 유럽에 집중했기 때문에 미국과 충돌을 피할 수 있었다. 영·미 관계의 내막이 이러할진대 세계관과 가치 체계가 판이한 미국과 중국이 '협력의 앙상블'을 10년 이상 구현할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다.

따라서 우리는 미·중 신형 대국 관계가 10년 후엔 상당히 불확실해질 가능성이 있다는 전제에서 국가 전략을 짜야 한다. 마침 미·중이 함께 북한의 핵 보유를 반대하고 있고 북한을 보는 중국의 시각이 변화하고 있다. 북한을 변화시키고, 더 나아가 한반도 통일을 실현하는 데 미·중 협력 구도는 필요조건 그 이상이다. 미·중이 경쟁 속에서도 협력의 틀을 유지하는 향후 10년간 우리가 최선을 다해 한반도 운명을 개척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우리는 국력을 극대화하면서 평화통일을 준비함과 동시에 갑작스러운 통일에도 대비해야 한다. 미국과 동맹을 견고히 유지하면서 한반도 통일에 기여할 수 있게 운용해 나가야 한다. 한·중 경제협력과 정치·군사 협력 간에 균형을 도모하고, 통일 한국이 중국에 득이 된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설득해 가야 한다. 결국 한·미 동맹을 중심으로 한·미 관계와 한·중 관계를 병행 발전시키는 것이 해답이다. 그러나 5년 단임 정부가 '10년 한반도 변환 플랜'을 치밀하게 전개하기 위해선 통찰력 제고와 국민 공감대 형성이 관건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김 성 한  :고려대 국제대학원 교수. 전 외교통상부 차관
   <조선일보> 칼럼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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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이무환님의 댓글

갑작스러운 통일도 대비하여 만전을 기하여야한다!!

주변국과의 선린 관계 증진과

 상호 협조체제 구축등 고귀한정보

 고맙고 감사하여 합장 축원 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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