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냄새와 수세미 (농촌의 가을 냄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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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냄새와 수세미 (농촌의 가을 냄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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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누리는 온통 가을 냄새로 가득 차 있다.
구수한 콩 냄새
붉은 황혼에 물든 깔깔한 옥수수수염 냄새
메뚜기 어린 새끼들이 폴싹 폴싹 뛰어 다니는 소리와
가을 풀이 피어나고, 스러지는 야릇한 풋 냄새
그리고 수세미가 돋보인다.
오이보다, 참외보다 수세미의 뛰어난 장기는 한 없이 하늘로 오르는 능력이다.
지붕 위에 올라선 노란 꽃을 두 세 송이 피운 수세미는
한껏 저 높은 곳을 추구하는 갈망이 그 내부에 자리하는가?
높다란 전봇대 끝에도 수세미는 수많은 가냘픈 손들에 의해 노란 꽃송이를 뽐내고 있다.
수세미는 무엇 때문에 높이 오르는가?
그 열매는 우선 이것저것 깨끗이 씻는 데 쓴다.
그 뿌리나 줄기는 태워 술에 넣어 먹으면 몸 안의 벌레를 죽인다고 한다.
그 성숙한 열매를 깍두기처럼 썰어 넣고 흑설탕과 버무려 넣고 한 백일이 지나면
그 발효된 수세미발효액은 당뇨에 좋다고 한다.
요즘 들판은 온통 가을 냄새가 진동한다.
바람에 흔들리는 코스모스! 날마다 새롭게 그 송이의 숫자를 키워가는 금 국화!
청 태가 잔뜩 낀 웅덩이에는 청 태 밑으로 붕어와 미꾸리와 우렁이의 분주히 살아가는 삶의 소리가 들려온다.
빗줄기와 폭염 속에서 여름이 분주하더니
이어 바통을 받은 가을은 온갖 소리와 향기를 머금고 일 년의 마무리를 향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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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관님의 댓글
또한 내 사색의 오지에서 건져올린 언어의 결정(結晶)들은
하염없는 가을 산천을 뜻하고 있겠습니다.
시, 말이되 말놀이만이 아닙니다.
시, 이것이 말일수록 말을 낳고 말을 파묻는 마음의 심연입니다.
아 가을의 시는 봄날이나 여름밤의 시가 아닙니다.
삶은 어느새 삶의 뒤인 죽음을 불러내고
가을은 이미 겨울의 그 가혹한 인내의 본체를 내다봅니다.
당신의 지상에 시가 내려오기를.
당신의 지상에서 시가 내년 봄의 노고지리로 오르기를.
--- 고은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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