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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만나보고 싶은 사람 .... 고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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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만나보고 싶은 사람

나에게는 꼭 만나보고 싶은 사람이 있다. 그러나 난 그 분의 이름도 전혀 모른다. 내가 지금으로부터 23년 전, 교통사고로 조강지처

둘째 아들을 동시에 잃고 맘고생을 많이 하며 살 때 이야기다. 하루는 서울 은평구 증산동에 저녁 강의초대를 받고 가다가 택시

안에서 나도 모르는 사이에 흥얼흥얼 노래를 두 세 곡 불렀다.

지금도 나는 노래를 잘 부르는 입장이 못되지만 그 때는 정말 형편없는 음치였다. 그런데도 그 당시 나는 속에서 울컥울컥 치밀어

르는 슬픔을 잠재우고 열을 삭히기 위해 조용히 혼자 있는 시간이면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 것이 어느새 습관이 됐던 가보다. 전

국적으로 유명한 명창들은 모두 가슴 속에 맺친 한을 품어내는 듯 보였다. 평소에 별 의미 없이 보였던 유행가가 모두 인생의 깊은

뜻을 담고 있는듯 했다.

그 당시에는 조용필의 <허공>과 현철의 <앉으나 서나 당신생각>이 크게 히트하였는데 이노래가 마치 나를 두고 작사 작곡한 것 처

럼 느껴져 하루에도 수 십 번씩 부르곤 했다. 내가 그날 택시 안에서 불렀던 노래도 틀림없이 그런 류의 노래였을 것이다. 내 노래가

끝나자 운전 기사가 기다렸다는 듯이 물었다.

"선생님은 노래를 아주 좋아하시는가 보지요? 감정도 풍부하고 아주 잘 부르시던데요."

"감사 합니다. 그저 감정 컨트럴을 위해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게 그만 습관이 됐던가 봅니다."

나는 차 안에서 무심코 노래를 부른 것이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어 혼자 흥얼대는 습관이 생긴 경위를 소상히 이야기 해 주었다.

그는 내가 교통사고로 아내와 둘째 아들을 잃은 이야기를 다 듣고나서 친절하게 말했다.

"그러신줄도 모르고 실례될 말씀을 드렸네요. 오늘은 제가 돈을 하나도 받지 않고 선생님이 가자는대로 남산이고 강변로고 어디던

지 밤을 새워서라도 모실테니 노래를 실컷 부르세요"라고 말했다.

이 얼마나 고마운 말씀인가! 그러나 막상 멍석을 펴 주니 노래는 쑥 들어가 좀처럼 나오질 않았다. 그래서 내가 물었다.

"기사님도 나처럼 마음 아픈 사연이 있으신가요?"

"아닙니다. 저는 지금까지 그토록 맘 아픈 일은 전혀 당해 본 일이 없습니다. 헌데 선생님 말씀을 듣고 보니 밤새 봉사를 해서라도

그 맘을 좀 풀어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운전기사는 머리가 희끗희끗하고 품위가 있어 보였다. 보통 기사 같지 않고 어느 좋은 직장에서 정년퇴직을 하고 운전대를 잡은

게 아닌가 싶어 물었더니 자기는 젊어서부터 운전만 하고 살았노라고 했다. 이윽고 목적지에 도착하여 미터기를 보니 5,600원이 찍

혀 있었다. 난 너무 고마워 10,000원짜리를 내고 거스름 돈이 필요 없다고 말했다. 그랬더니 그분이 "오늘은 제가 돈을 받지 않는다

고 하지않았습니까."하면서 돈을 도로 돌려 주는 게 아닌가! 난 그 맘만으로도 족합니다."라며 받지 않는다는 걸 억지로 다시 건네

주었다. 그랬더니 그분은 "미안합니다."라며 길에다 돈을 던져 주고는 쏜살같이 달아나 버렸다. 나는 번쩍이는 네온사인과 자동차의

홍수물결 속으로 뻐져들어가는 그 차를 멍하니 바라보며 보이지 않을 때까지 손을 져었다.

나는 이름도 모르는 그 기사분이 어찌나 고맙던지 지금도 잊지 못하고 있다. 아니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다. 어디에 사시는지, 건강

이나 하신지 궁금하다. 언제던지 꼭 한 번 만나보고 싶다.

앉으나서나 당신생각/현철

앉으나 서나 당신생각 앉으나 서나 당신생각
떠오르는 당신모습 피할길~이 없어라
가지말라~고 애원했건만 못본체~ 떠나버린너
소리쳐 불러도 아무소용이 없어라
앉으나 서나 당신생각 앉으나 서나 당신생각
떠오르는 당신모습 피할길없는 내마음

가지말라~고 애원했건만 못본체~ 떠나버린너
소리쳐 불러도 아무소용이 없어라
앉으나 서나 당신생각 앉으나 서나 당신생각
떠오르는 당신 모습 피할길 없는 내 마음
피할길 없는 내 마음


허공/조용필

꿈이었다고 생각하기엔 너무나도 아쉬움 남아
가슴태우며 기다리기엔 너무나도 멀어진 그대
사랑했던 마음도 미워했던 마음도
허공속에 묻어야만 될 슬픈 옛이야기
스쳐버린 그 날들 잊어야할 그 날들
허공속에 묻힐 그날들

잊는다고 생각하기엔 너무나도 미련이 남아
돌아선 마음 달래보기엔 너무나도 멀어진 그대
설레이던 마음도 기다리던 마음도
허공속에 묻어야만 될 슬픈 옛이야기
스쳐버린 그 약속 잊어야할 그 약속
허공속에 묻힐 그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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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0

푸른빛님의 댓글

내가 알게 모르게 많은 사람들의
염려의 대상이 되는 인생을 살았습니다.
그 마음의 빚을 어떻게 갚아야 할지...........
평생을 두고도 갚지 못할 빚을지고 삽니다.

양형모님의 댓글

글을 보니 생각이 납니다.
사고가 발생했을때 내가 잘 아는 분도 그때 같이 승화 하셨었지요.
그런데 몇개월이 지나서야 알고 마음이 너무나 아파 했었던 시절....
형님 뵐때마다 생각이 났지만 위로의 말씀을 드릴수가 없었지요.
글을 올리신지 3 개월이 지났지만 지금 이나마 모든분들에게 위로의 기도를 드리께요.

푸른빛님의 댓글

내 수필을 이곳에 옮겨 소개해 주신 정해관 총장님 감사 합니다.
이종형같은 느낌의 이존형님, 순회전도단 활동을 같이 하신 조항삼님 반갑습니다.
수필 속의 대화, 스바루까지 기억하고 계신 문정현님 너무 반갑습니다.
특히 이태곤님이 영계에 가있는 조강지처 신명자씨와
영적으로 그런 교감이 있었다니 놀라운 일입니다.
언제 만나 직접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영계에 간 막내 형범이는 황환채회장님의 따님인 황진숙씨와 영계에서 축복을 받았습니다.
사랑하는 동생 고종우가 내 인생에 있어 가장 어려울 때 어머니 역할을 잘 해주어
아이들이 모두 바르게 커서 축복을 받고 행복하게 살고 있으니
이보다 더 감사한 일이 어디 또 있겠습니까!
모두 고맙고 매사가 감사할 뿐입니다.

고종우님의 댓글

이태곤 목사님과 중앙수련소 옆자리에서 수련받으며 사진한컷 못찍어드린게 아쉬움 입니다.

고향분이신거 정말 몰랐습니다.
저는 오빠 아픈 사연에 감이 댓글을 달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제가 오빠 그 이후 5 년 모시고 살때 여러번 언니가 꿈에 나타나셔서 영계를 가르쳐 주셨습니다.

가슴찡한 사연 정총장님 올려주시어 다시 아픈기억위해 기도합니다.
의미깊은 댓글들 감사드립니다.

이태곤(대숲)님의 댓글

조금전 혼자 라면을 끊여 꾸역꾸역 먹으며 과거를 되씹어 보고나서 자료첩을 들춰 봤습니다. 사모님이 아이를 업고 나타나신 연도가 1996인가 1997년도 인것같군요. 승화하신지 10년 후요, 지금으로부터 10년전 사연입니다. 그때가 저에겐 인생에 있어서 최악의 내리막길이었습니다. 사모님의 충언대로 참고 견디어 아프리카 말라위의 분봉왕이란 과분한 가문의 영광을 입은 것 같습니다. 천성경을 보게 되면 영계에도 학교가 있어 대학까지 졸업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아드님도 학교에 잘 다니고 있겠지요. 삼가 사모님과 아드님께 안부 전합니다.

이태곤(대숲)님의 댓글

수필속의 그 여인을 잘 알고 있습니다. 손수 마련해 주신 음식도 꽤 먹었던 기억이 아령칙합니다. 항시 미소 가득한 얼굴에 큰 눈망울에 은하수를 가득 안고 다니셨지요. 777가정중에서 참부모님께서 첫번째로 맺혀준 부부이시지요.
그런데 참 이상해요. 그 사모님과 아이가 승화한 몇년 후, 언제가 제가 신앙에 어려움에 처해 낙심천만해 있을 때 생시처럼 꿈에 나나타셨어요. 아이를 업고 평소와 같이 얼굴에 가득찬 미소로 다가와 참고 견디라고 위로해 주시는 거예요. 묻어둔 까마득힌 얘기를 왜 갑자기 꺼내는지 저도 모르겠네요. 이미 망각속에 사라진듯한 이 얘기를 언제 고교수님을 만나면 말해야 하나?.

이왕 말 나온김에 사족을 붙인다면,
고종원 교수님은 청양농고 재학중으로 1년 선배이시고 저는 천안농고 재학중인 후배로서 복지농도원에서 같이 학생복을 입고 교육을 받았습니다. "피와 땀과 눈물로써 새역사를 창조하자!" "흙에 동지 한데 뭉쳐 농촌부흥 이룩하자!" "복지! 건설!" 구호를 외치며 행군하던 기억이 아련히 떠오릅니다.

문정현님의 댓글

교수님께서 수필집 "침묵의 대화" 에 수필 몇편을 기고하셨던
기억이 납니다.

일본에 여행 다녀오신 교수님이 짧은 일정에 스바루 가요를
배워 오셔서 열창하셨던 기억도 새롭습니다.
노래 아주 잘하신 교수님이셨네요.
기사님께서 라이버로 현철님/조용필님 명곡을 혼자서
다 들었으니 의미 있는 드라이버 시간이라 생각하셨을겁니다.

스쳐가는 행인도 마음이 닿으면 가족처럼 느껴지는 세상이
아름다운 이유입니다.

이존형님의 댓글

정해관 사무총장님 아주 심금을 울리는 이 시대의 진솔한 삶의
귀한 내용을 소개하여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사람도 고종원 선배님을 뵈온적은 없지만 그 가슴 때리는
아픈 사연을 어렴풋이 알고 있습니다.
고종원 선배님의 그 마음을 노래로 승화하시어서 달래시는 그 모습에
눈시울이 촉촉히 젖어듭니다.
글로서는 그 토록 아픈 사연을 소개하기가 매우 조심스러운 것인데
정해관 사무총장님께서 조용히 소개를 잘 하여주셔서
우리네 신앙생활에 표본이될 그러한 삶의 내용을 가슴깊이 새겨서
귀한 보자기에 고이 담아갑니다.

정해관님의 댓글

우연한 기회에 선배님의 가슴아팠던, 그러나 또 가슴이 찡한 아름다운 사연을 엿듣게? 되었군요.
그 택시 기사님, 큰 복을 받을 분이시네요.
블로그와 이 카페의 바탕이 여의치 아니하여 아무리 글을 정열하려해도 뜻대로 되지 아니하여 그대로 올리는 무례를 용서하시기 바랍니다. (누구 손좀 봐 주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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