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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년과 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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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년과 현상

소상호

어릴 때 아버지와 거슬리면

늙은 소나무 밭 동산에 올랐지

푸석거리는 땅

그러나 아버지는그 땅에서 선택받은 운명이라도 되는 지

부질없이 환한 아침,

태양 모퉁이로 나서시어

저녘에 눅눅한 집으로 돌아오시곤 하던,

그래서였을 까

그때 내가 너럭바위 위에서 푸르게 흘려보내던

피리소리와 잠시 후 돌아오던 허공 반대편의 메아리가

유난히도 큰 까닭은 무엇이었는지

비가 오거나 꽃이 피던 시절이었다

나이가 먹어 아내하고 갈등이 생기면

한강 가 이층 카페에 혼자 앉아

지난 날들을 더듬으며 커피 속으로 들어가

미소와 그리움을 마시기도 한다

마지막 커피 물에 나지막하게 속삭이다

운명의 배려를 부탁하며

시간 속에 다음의 정취를 깊이 마시고

갈색 대화의 아픔을 전달하며

안개꽃 카페에 안유 하도록 다짐 하면서

조용히 창밖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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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

안상선님의 댓글

시에 심취하다보니 철없던 소년 시절 보리밭 가장자리
커다란 바위위에 걸쳐 앉아 하모니카를 불던 떼가 생각납니다.
감상 잘 하고갑니다.

조항삼님의 댓글

아버지 마음은 어디에 비교할까.
스산한 바람에 날리우고
뒹구는 낙엽이라고나 할까?

아버지가 되어버린
내 가슴은 항상 짓눌린 기분이군요.


해가 가고 날이 갈수록
시나부로 시름만 샇이는 세월속에
봄 여름 가을 겨울이 되고
또 다시 계절이 순환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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