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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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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의 시

 

'20세기 최고 시인' T.S.엘리어트(1888~1965)의 미망인 발레리 엘리어트가 지난 9일 별세했다. 향년 86세.

영국 시인, 극작가 그리고 문학 비평가였던 T.S.엘리어트은 장시「황무지」(The Waste Land)로 영미시계 큰 변화를 가져왔으며, 시집 「프루프록 및 그 밖의 관찰」(Prufrock and Other Observation), 「4개의 사중주」(Four Quartets) 등으로 1948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

또 뮤지컬 <캣츠>는 그가 여러 종류의 고양이들을 소개한 우화시집 『지혜로운 고양이가 되기 위한 지침서』를 작품화 한 것으로 현재까지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발레리는 엘리어트의 첫부인 비비엔 헤이 우드가 1947년 정신병 수용소에서 죽은 뒤 10년 만에 만나 엘리어트와 만나 약 40년의 연령차를 극복하며 그의 작품들을 잘 간직하고 관리해왔다.

기사입력: 2012/11/12 [08:52] 최종편집: ⓒ 독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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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엘리어트의 황무지 중에서 ~~  죽은 자의 매장

 

4월은 가장 잔인한 달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내고

추억과 욕정을 뒤섞고

잠든 뿌리를 봄비로 깨운다.

겨울은 오히려 따뜻했다.

잘 잊게 해주는 눈으로 대지를 덮고

마른 구근 (球根)으로 약간의 목숨을 대어주었다

슈타른 버거호 너머로 소나기와 함께 갑자기 여름이 왔지요.

우리는 주랑(柱廊)에 머물렀다가

햇빛이 나자 호프가르텐 공원에 가서

커피를 들며 한 시간 동안 얘기 했어요.

 

 

저는 러시아인이 아닙니다. 출생은 리투아니아지만

진짜 독일인입니다.

어려서 사톤 태공의 집에 머물렀을 때 설매를 태워줬는데 겁이 났어요.

그는 말했죠. 마리 마리 꼭 잡아.

그리곤 쏜살같이 내려갔지요.

산에 오면 자유로운 느낌이 드는 군요.

밤에는 대개 책을 읽고 겨울엔 남쪽에 갑니다.

 

 

이 움켜잡는 뿌리는 무엇이며,

이 자갈 더미에서 무슨 가지가 자라나오는가?

사람들이여, 너는 말하기 커녕 짐작도 못하리라

네가 아는 것은 파괴된 우상더미뿐

그곳엔 해가 쪼여대고

죽은 나무에는 쉼터도 없고

귀뚜라미도 위안을 주지 않고

메마른 돌엔 물소리도 없느니라.

단지 이 붉은 바위 아래 그늘이 있을 뿐

 

 

(이 붉은 바위 그늘로 들어오너라)

그러면 너에게 아침 네 뒤를 따른 그림자나

저녁에 너를 맞으러 일어서는 네 그림자와는 다른

그 무엇을 보여주리라

한 줌의 먼지 속에서 공포(恐怖)를 보여주리라

<바람은 상쾌하게

고향으로 불어요

아일랜드의 님아

어디서 날 기다려 주나?>

 

"일년전 당신이 저에게 처음으로 히야신스를 줬지요.

다들 저를 히야신스 아가씨라 불렀어요."

-- 하지만 히야신스 정원에서 밤늦게

한아름 꽃을 안고 머리칼 젖은

너와 함게 돌아왔을 때

나는 말도 못하고 눈도 안보여

산것도 죽은 것도 아니었다.

빛의 핵심인 정숙을 들여다 보며

아무것도 알 수 없었다.

 

<황량하고 쓸쓸합니다, 바다는>

유명한 천리안 소소트리스 부인은

독감에 걸렸다. 하지만

영특한 카드를 한 벌 가지고

유럽에서 가장 슬기로운 여자로 알려져 있다.

이것 보세요. 그녀가 말했다.

여기 당신 패가 있어요. 익사한

페니키아 수부이군요.

 

(보세요, 그의 눈은 진주로 변했어요.)

이건 벨라돈나, 암석의 여인

수상한 여인이예요.

이건 지팡이 셋 짚은 사나이, 이건 바퀴

이건 눈 하나밖에 없는 상인

그리고 아무 것도 안 그린 이 패는

그가 짊어지고 가는 무엇인데

내가 보지 못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교살당한 사내의 패가 안보이는 군요!

물에 빠져 죽는 걸 조심하세요.

수많은 삶들이 원을 그리며 돌고 있군요.

또 오세요. 에퀴톤 부인을 만나시거든

천궁도를 직접 갖고 가겠다고 전해주세요.

요새는 조심해야죠.

 

현실감이 없는 도시,

겨울 새벽의 갈색 안개 밑으로

한 떼의 사람들이 런던교 위로 흘러갔다.

그처럼 많은 사람을 죽음이 마쳤다고

나는 생각도 못했다

이따금 짧은 한숨들을 내쉬며

각자 발치만 내려 보면서

언덕을 너머 킹 윌리엄가를 내려가

성 메어리 울로스 성당이 죽은 소리로

드디어 아홉시를 알리는 곳으로.

거기서 나는 낯익은 자를 만나

소리쳐서 그를 세웠다.

 

 

"스테츤 자네 밀라에 해전 때 나와 같은 배에 탔었지!

작년 뜰에 심은 시체에 싹이 트기 시작했나?

올해엔 꽃이 필까?

혹시 때 아닌 서리가 묘상(苗床)을 망쳤나?

오오 개를 멀리하게, 비록 놈이 인간의 친구이긴 해도

그렇잖으면 놈이 발톱으로 시체를 다시 페헤칠 걸세!

그대! 위선적인 독자여! 나와 같은 자 나의 형제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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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조항삼님의 댓글

불후의 역작 명시를 음미하노라니 성범모 회장님의 활짝편 날개를 잡고

광활한 우주를 유영하는 기분이군요.

 

삼라만상이 군무를 추듯 아름다움의 환상이 독자를 안내합니다.

상큼한 분위기로 멀리멀리 여행이라도 하고 싶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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