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인회 소식

^^방앗간 아주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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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를 빻으려고 방앗간에 간다.

꼭지를 따고 정갈하게 손질해서 비닐봉투에 담아

양손에 들고 단골 떡방아간으로 향한다.

언제나 혼자서 바쁘신 아주머니 모습을 그려본다.

고희를 바라보는 그분은 35년째 방앗간을 운영하신단다.

떡, 고춧가루, 참기름, 메주, 여러 가지를 만드신다.

고달픈 연륜만큼 굽어버린 허리, 마디 굵은 손가락

고추장 담그는 방법도 상세히 설명 해주신다.

자상한 시어머니 같은 시장통의 만물박사님

가게에 들어서니 반갑게 맞아줄 아주머니가 안계셨다.

함지박 에는 고춧가루와 호박떡 재료가 널려 있었다.

쌀가마 고추자루 참기름과 메주도 즐비하게 쌓여 있었다.

아무리 불러도 아주머니는 안계셨다.

야채가게 와 세탁소에 물어도 모른단다.

나는 간판에 있는 전화번호를 눌렀다.

두 번 벨이 울리니 내목소리를 알아들으신다.

“나 지금 안과에 치료받으러 왔는데 왜?

아~니 가게를 이렇게 열어놓고요?

응 괜찮아 고추는 놓고 가 빻아 놀께

누가 다 가져가면 어쩌라고요

죽을 때 다 놓고 갈 건데 뭐 어때

필요한 사람 가져가기도 하겠지

일부러도 주기도 하는데 좀 가져가도 하는수 없지 뭐“

난 어리둥절했다

눈 감으면 코 베어간다는 세상과는 동떨어진

아주머니를 순간 닮고 싶어진다.

주인 없는 물건 들, 금방 짠 참기름 향기, 구수한 팥고물 냄새

아주머니 말대로 그냥 놓고 오려니 맘이 놓이질 않는다

가져간 고추 열 댓근을 안으로 구석에 보자기를 덮어 놓고 나오며

다른 건 몰라도 내 고추는 없어지면 안 되는데

중얼거리며 다시한번 뒤를 돌아본다.

세 상 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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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2

김태순님의 댓글

방앗간집 아주머니 얘기가 왠지 마음을 푸근하게 하네요..

유노숙님의 댓글

참으로 순수한 방앗간 아주머니에요.
죽을때 다 놓고 갈건데 뭘 그러냐고....하하하
무소유를 주장하시는듯해서 법정스님 생각도 나네요..

고종우님의 댓글

태임사모, 해순언니,
오늘하루 먼데 다녀와서 제일먼저 홈에 들어오네요
누가 다녀가셨을까
부인회방에 부인들이 다녀 가셨나?
반가운 두분의 미소를 상기하며 만납니다.
남쪽에서 봄기운이 올라오듯 향긋한 반가움을 표합니다.
해순언니는 더 자주 오세요.

정해순님의 댓글

이토록 긴문장을 이야기 하둣 술술 써내러가는걸 볼때
어매 기죽어 소리가 그냥 내입 에서 나오내요
참으로 대단한 고종우씨 파이팅 ^^

이태임님의 댓글

생활속에서 언제나 넉넉하신 마음으로 글 올려주심을 감사드림니다.
방앗간 아주머니의 넉넉하고 여유있는 마음씨도 향기 남니다.

고종우님의 댓글

많은사람들이 모였어도 먼 발치에서 보고 찾아와 인사 하는 사람이 있고
가까이 스쳐도 모른척 반가워 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부인회방에까지 방문 하시어 댓글 주고 가시는 분들은 전자에 속합니다.
정현아우 동운 회장님 고맙습니다.

김동운님의 댓글

멍~ 하니 길을 가면 몇 시간을 가도 눈에 띄는 것이 없습니다.
스스로 준비 되어 있지 않으면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습니다.
그래도 어느 구석엔가 항상 열린 창을 가지신 고여사님은 잘도 보고 듣기도 합니다 그려!

문정현님의 댓글

방앗간 할머니 배짱이 아름답습니다.
만일 필요한 사람이 가져가면,
필요해서 준비한사람은 어떻게 한데유...

생활속의 여백을 글향으로 남길 수 있음이
시대의 기쁨이고 행복입니다.
건필하이소 !!~~

고종우님의 댓글

왜 아니가고 싶겠어요.
둘째 화요일만 아니면 갈수 있는데
그날은 초종교 여성 협의회 월례회의 주관(사회) 하는 날 입니다.
그날, 맘이 아차산에 있었습니다.

조항삼님의 댓글

방아간집 아주머니 같은 분이 천일국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아 그 고운 심성의 아주머니의 맘을 고스란히 담아온 고 시인님은
진실로 불세출의 시성(詩聖)이군요.

늦깍이 고 시인님이 존재하는 한 18홈은 반짝 반짝 윤기가 흐릅니다.
진달래 개나리 흐드러지게 피고 울안에 목련 수즙게 미소 띄우고
꾀꼬리 미성으로 등산객을 유혹하는 4월에 꼭꼭꼭 아차산으로
오세요.

동지 섣달 꽃 본 듯이 버선발로 영접 하오리다.
몸만 오시되 얘기 보따리는 꼭 챙겨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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