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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 속 여성] 마티스 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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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 속 여성] 마티스 <대화>

끝내 이혼한 마티스부부의 갈등 여과없이 드러내

“그의 그림 곁에서는 고흐, 르누아르, 모네, 터너의 그림마저 빛을 잃고 만다”, “그는 색이 무엇인지 인류에게 가르쳐 준 스승이다.”

피카소와 더불어 20세기 회화의 위대한 지침이 된 프랑스 화가 앙리 마티스를 일컫는 말들이다. 그는 전통적인 회화에서 흔히 쓰이지 않는 원색을 대담하게 병렬 배치하거나, 보색관계를 교묘히 활용해 강렬한 개성을 지닌 ‘마티스식 예술’을 구축하였다. 마티스의 작품들은 미니멀한 형태 묘사를 통해 세련된 매력이 돋보인다.

그가 전성 시절 5년여간 심혈을 기울여 완성한 ‘대화’도 마찬가지다. 형태로 치자면 마치 초등학생이 사생대회에서 그린 듯 단순하고 평면적이다. 여인이 앉아 있는 의자가 배경과 동일한 색이라든지, 이마저도 남성이 서 있는 바닥과 수평이 맞지 않다거나 인체 묘사가 지나치게 단순화되어 있는 등 교과서를 통해 미술을 배운 범인(凡人)들이 보기에 어설프기 이를 데 없다.

하지만 이 작품 또한 형태 외의 요소들이 많은 것을 내포하고 있다. 강렬하고 아름다운 울트라마린 계열의 청색은 공간뿐 아니라 감성조차 차갑게 만들고, 남성과 여성이 서로를 바라보며 나누는 대화의 내용을 상상토록 만든다.

짙푸른 실내를 벗어나 창 밖에는 연둣빛이 온화하게 대기를 감싸고 있다. 창은 남녀 사이에 있고, 창 틀 난간은 자세히 들여다보면 ‘non(안돼)’이란 글자가 보인다. 자신들도 모르게 입밖으로 내뱉는 말들이 날카로운 비수가 되어 상대방에 꽂히는 것을 확인하고 싶지 않다는 의미일까.

많은 이들이 ‘대화’를 두고 마티스 부부의 자화상이라 설명한다. 그는 30세에 그녀를 만나 사랑하고 결혼하였으며, 39년을 해로한 끝에 결국 이혼하였다 한다. 아마도 이혼의 불씨가 되었던 두 사람 간의 갈등이 화폭에 여과 없이 드러난 게 아닐는지.

‘대화(dialogue)’란 사전적으로 상대(dia)와 더불어 말(logue)을 나누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아는 한 대화란 단순히 말을 나누는 것이 아닌, 감정을 공유하며 공감하는 데 더 큰 의미를 갖는다. 특히 부부간의 대화는 서로 간 정신적인 교감대를 형성하여 결국 같은 방향으로 인생을 바라보려는 노력 그 자체라 할 수 있다.

최근 미국 퍼듀대학 및 호주의 대학 등이 공동으로 연구한 바에 따르면, 사람과 사람 사이에 물리적으로 가해진 고통보다 말 한마디로 인한 정신적인 고통이 더 심하고 오래간다고 밝혀졌다. 정신적 고통이란 실존하는 것이며, 고통의 강도도 물리적 고통보다 훨씬 높더라는 것이다. 이러니 가까운 사람과의 소통의 결핍은 상상하기 힘든 고통의 나락으로 빠지는 지름길인 셈이다.

하지만 소통의 부재보다 더 무서운 것이 서로 할퀴고 뜯는 가시 돋친 대화다. 서로에게 상처가 될 수 있는 대화를 하기 전, 감정이 정리될 때까지 잠시 시간을 두고 기다려보는 것이 어떨까.

서로를 바라보며 ‘안돼’라고 말하고 있는 부부. 둘 사이에 전혀 다른 세상이 놓여 버린 부부. 남편은 창밖의 나무처럼 뻣뻣한 채, 아내 역시 창 밖의 샘물처럼 일부분이 잘려나간 듯 불안한 채 흐려진 눈빛을 주고받는 그들의 모습이 해마다 급증하는 이혼율 그래프와 겹쳐 보이는 건 필자뿐일지.

작품을 통해 마티스는 아마도 두 부부 사이의 대화가 둘 사이에 가로놓인 창밖의 풍경처럼 바뀌길 기대했던 것은 아닐까. 생명의 기운이 충천한 봄, 나무와 샘이 너나 할 것 없이 한 폭의 그림처럼 한데 어우러져 있는 광경 말이다.

심형보 바람성형외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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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정해관님의 댓글

‘대화(dialogue)’란 사전적으로 상대(dia)와 더불어 말(logue)을 나누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아는 한 대화란 단순히 말을 나누는 것이 아닌, 감정을 공유하며 공감하는 데 더 큰 의미를 갖는다. 특히 부부간의 대화는 서로 간 정신적인 교감대를 형성하여 결국 같은 방향으로 인생을 바라보려는 노력 그 자체라 할 수 있다.

오늘(2009.04.24) 세계일보 Weekend 문화광장에서 전재한 내용입니다.
이런 내용은 우리 형제들 중 출중하신 이중희 교수님이나 김동현 화백께서 전문가의 식견으로 다루어 우리들의 눈과 귀를 '문화인'으로 한단계 업그레이드해 주실 내용이라 생각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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