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122. 스스로의 기쁨으로 자족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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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근담122. 스스로의 기쁨으로 자족하라.
차를 드는데 굳이 맛을 따질 것 없이 그저 찻 주전자만 말라있게 말고,
술을 드는데 굳이 술맛을 따질 것 없이 그저 술잔만 비게 하지 않으면 되는 것.
거문고 줄을 잘 퉁기지 못하더라도 심신을 조화 시킬 수 있고,
단소로 감동 줄만한 음을 못 내더라도 마음을 편안하게 할 수 있으면,
복희(伏羲)처럼 그토록 맑고 담백할 수는 없을지라도,
걸맞은 반려였던 혜강과 완적의 그런 멋있고 상쾌함은 맛 보리라.
※은둔 생활에는 두 가지 유형이 있다. 하나는 시정(市井)에서 은둔하는 것이고, 하나는 산속에서 은둔하는 것이다. ‘죽림칠현(竹林七賢)’가운데에서는 전자의 대표가 완적이다. 그리고 후자의 대표는 혜강이다.
혜강도 명문 출신이었다. 위왕조의 황족과 결혼하여 조정의 심의관으로 일했는데, 일찍 사표를 던진 듯하다. 이후에 사마소의 부름에 응하지 않은 채 남은 생애를 재야 생활을 했던 것이다.
그의 생활 태도는 술을 즐기고 노장(老壯)을 사랑했으며, 거문고를 타고 시를 읊으면서 신선의 세계를 동경해 마지않았다. 자주 선약(仙藥)을 캐러 산속으로 들어갔는데, 약을 찾는 데 열중하여 집으로 돌아오는 것도 잊은 채 산속에서 살다가, 산에서 만난 나무꾼이 신선이 내려왔다는 소문을 퍼뜨릴 정도였다고 한다.
어느날 급군(汲郡)의 산속에서 은둔하고 있는 손등을 찾아가서 그 자리에서 그를 스승으로 모시면서 본격적인 산생활로 들어갔다. 그러나 손등은 언제까지나 침묵을 지키기만 할뿐 아무것도 가르쳐주지 않았다.
혜강이 마침내 산에서 내려가려고 하자 그때서야 손등이 입을 열었다.
“자네는 성격이 화끈하고 재능이 뛰어나서 무사하기가 어려울거야.”
너는 성격이 격렬하고 재능이 남보다 뛰어나서 아마 무사히 넘기기 어려울 것이라는 의미이다. 손등의 예언대로 후에 혜강은 어떤 사건에 연루되어 사마소에게 살해당하고 만다.
혜강과 같은 신선의 시계를 동경하는 재야인사가 왜 권력자에게 눈엣가시가 되어야만 했을까? ‘예법’을 무시한 언동 때문에 위험분자로 경계받은 것이다. 똑같이 ‘예법’을 무시한 완적은 경우가 달랐다. 그는 관직에 있었고 혜강은 재야 인사였다. 권력자 쪽에서 보자면, 관직에 있는 자에 대해서는 상당한 관용의 눈길을 주었으며, 그처럼 터무니없는 행동은 하지 않으리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대해 재야에서 아무런 소속이 없는 자에 대해서는 언제 어느 때 어떠한 행동을 하더라도 용납받기 어렵다. 혜강이 사형당한 직접적인 계기는. 종회라는 사마소의 심복 부하가 사마소에게 일러바친 일이다.
“혜강은 와룡입니다. 꼼짝 못하게 해야 합니다. 지금 그는 파괴적인 언동을 하며 성인의 말씀을 비난하고 공격하고 있습니다. 제왕께서는 그냥 지나쳐서는 안 됩니다. 구실을 잡아서 처형하여야만 풍속이 순화될 것입니다.”
권력자에게는 혜강은 위험분자의 대표격이었다. 풍속을 문란케하는 자였다. 그리고 완적과 혜강의 운명이 달라지는 이유는 관직과 재야의 차이였다.
혜강은 사형되기 전 해에 죽림칠현의 동지인 산도 앞으로 절교장을 보냈다. 관리 인사문제를 담당하는 직책을 사임하게 된 산도가 자기의 후임으로 혜강을 추천한 데 대해 거절한다는 내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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