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떻게 살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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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떻게 살 것인가
내 나이 일흔이 코앞이다. 100세 시대를 기준하면 반평생을 살고도 그 나머지의 절반 가까이 살았으니 나이가 많긴 하다. 전설 속 고려장 나이가 예순 다섯이었다고 하는데 그 나이를 넘긴 지도 수년이 지났으니 말이다. 나는 태어난 지 한 달 만에 6.25사변을 겪은(?) 세대이다. 음력 생일을 양력으로 환산해 보고야 정확하게 알았다. 내 키나 체격이 작은 것은 6.25 때 총소리 대포소리를 많이 들어서 그렇다고 우스갯소리를 한다. 전라북도 남원 지리산 언저리가 고향인 직장 동료가 했던 말이 생각난다. 전투지역도 아닌 전라도 여수에 무슨 총소리 대포소리에 키가 크지 않았겠느냐며 웃어넘기곤 했다.
나는 ‘건강한 삶과 죽음’, ‘나는 어떻게 죽을 것인가’라는 죽음과 관련한 두 편의 글을 쓴 적이 있다. 나이가 드니 ‘남은 삶을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해 젊을 적에 안하던 생각이 많아졌다. 이런저런 생각 중 젊은이보다 과거 일을 더 회상하게 되나보다.
많이 아파 본 사람 즉 시련, 고통, 외로움, 괴로움, 슬픔 등으로 인한 좌절이나 상처가 많은 사람일수록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삶의 깊이가 다를 것이다. 그 아픔은 가난 때문일 수 있고, 몸과 마음의 건강 때문일 수 있다.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하거나 믿었던 이로부터 배신을 당할 때 또는 사업 실패나 뜻한 바를 이루지 못할 때 등 나름대로의 갖가지 아픔이 있다. 글도 그 아픔이 많은 사람일수록 깊이 있는 글, 좋은 글을 쓴다고 한다.
생각해 보니 나도 아파할 일이 참 많은 사람인 것을 비로소 알게 된다. 태어나면서부터 가난한 시골 농부의 아들로, 더욱이 전쟁 때였으니 두말 할 나위 없다. 그런데도 그 아픔을 아픔으로 느끼지 못하고 살았다. 남들처럼 인생에 대해 고민해 본 적도 별로 없다. 그저 바쁘게만 살았을 뿐이다. 지금 생각하면 오히려 그것이 나를 더 행복하게 했는지 모른다.
가방 끈 짧은 사람으로 살아가기가 참 힘들고 고단하긴 하다. 오래 전, 그러니까 1970년대 초 직장 상사가 했던 말이 생각난다. 그는 발이 평발이라 운동회 때 달리기에서 늘 꼴찌를 해 속상했던 모양이다. 얼마나 그랬으면 남보다 빠르기 위해 일찌감치 자동차 운전을 배웠다던 말이다.
나는 아픔을 느끼지 못하고 살았지만 못 배운 콤플렉스는 늘 스트레스였다. 그런 탓으로 배우는 일에 시간을 많이 할애할 수밖에 없다. 평생교육시설, 사설 학원, 구청 등 관공서 할 것 없이 지금도 찾아다닌다. 과목도 벼라 별걸 다 배운다. 돈이 되거나 하는 일과 관련이 있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먹이 먹는 동물에 비유한다면 동물식물을 가리지 않는 잡식성이라 할까? 지금도 직장을 다니면서 주말이나 저녁 시간에 한두 가지 과목의 수강을 한다. 배우는 것이 나는 참 좋다. 나는 유달리 책 욕심도 많다. 제대로 감당도 못하면서 말이다.
일도 크고 작은 규모의 직장에서 다양하게 해봤다. 출판 인쇄, 금속 제조, 건설, 건물관리 등 여러 분야에서 기획, 총무, 인사 노무, 회계, 교육 등. 뿐만 아니라 직장 본연의 일 말고도 마을금고, 상조회, 장학회, 교회, 사회단체, 친목회 등 많이도 해 봤고 지금도 하고 있다.
요즘 생각해 보면 가방 끈 짧은 것, 가난한 것이 결코 흠이었던 것만은 아니었다. 그것 때문에 배움을 중단하지 않았고, 게으름 피지 않았고, 계속 일할 수 있었다. 내 작은 힘이, 내 손이 아직 필요로 하는 곳이 있고, 거기에 봉사할 수 있으니 그보다 감사하고 행복한 일이 또 무엇이랴! 기쁜 일이 더 있다면, 짬짬이 쓰는 글이다. 몇몇 문학사 등 카페, 페이스북 등에 올린 내 졸필을 읽은 분들로부터 인사를 받는다. 그냥 입에 붙은 말일지라도 싫지는 않다. 수백 명, 때로는 통산 천명 이상에게 읽히고 답 글을 받을 때 참 행복감을 느낀다.
나는 범 무서운 줄 모르는 하룻강아지다. 지금 이 나이에도 무슨 일이건 잘할 수 있다는 착각 속에 살고 있음을 문득문득 느낀다. 요즘은 반성을 많이 한다. 걸음을 걸을 때도 남보다 앞서 가기를 좋아하고, 누구에게도 지기를 싫어했다. 부지불식간 잘난 체 우쭐대며 남을 업신여긴 때도 분명 있었으리라. 내놓을 거라곤 쥐뿔도 없으면서 말이다.
많이 배우고 잘 살고 똑똑한 것이 뭐 대단하지 않더라. 그들도 나이 들고 병들어 이승을 떠나는 걸 보면 그리 부러워할 것도 없다. 다 이 생을 사는 동안 도토리 키 재기 아닌가. 최근 부자 상위 20%가 하위 20%보다 6.6년을 더 산다는 통계가 있더라마는 오래 산 햇수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얼마나 덕을 쌓고 어떻게 살았는가가 더 중요할 것이다.
내가 쓴 ‘나는 어떻게 죽을 것인가’의 답은 ‘나는 어떻게 살 것인가’에 있는 것 같다. 나는 건강과 의식이 다하는 날까지 배우며 일하며 베풀고 봉사하며 살려고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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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우님의 댓글
고희는 날 반기려 껑충껑충 달려오지만
난 수년이 지나도 생일케익에 69세를 표기 할것입니다.
전쟁 포성 소리로 빚어진 우리 세대도 70년 닦아오니
믿고 싶은 평화 협상을 준비 하려 합니다
.
특별한 단란트를 부여 받고 주옥같은 글귀를 공유 할 수 있는
행복을 누리며 잡식성 동물처럼 허드레 체험를 하며
인생 수련. 할 말도 많은 풍요로 만가지 봉사도 척척!
굵은 가방끈 끊어질 일 없는 100세 시대 풍요를 만끽하며
시련도 축복으로 승화 시킨 신앙심 골수에 담고 인생 수련
이만하면 승리자 아닌가요?.
작가님의 수필 한수 공유함은
오뉴월 농부가 밭두렁에서
막걸리 한잔 나눔같은 여유를 안겨 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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