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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 ---황종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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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窓)’은 소통의 길이다. 그래서 창이 닫혀 있다 하면 단절을 뜻한다. 공기와 햇빛 통로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마음의 창’을 넘어서면 깊은 신뢰를 느끼듯 말이다. 창은 건축 구조물로서의 기능뿐만 아니라 인간 정신세계까지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이다.

    ‘깨진 유리창 이론’이 뒷받침하고 있다. 사회학자 제임스 윌슨과 조지 켈링이 내놓은 주장이다. 건물의 깨진 유리창 하나를 방치하면 불량배들이 다른 유리창을 잇달아 깬다는 것이다. 이어 페인트 낙서가 뒤덮이고 그 지역 전체가 우범지대로 변한다는 범죄발생 이론이다. 작지만 크게 보고 초기에 철저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톨레랑스 제로’(무관용주의) 정책이다.

    보통사람들에게 ‘창’ 하면 어떻게 비칠까. 창 안쪽은 훈훈하고 안락함으로 받아들여진다. 건물 안의 불빛은 실제보다 더 은은하게 느껴지며 안락의자는 현실을 초월한 아늑함을 발산한다. 반면 바깥쪽은 쓸쓸함과 고독이다. 조용필의 노래 ‘창밖의 여자’는 잘 보여주고 있다. 연인 사이 현실의 벽에는 차가운 한 줄기 바람이 불 뿐 만날 수 없기에 “차라리 나를 잠들게 하라”고 절규하고 있지 않은가.

    창도 방향에 따라 다르다. 특히 남쪽으로 열린 창은 따뜻함과 안정, 행복의 상징이다. 김상용이 일제하인 1934년 2월 발표한 시 ‘남으로 창을 내겠소’는 동토의 땅에서 변절하지 않고 조국 광복을 꿈꾸는 농부의 마음을 잘 묘사하고 있다. “…괭이로 파고/ 호미론 풀을 매지요//구름이 꼬인다 갈 리 있소/ …/ 강냉이가 익걸랑/ 함께 와 자셔도 좋소// 왜 사냐건 웃지요.”

    창은 이처럼 세상을 담는 공간이기도 하다. 학창 시절 집에서 만들어 온 걸레로 높은 창틀에 올라가 유리창 닦으면서 미래 세상을 그렸고, 독도영유권 도발과 동북공정을 벌이는 주변국의 ‘창밖 동태’에선 조국의 지정학적 운명을 새삼 깨닫고 애국을 꿈꾼다.

    집에 들어오는 도둑·강도의 절반(46%)은 창을 통해 침입하는데 집안 단속은 현관에 집중되는 것으로 한 보안업체 조사 결과 나타났다. 창문 단속을 잘 해야 하겠다. 그렇다고 세상을 보는 마음의 창을 닫고 현실에 안주해선 안 될 일이다.

    황종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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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정해관님의 댓글

☯ 채근담75. 눈 앞의 것을 장악하라.

새소리. 벌레소리가 다 천지의 진리. 조화를 깨닫게 하는 비결이다.
지금 현재를 잘 장악하여 눈앞의 것을 깨달아 우주. 삶의 모든 일. 모든 사물을 놓치지 않는다면 어떠한 것이라도 영원으로 이끌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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