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제역(口蹄疫) 때문에 축산농가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강화도 전체를 근심에 몰아넣더니 김포에 이어 충남 보령에서도
구제역이 발병했다고 합니다.
구제역은 소나 돼지처럼 발굽이 2개인 동물에게서 유행하는
돌림병입니다.
‘구제역’은 어려운 이름 때문에 엄청나게 희한한 병 같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구제역의 영어는 ‘Mouse and Foot Disease’입니다.
‘口’는 입이고 ‘蹄’는 말발굽, ‘疫’은 돌림병을 가리키니
입과 발굽에 생기는 돌림병이라는 뜻이지요.
2001년 대한의사협회가 ‘입발굽병’이라는
새 용어를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입발굽병 바이러스는 사람의 위산(胃酸)에
쉽게 파괴돼 해를 끼치지 못하므로
구제역을 걱정해서 쇠고기를 피할 이유는 없습니다.
사람에게서 구제역과 비슷한 병으로
최근 중국에서 급속히 번지고 있는
수족구병(手足口病)을 들 수가 있습니다.
이 병은 영어로 ‘Hand Foot and Mouth Disease’이고
쉬운 이름은 ‘손발입병’입니다.
손과 발, 입안에 물집이 생기면서
열이 나는 병이지요.
지난해 중국에서 유행하던 때에
우리나라에서 한돌배기 아기가
손발입병으로 숨졌기에 각별히 조심해야 합니다.
쉬운 용어, 쉬운 의학 지식이 중요합니다.
어려운 의학 지식을 쉽게 풀어 쓰는 일이야말로
국민 건강을 위해서 시급한 일이고,
또 미래 성장동력으로 꼽히는 ‘헬스케어 IT’ 산업의 성장을 위한
주춧돌이 될 것이라고 말입니다.
그런데 엄청나게 어려운 지식을
쉽고 편하게 재가공하는 것이
고도의 전문성이 필요한 작업이라는 것에 대해서
모르는 사람이 너무나 많습니다.
일반인이 알아듣기 쉬운
의학용어를 보급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생각합니다.
견갑골(肩胛骨)은 어깨뼈,
이개(耳蓋)는 귓바퀴로 씁시다.
또 가급적 쉬운 용어로 풀어서 씁시다.
지난해 어느 라디오 방송 뉴스에서
‘횡단보도에서 추돌사고로 인해 경추염좌가 발생해서∙∙∙”라고
보도하는 것을 들으며 쓴웃음을 지었는데,
“횡단보도에서 뒷차에 들이받혀 목이 삐어∙∙∙”로
고치면 얼마나 쉽습니까?
국가적인 차원에서 확산해 갔으면 하는
바람이고 우리 모두 애정과 관심을 가져봅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