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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일주 여행기(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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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일주 여행기

 

상큼 한 아침이 열리는 꿈꾸는 바다별장ㅡ

파도 철썩이는 바다가 눈앞에 아른거리고, 반가운 소식 물고 온다는 까치소리가 요란히 아침을 일깨운다.

푸른 초원과 맑고 신선한 공기가 유혹하는 이 좋은 아침을 어찌 방콕에 머무를 수 있겠는가!

해변으로, 마을 안길로 이어지는 올레길 따라 산책하다보면, 아예 제주를 통째로 먹고 싶다는 충동이 절로 일기 마련이다.

그래 작정한 것이 제주 일주 여행이었다.

내 성격상 어느 곳을 가도 속속들이 보지 아니하면 성이 차질 않기에, 기왕이면 자유스럽게 여유를 즐기며 오토바이를 타고 한 바퀴 돌아보고 싶었다.

하지만 그 꿈은 무참히 무산,

천안에서 목포까지 두 바퀴로 달려, 다음날 해남 우수영에서 배편까지 예약해놓고, 어이없게도 삼학도에 올라 카메라를 분실하고 말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만족할만한 기간은 못 되었지만, 또 다시 꿈을 실현할 요행스런 기회가 찾아왔다.

아들 내외가 잠시 다녀가라는 초청을 해온 것이다.

 

항몽 유적지를 돌아보다

금번 일주여행의 첫 출발지는 항몽 유적지ㅡ

제주 항파두리 항몽 유적은 고려말엽 원나라 침략에 맞서 끝까지 항거했던 고려무인의 한과 정서가 서린 삼별초군의 마지막 보루였던 곳.

삼별초군은 본래 진도 용장 성을 근거지로, 배중손장군의 지휘 하에 왕 온을 옹위하여 오랑국의 기치를 내걸고 정부군과 몽고군에 맞서 항전하다, 왕과 배 장군 등은 처참한 최후를 맞고 김통정장군의 인솔하에 잔여부대가 패주하여 제주 항파두리에 진을 치게 되었다.

필자는 삼별초의 역사를 익히 아는 터라 이곳을 돌아보는 감회는 남다르다 아니할 수 없다.

전시관과 성터 등을 돌아보고 한참 돌아서 가는 토성을 찾았다.

그들이 쌓은 토성을 돌아보니 궁금한 생각이 들기도 했다.

돌들이 흔한 제주 땅에서 왜 하필이면 흙으로 성을 구축했단 말인가!

확실한 이유는 모르겠으되 추측컨대 급한 상황이라 그리하지 않았을까?

성을 쌓은 곳은 해변에선 상당히 올라오긴 했어도 바다가 가까이 내려다보이는 지점이었다.

 

구엄에서 신엄으로 이어진 올레길

항몽 유적지를 돌아보고 인근 하귀에서부터 해변 올레 길을 걷기로 했다.

하귀에서 뜻밖의 소득을 얻은 것은 국내에서 유일한 순금 집을 볼 수 있는 행운이었다.

우리나라 유명한 도공과 건축가의 창작물로써, 2003년 3월 4일 MBC TV특종 놀라운 세상에 방영되었다는 바로 그 집이다.

외장 순금타일이 22000장이 사용되었는데, 거기 들어간 순금이 약 2000돈이 된다고 하니 얼마나 값비싼 집일까를 상상에 맡긴다.

항간에 순금이 아닐 수도 있다는 풍문이 있었던 모양인데, 정부 공인 감정원에서 순금타일로 판정되었다니 의심의 여지조차 없는 순금 장식 별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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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 백미는 구엄에서 중엄을 거쳐 신엄까지의 올레길이다.

기암괴석과 절벽해안이 참으로 절경이다.

특히 그중에도 바위소금구역과 중엄리 암벽샘물은 가히 천연기념물 적 가치다.

염전이란 해변 뻘밭에 조성되기 마련인데, 특이하게도 바위위에서 소금을 만들어 냈다니 정말 신기한 일이다.

한편 중엄리 바위샘은 커다란 암벽 동굴 속에서 맑은 샘물이 뿜어 나오는 것은 신통하기도 했지만, 이런 곳에 자연을 훼손치 아니하고 오히려 보기 좋게 멋진 샘을 만들어 놓은 것이 너무도 보기에 감동적이었다.

샘 구조는 두 곳에서 물이 나왔고 양쪽 모두 3단으로 되어 있었는데, 우리 시골 향리의 샘이 떠올랐다.

우리 고향마을에는 샘이 4군데나 있었는데(현재는 옛 모습이 거의 사라짐), 모두 3단 구조로써 최상단은 식수 칸이고, 다음에는 채소 등을 씻는 그런 곳이며, 마지막 하단은 빨래를 하던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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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는 동네 아낙네들의 사랑방 구실까지 했던 애환서린 추억의 명소인데, 이곳 암벽 샘은

너무도 훌륭한 모습으로 보존되고 있어 그저 감탄이 절로 나왔다.

 

수월봉과 추사 유배지

수월봉을 가는 길에 애월 못 미친 한담에서 곽지 과물해수욕장에 이르는 숨겨놓은 올레길이 있다기에 구미가 동했다.

제주에는 수많은 올레 길과 둘레 길들이 있다.

공식적으로 순번을 매겨놓은 올레 길만도 21개 코스가 있지만, 공식 아닌 올레 길도 수없이 많다.

올레란 제주어로써 본래 거릿길에서 집으로 통하는 아주 좁은 골목 비슷한 길이란다.

그러고 보면 고삿길을 올레라 부르는 듯싶다.

한담에서 곽지로 가는 해변 올레 길은 산책코스로 안성마춤이다.

곽지 해수욕장에서 한경까지 달려 고산리에 위치한 수월봉에 올랐다.

수월봉은 높이 77m의 작은 언덕형태의 오름이지만 해안 절벽을 따라 장관이 펼쳐진단다.

이곳은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된 곳이며, 지질학자들의 비상한 관심이 쏠리는 연구지역.

제주도는 세계자연유산인 동시에, 지질공원과 생물권보전지역 지정으로 선정되어 유네스코 3관왕을 자랑하는 곳이 되었다.

수월봉에 올라보면 바로 눈앞엔 매 바위섬과 누운 섬이 있고, 차귀도라는 섬도 바라보인다.

수월봉 정상엔 기상대가 있다.

자연문화 해설사는 썰물 때 찾아오면 해변기암절벽을 제대로 볼 수 있다고 일러준다.

절벽 쪽에 내려가 보니 참으로 경관이 너무도 놀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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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심을 내서 한 바퀴 둘러보고 싶었지만 바닷물에 길이 막혀 갈수가 없었다.

다양한 화산 지형과 지질 자원을 지니고 있는 제주는 섬 전체가 지질공원이지만, 이곳 수월봉은 그 대표적 지질공원의 압권이라 보면 틀림없겠다.

수월봉에서 내가 만난 보너스 수확은 천성과라는 과일이다.

미니 무화과라고 말해주는데 맛을 보니 무화과보다 훨씬 당도가 높다.

당도뿐만 아니라 미용이나 약재의 훌륭한 요소가 고루 들어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해안 절벽을 돌아보고 대정읍에 있는 추사 유배지를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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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사 김정희선생은 타고난 천품과 치열한 학예연찬으로 서예 사 에서뿐만 아니라 금석 고증학, 경학, 불교, 회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뛰어난 업적을 남긴 19세기 동아시아를 대표하는 훌륭한 석학이셨다.

그분께서 55세가 되던 해에 윤상도 옥사사건에 연루되어 이곳 제주에 유배되어, 약 9년간 지내신 곳이 바로 이곳이다.

선생은 여기에 머물면서 부단한 노력과 성찰로 추사체라는 서예 사에 빛나는 혁혁한 큰 업적을 남겼으며, 그 유명한 세한도를 그려낸 곳이기도 하다.

당시 험한 뱃길로 제주 남쪽 대정까지 그 고생이 얼마나 컷으랴!

필자는 30여년전 작은 어선(14t)을 손수 운전하며 이틀을 걸려 제주까지 갔던 추억이 있다.

당시 추자도 앞바다에서 거친 풍랑을 만나, 완도 보길도 앞에 있는 외작도라는 섬에서 하룻밤을 유하고서, 다음날에야 갔던 걸 생각하면 추사 역시 그 이상의 험로였음은 분명하다.

추사선생은 대흥사 초의선사와 진도 소치선생과는 각별한 인연도 있던 분인데. 잠시 그런 내연의 사정들이 머리를 스쳐간다.

필자는 소치의 진도운림산방과 초의선사의 숨결이 남아있는 해남대흥사를 자주 둘러보았고, 충남 예산에 있는 추사고택도 수차 가본 적이 있었다.

하지만 추사선생께서 고초를 겪으신 유배지는 금번이 초행이어서 더욱 감격스러운 여행길이 되었다.

 

거오름과 방선문축제장

문화해설사의 귀뜸으로 천성과를 만났고, 천성과 나무가 지천에 널렸다는 거오름을 일부러 찾았다.

뛰어난 약효가 확신되기에 효소를 담궈 볼 계산을 하고 말이다.

제주에는 곳곳에 약초가 널려있는걸 수없이 목격했다.

개똥쑥이며 엉겅퀴, 도꼬마리, 꾸지봉등이 그야말로 지천이다.

제주에선 작은 산봉우리를 오름이라 말하는데, 그 수는 하루 한 봉우리씩 오른다 해도 1년이 더 걸릴 정도라니 수없이 많다는 뜻이다.

거오름에 이르러 둘레 길을 돌면서 천성과 나무를 만났으나 대부분 열매가 없었다.

산속엔 수없이 그 나무가 깔렸지만 입산은 엄두도 내질 못했다.

우선 숲이 우거져 함부로 들어갈 수도 없었지만, 제주엔 뱀이 많다고 하니 행동을 자제할 수밖에 없는 일.

기대를 걸고 천성과를 따오려던 계획은 여기서 접고, 해설사가 일러준 방선문 축제장을 가보기로 했다.

이날 행보는 주로 도보행이 되었다.

아들 차편을 이용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단 한 번도 대중교통을 이용해본 적이 없었지만, 지도 한 장 달랑 들고 그곳을 향했다.

버스 타는 곳까지 30분 도보로 나가, 그곳에서 제주터미널까지 간 후, 거기서도 도보 행을 감행했다.

실은 이곳에서 그곳까진 버스가 없기에 택시를 타야 당연하다.

택시비가 8000원정도 나오는 거리인데, 택시를 탈까하다 도보 행을 하게 된 것은, 그곳을 가는 길에 올레길이 있다는 솔깃한 이야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아무리 가도 올레 길은 없었다.

올레길이 없는 게 아니라, 실은 제대로 된 도로표지를 발견치 못한 것.

세계의 관광객이 찾아오는 제주인데, 이렇게 내국인도 찾기 힘든 애매한 표시를 해놓았다면, 이건 제주를 찾는 사람들에게 매우 실망스러운 일이다.

방선 문 축제장에 이르니 이미 축제는 한창 진행 중이었다.

방선 문이란 신이 방문한다는 빼어난 아름다운 계곡을 자랑하는 관광명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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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는 어딜 가나 현무암이 대부분인데, 이곳 계곡에는 특이하게도 화강암 바위들이었다.

수없는 차량들이 주차장에 밀려있기에 대단한 행사인줄 알았는데, 행사주최가 아라동이라는 고을 축제였다.

비록 작은 고을축제이긴 하나 볼거리는 다양했다.

프로그램을 보니 놀랍게도 배비장이라는 풍자극이 바로 여기서 탄생되었단다.

한창 구경을 마치고 계곡으로 내려가니 경치가 참으로 절경이다.

신이 방문할만하다는 생각도 들지만 이날은 내가 신선이 된 기분이다.

이 계곡을 유배 왔던 나그네들이 자연을 벗 삼아 시와 풍류를 즐겼던 곳.

필자 역시 시 한수 남겨본다.

    방선 문

신이 찾는 방선 문

오늘은 내가 신이 되어

그댈 찾아 왔노니

그대도 기쁠 것이요

나 또한 기쁨이로소이다.

ㅡ하략 ㅡ

자연은 자연을 제대로 알아주는 사람을 환영하기 마련이다.

아름다운 대자연을 보면 더없이 행복해지고, 자연의 품이 그리워 언제든 자연으로 달려가고 싶어지며, 순수의 그 자연과 교감하며 대화하고 싶은 것이 인간의 본성.

방선 문 계곡은 말 그대로 신선이 찾아올만한 충분한 자태를 지니고 있었다.

 

용연과 용두 암으로

축제장을 벗어나 택시 편으로 용두 암으로 가려다 용담동에 내려 이정표를 보니 삼양 검은 모래해변이 나타나 방향을 그쪽으로 잡았다.

거리가 가까운 걸로 생각하고 한 아주머니께 길을 물었더니, 갈만하다고 했기에 그 쪽으로 갔는데, 아뿔싸! 길이 너무도 멀었다.

도중에서 포기하고 용두 암 쪽으로 유턴하여 가다보니 용 연이 나온다.

용두 암은 한번 가본 적이 있지만 가까운 곳에 이렇게 볼만한 용 연이 있음은 그땐 몰랐다.

출렁거리는 다리위로 관광 나온 중국인들이 깔깔 웃음을 터뜨린다.

제주의 관광객은 중국인들이 대세를 이룬다.

이곳 용연계곡과 구름다리는 연인들의 데이트코스로 각광받는 곳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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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연을 한 바퀴 돌아보고 용두 암으로 향했다.

전에는 용두 암을 근접해서 볼 수 있었는데, 지반이 약해져 위험하다고 내려가는 길을 차단시켜 놓았다.

좀 떨어진 곳에서 바라보면서도 각기 자신의 소원을 비는 모습들이 눈에 띈다.

이곳에서 소원을 빌면 영험하다고 해서 그런 모양이다.

비상천하려는 용의 머리 형상을 한 용두 암은 역시 신비롭게 빚어낸 신의 걸작 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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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조항삼님의 댓글

박광선님 덕분에 간접여행 한 번 잘 했네요.

전국을 누비시며 두루 섭렵하시는 풍류객의 면모가

무척 부럽습니다.

 

여행기 즐겁게 감상했습니다.

그런데 사진이 안 떠서 유감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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