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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 출산

후목/소 상호

자갈밭에서 옥을 뒤지는 것으로

이리 저리 발로 비비다

손으로 한 우쿰 담아

찬 물로 씻고 쨍쨍내리는 햇볕에 볶아

체로 흔들어 걸러내

야무진 것은 줍고 다듬어

둘을 하나 하나를 둘로

질서 잡아 정리하여 일렬로 세운다

눕히고 앉히는 훈련을 시키다

다시 헤쳐 모여

산으로 들로 구보시키다

굴르고 뛰게 하다

오른 발 왼 발 하나 둘 하나 둘

머리에 모자를 쒸워

꽃으로 위장하고

날아든 벌과 나비를

꿀로 향기로 깊은 잠을 재운다

나는 병장이요 하사관이요 장교요

질서가 싫은 사람은 다시

도망시키고

훼집어 하늘을 나는 귀막힌 춤을 추다가

눈물을 흘리는 술이 되고

항변하는 총 뿌리가 되고

진군의 나팔이 되어가다

지쳐 끈으로 동여 맨 호랑이가 나오고

쫒기는 사슴과 토끼가

먼 산을 보면서 구름을 먹은 태양을 응시한다

그러다 슬픈 눈물 방울 방울을 흘리다

눈물 뚝 웃기도한다

성내다 달래다

허가진 배를 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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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

안상선님의 댓글

풍부한 감수성과 예리한 영감에서 출시되어지는 작품들이
그 경지에 이르기까지는 수많은 산고의 고통을 겪었으리라 ...
그런 작품들을 우리는 자유롭게 감상할수있으니 큰 영광입니다.

이순희님의 댓글

하나 하나 찾고 고르고
옥으로 다음어 정렬시키심을
산고에 비기시니
시 한수가 나오기까지
얼마나 인고의 정성을 쏟아야 하는지 짐작이 갑니다.

조항삼님의 댓글

시인은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태어나는 것이겠지요.
걸음마를 하면서부터 천부적으로 타고난 끼가 발산
되는가 봅니다.

습작으로부터 역작에 이르기까지 탄생되는 분신은
모두가 소중하겠지요.

시구(詩句) 한소절한소절 마다 시인의 사랑이 녹아 흐르는
분신이니까요.

장마도 삼복더위도 아랑곳 하지않고 작품에 애정을 쏟아 붓는
산실이 너무도 소중하여라.

이름도 성도 모르는 독자의 가슴에 신비한 영성의 문을 통과
할 때가 유일한 행복이리라.



정해관님의 댓글

옛 어머니들께서 출산을 앞두고 '토방의 고무신을 다시 신을 수 있을까?'하셨다던데,
그 같은 산고의 아픔이 詩의 출산에도 있을 수 있다고 보면,
다작하시는 후목님의 정신적 고뇌를 어렴푸시나마 짐작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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