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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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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오후
후목/소 상호
오래 미루어 온 숲을 찾아 자동차와 느린 대화하며
장흥 수목원으로 간다
침엽의 길을 늘리고
어느새 가을에 매마름과 염문을 나누는 풀들이
고향처럼 풋풋하다
그 향에 취해 허리춤에 손을 얹고
하늘을 본다
숨어있는 별들의 향기를 찾는
40 년의 그 소녀와 몇줌의 대화를 나누는 동안
나무들은 또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었을까
9월은 갔다
10월이 되어야 다시 깨어나는 노래들은
그러나 향긋하다
돌아오는 길엔 후미진 안쪽이 좋아
못다한 말들을 저녁의 불빛 속에
풀어 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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