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이 아름다운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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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로산책]설악산이 아름다운 이유 | |||||||||||
국내여행에 대한 앙케이트 결과가 보도된 적이 있다. 특이한 사실은 제주도 여행은 한두 번으로 족하다는 사실이다. 반면에 횟수가 거듭되어도 인기가 높은 것은 단연 설악산이었다. 다양성과 번화로움의 차이에서 오는 결과일 것이다. 제주도는 이국정취가 풍기어 산뜻한 멋이 물씬 나지만 계속되는 풍경에 그 정취는 얼마 못가 가라앉고 만다. 설악산은 사계절의 모습이 전연 다르다. 기암이 초목에 어우러져 변화무쌍하다. 가파롭고 위태한 너설이 현기증을 일으키는가 하면 빼어난 해맑은 물줄기가 심신의 그늘을 말끔히 씻기운다. 같은 태백산맥에 자리한 금강산은 군계일학으로 더할 것이다. 비바람과 눈보라에 깎이는 오랜 시련 속에 걸작이 빚어져 지순의 미를 깊은 계곡에서부터 치솟은 산마루까지 찬연히 발하고 있는 것이다. 오래 전 미국 여행에서 느낀 얘기다. 뉴욕에서 보스턴을 버스로 왕복하면서 본 풍경은 눈앞을 차단하는 숲속같은 가로수였다. 간혹 숲 사이로 이름 모를 노지대가 끝없이 펼쳐져 있을 뿐이었다. 고향에 그 흔하디 흔한 논둑이나 밭두렁은 보이지 않았다. 동부와 서부를 오갈 때 시차에 따라 현지시간을 확인해야 하는 거대한 땅앞에 주눅이 들기도 했지만 짙푸른 녹음만이 끝없이 펼쳐져 그만 싫증이 났다. 우리나라는 높고 낮은 산들이 키재기를 하며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고 있다. 넓고 좁은 물줄기가 예쁜 여울목을 이루어 바삐 움직인다. 숱한 논두렁, 밭두렁이 너울거리며 뜀박질을 한다. 이런 산천초목 사이로 오순도순한 집들이 양지바른 곳에 자리한다. 변화와 굴곡이 조화를 이룬 풍경이 아름다운 것처럼 인생살이도 그렇지 않을까? 순탄하고 평범한 삶보다는 기쁨과 슬픔이, 희망과 절망이, 환희와 고뇌의 고빗길을 넘어서는 삶이 각양각색의 구름이 거니는 하늘이요 수평선이다. 갖은 사연들이 낙엽되어 쌓이고 쌓여 꽃피우고 열매맺는 영양소가 된다면 전화위복이요, 새옹지마가 아니겠는가. 오늘의 고통과 눈물의 세월을 감내하고 아린 가슴을 쓸어내리며 인내와 용기로 꿋꿋이 서서 보람찬 생을 영위하는 인생이 훗날 설악산이나 금강산일 수 있을 것이다.
이태곤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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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0.11 (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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