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회장을 맡아 달라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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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회장을 맡아 달라는데.
작년 이맘 때 내가 사는 아파트 각동 대표들이 나를 보자고하여 나갔더니 "우리 아파트 자치위원회 회장이 되어 주세요."라고 말했다. 나는 "고마운 말씀이지만 젊고 능력있는 젊은이들이 많은데 왜 나에게 그런 소리를 하느냐며 사양을 했다.
그런데 어제는 또 아파트 노인회 간부 몇 분이 우리집에 찾아와 노인회장을 맡아달라고 했다. 나는 뜻하지 않은 제안을 듣고 박장대소를 하며 "청년회장이 아니라 노인회장이예요?"라고 말했다.
나는 지금까지 한 번도 내 자신이 늙었다고 생각해본 일이 없는데 웬 생뚱맞게 얼토당토 않은 소리를 들어야하나 싶었지만 돌이켜 보니 내 나이 벌써 65세, 옛날 같았으면 수염을 댓자씩 기르고 팔자걸음을 걸으며 도포 자락을 휘날리며 다닐 나이가 된 것이다.
우리 아파트단지 내 노인회관은 우리집 바로 앞에 위치하고 있다. 거리로치면 50m도 채안된다. 그러나 나는 그동안 노인회관엘 한 번도 가 본 일이 없다. 일 년에 두 세번씩 부인회에서 경노잔치를 한다며 꼭 나오셔서 맛있는 음식을 드시라고 방송을 해도 나는 해당자가 아니라고 생각하여 아예 가 볼 생각도 하지 않았다. 그런 나에게 "현재 회장의 임기가 곧 끝나는데 당신이 좀 회장을 맡아서 우리들을 위해 봉사를 해줄 수 없느냐?"고 하니 실로 어처구니 없는 일이 아닌가!
그 분들 중 나보다 두 세살쯤 연상으로 젊게 보이는 할머니에게 "실례지만 올해 춘추가 얼마나 되세요?"라고 물었더니 "나, 나이 많아요, 82세예요."라고 답하여 깜짝 놀랐다. 그 분은 "나 이빨 닦고 왔어요. 저녁에 뭘 먹으면 살쪄서 안돼요."라며 간단한 다과 대접도 사양하며 나를 열심히 설득했다. 요즈음 노인들 가운데는 이런 멋쟁이 노인들이 많다. 겉으로 얼른 보아서는 나이를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
나는 "노인회장은 경륜이 많은 훌륭한 분이 하셔야죠. 우리 동네에는 그런 분들이 많고 난 새파란 젊은이이니 그런 제안은 천부당만부당한 말씀 입니다. 앞으로 10년 후에는 한 번 생각해 보죠."라며 극구 사양했다. 나에게 노인회장을 맡으면 적격이라고 거듭 거듭 설득을 하다 섭섭하다는 표정으로 돌아서는 그분들을 바라보면서 한 편으로 고맙고 다른 한편으로는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오늘 아침에는 노인회장님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저녁에 총무와 둘이 우리 부부와 함께 식사를 하고 싶다며 꼭 시간을 내달라고 했다. 저녁 때가 되자 두 분이 우리집 앞에 와있다며 나오라고 했다. 식사를 하는 동안 노인회장은 경노당과 노인회의 현황을 소상히 설명해주며 "고선생을 차기회장으로 모시려고 삼고초려하는 마음으로 이렇게 뵙자고 했습니다."라고 말했다. 나는 회장님께 "올해 춘추가 어떻데 되시죠?"라고 물었다. "뭐 춘추라고 할게 있나요. 85세밖에 안됐어요."라고 하였다. 나는 그 말씀이 끝나자마자 너털 웃음을 웃고는 "아~ 그렇습니까? 그런데 중간에 징검다리도 없이 20세를 뛰어 넘어 제게 바톤을 넘겨주시면 되겠습니까?"라고 받아 넘겼다. 그 뜻이 고맙긴하나 민망하고 난감했기 때문이다.
내 고향 청양에서는 65세 노인이 청년회장을 맡고 있는 동네가 한 둘이 아닌데, 내가 우리 아파트단지 노인회장을 하지 않으려면 아무래도 고향으로 이사짐을 싸가지고 가야할 것 같다는 생각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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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우님의 댓글
피해 파고다 공원이나 노인 대학(우리는 훈독 대학) 에 많이 나가시는데
그곳 노인정에 붓글씨 교실 , 미술 교실 , 화술 교실, 원리교실, 묵상교실, 시 수필교실
한문교실,외국어교실, 요일별로 야~~~그러고 보니 오빠는 노인회장님이 아니고 각 교실에
학장님 자격이 있으세요. 또 있어요. 데체의학 교실도 만드시면 요일이 부족 하네요.
전국에서 최 우수 노인정이 되시겠습니다.
그 사람들 10 년후에 오라 하셨으니 어쩐대요. 그땐 너무 늦어요.
고종우님의 댓글
그분들 10 년 후에나 다시 찾아 올텐데 기회가 날라가번린것 아닌가요?
손주가 여섯이나 되시는 할아버지가 자격 없으면 누가 자격이 있는가요?
충청도는 경노효친 사상이 강한 양반 동래라서 노인 회장님 한테 아침마다
문안 인사 드리러 오는곳 아닐까요? 결혼 기념일 챙겨 주고 생신 챙겨 주고
쌀독에 쌀이 떨어지지 않았나 살펴 줄꺼고 아깝네요 하~~ㅎㅎㅎㅎㅎㅎㅎㅎ
청년 회장이 60 대 인 고향으로 절대 가지 마세요
청년회장은 새마을 운동 하라면 어쩝니까 ? / 평생 공부만 하신분이
나이는 못속인다고 체력이 딸리실텐데~~~~
윤덕명님의 댓글
그 동안 참으로 수고하셨고 노고가 많으셨습니다.
책임자의 자리가 얼마나 소중, 막중, 귀중한 것을
체감하시고 조용히 관조하며 사시면 행복하겠지요.
이름도 없이 빛도 없이 소리 소문없이 살아가는 것
이것이 어쩌면 자신을 성찰하고 관찰하고 통찰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기도 한다면 그동안 베풀었었던
모든 씨앗들이 아주 풍성하게 결실할 것이 자명해요.
말은 사라지지만 글은 오래동안 살아서 꿈틀거려서
관심있는 자의 마음을 일깨우기도 할 것이기 때문에
칠순 쯤해서 회고록이나 자서전을 쓸 때 엄청나게도
크나큰 도움이 되기도 할 것임에 틀림없을 것입니다.
윤덕명님의 댓글
나이란 하나의 숫자에 불가할 따름인 것이기 때문에
이런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기도 하고 그럼으로하여
그 아파트 단지가 화목, 화동, 화합의 동네가 되지요.
고시인님의 실력을 십분 발휘를 한다면 웃음꽃들이
활짝피게 될 것이고 이런 소문이 중문을 통하여 대문
까지 이르면 놀라운 하늘의 역사가 일으날 것이라는
예감이 들기도 한 것은 무슨 뜻이 있는 것 아닙니까요.
못이기는 척 하고 슬며시 허락을 하셔서 신바람으로
그분들을 놀라게 하신다면 틀림없이 예상하기 어려운
사랑의 불꽃이 활활 타오르게 될 것이고 그럼으로써
행복을 창출하시는 이 시대의 선구자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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