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화 대처법
컨텐츠 정보
- 0댓글
-
본문
노화 대처법
-
박상철 서울대 교수·노화고령사회연구소장
그러나 노화 현상은 세포의 계대에 따라 또는 연령 증가에 따라 나타나지만, 이런 시간적 요인만이 아니고 공간적 요인인 물리학적·화학적·생물학적 자극에 의해서도 쉽게 유도될 수 있음이 밝혀졌다. 노화 현상이 시간적 인자만이 아니고 공간적 인자에 의해서도 유도될 수 있다는 사실은 노화가 환경적 또는 생태적 요소에 의해 영향을 받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노화 현상이란 시간 경과에 따른 생체의 숙명적 변화라기보다는 시공간적 외부요인에 따른 반응적 적응 현상의 일환임이 분명해지고 있으므로 생명체의 생존을 위한 기본 현상의 일부로 이해함이 타당하다.
그런 만큼 이제 노화라는 개념을 본질적으로 재고할 때가 되었다고 본다. 노화 현상이 비가역적이고 불가피하고 보편적이며 기능 저하를 동반한 변화인가에 대한 의문이다. 종전의 결정론적 시각에서 볼 때, 노화 현상이 불가피하고 비가역적이며 기능적·형태적으로 변질되고 저하되었다면 이의 대응법으로는 이미 변화된 유전자·세포·조직·장기를 새것으로 바꾸는 방법밖에 없을 것이다. 실제로 지금까지 응용되고 있는 대부분의 노화 대응법은 이 같은 바꾸기 원칙에 준해 이뤄졌다. 실제로 항노화요법이라는 미명 아래 임상적으로 유전자요법, 줄기세포요법, 조직 패치 이용, 인공장기 또는 장기이식법 들이 개발·응용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치료법들은 방법론적으로도 아직 온전하지 못할뿐더러 윤리적으로도 많은 문제점을 야기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이러한 철학에서는 사람이 늙으면 더 이상 효율적인 사회 일원으로서 역할을 상실했을 것으로 가정해 정년퇴직 또는 은퇴·퇴출이란 사회적 제도로 악용해오지 않았던가.
이런 결정론적 시각에서 벗어나 노화 현상을 새로운 시각에서 봤을 때는 노화 대처법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노화 현상이 생존 과정에서 접하는 여러 환경적 요인에 대한 적응적·반응적 대응의 결과로 초래되는 현상이며, 기능적 측면에서 회복 가능성이 있다고 규명되면서 노화 대처법으로서 바꾸기가 아닌 고치기 원칙이 새롭게 제안되었다. 노화된 세포나 조직 또는 장기를 무조건 바꿔치는 방법이 아니고 고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개선 방안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바로 이러한 의미에서 이제 노화 현상을 새롭게 이해해야 한다. 아울러 고령화 현상에 의한 사회적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도 고령자를 바라보는 시각을 본질적으로 개선함으로써 바꾸기 원칙에 의한 퇴출이 아니라 고치기 원칙에 따라 새로운 교육과 참여와 봉사를 통한 보다 바람직한 대응 방안을 강구해야 할 시점이다.
생물학적으로 노화란 비가역적이고 불가피한 숙명적인 과정이 아니라 환경의 변화에 반응·적응해 가는 과정에서 표출되는 선택의 과정임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이런 시각을 바탕으로 개개인 노화의 차별성을 인식하면서도 고령사회에서 사회적 개선 운동의 필요성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노화 속도에는 생명체의 개체성 외에도 지역생태·환경·문화 등이 크게 영향을 미치는 만큼 고령사회에서의 사회적 개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본다.
박상철 서울대 교수·노화고령사회연구소장
관련자료
댓글 1 개
-
이전
-
다음
가정회 은행계좌
신한은행
100-036-411854
한국1800축복가정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