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의 여행
- 실타래 같은 일상에서 탈출을 시도하자
년말연시 달력에 동그라니 즐비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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짊어진 짐 수족에 매인 임무를
무우 토막 자르듯 냉철하게 내치고
살림살이, 나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
허공에 날리고 곰국을 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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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에 쥐어 줘야 먹는 당신 보약은
냉장고 앞쪽에 놓고 밑반찬에 김치 가득하니
곁에 없으면 소중함을 새삼 느껴주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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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실에 들어가는 산모가 신발 벗고 뒤돌아보듯
서랍장 정리하고 통장과 공과금도 살피고
야채가게 외상값도 잊지 않고 계산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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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탈출 할 수 있음은 용기이다
오랜만에 가출을 시도하는 것은
날개피고 비행하는 새처럼 신바람 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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