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순도순
글마당
[시] 분류

느티나무 아래

컨텐츠 정보

본문

느티나무 아래

후목/소상호

차분하고 숙맥(菽麥)같은 나무

여름을 식히고

땀을 딱아내는 속잎 겉잎이

엄숙한 물결처럼 흔들려

설흔넷 노처녀의 머리결처럼

성숙하며 애띤 초여름 나뭇잎

서로 한테 어울려

더움을 시원함으로 만들어 준다

가진 것은 오로지 냉수같은 바람

주고도 주고도 남아

자리 깔아 누으면 꿈속에서도

어린이에게 솜사탕

어른에게 새파란 상추쌈

달콤하게 먹여주는 곳

맛깔스러워,

가지고 가고 싶으나

오히려 안기고 있구나

땀에 젖은 등줄기에 바람 넣어가는

남정네 그늘

피리소리 쉬어가고

까부는 개구쟁이 앉아 쉬는

어머니의 그늘

세월의 소리에 눈만 껌벅거리는

할아버지 그늘

할머니 치맛바람같은 구수한

삼대 물림 자리

엄청시리 비싼 자리인데

그냥 선점하면

네자리

그리고 ,내 자리


관련자료

댓글 7

정해관님의 댓글

느티나무는 우리나라에서 은행나무, 단풍나무와 함께 3대 조경 수종으로 아무데나(가 아니고 나중에 파가기 쉬운 곳에) 심어두면, '땅 사 놓은 것 만큼" 수익이 됨을 시인은 잘 모르고, 조경기사는 잘 안답니다.

그래서 시인은 '형이상학'에 조경사는 '형이하학'에 쬐끔 가까울 것이라고 이해한다면 크게 틀리지는 않을 것 입니다. 그러니까 느티나무 아래서 낮잠자며, 시인은 시상을 띠우며 노래부르고, 조경사는 돈 만드는 궁리에 머레 굴리겠지요.

조항삼님의 댓글

시인님께서 제공한 전천후 그늘
누구라도 부담없이 쉬어 갈 수 있는 곳

아무리 고달퍼도 어머니 품 속 같은
느티나무 정자

장삼이사의 소박한 세상사는 이야기 부터
어깨 높으신 분들의 고담준론까지

격의 없는 마당이 된다는 점에서 그 그늘은
앉으면 주인이다.

땀 좀 식히시구료.

소상호님의 댓글

지금 글의 크기가 기본작인 글 크기입니다
크게 실어올리다 보면 이상하게 되는 것같아
기본 글로 올리고 있습니다
컴마다 조금은 차이가 있습니다

박순철님의 댓글

느티나무 아래에 평상이 있어도 좋고, 없어도 좋다.
땅바닥에 퍼질러 앉으면 그 또한 어떠리.
멍석 깔고 앉아 두런두런 나누는 대화도 살갑다.

후목님, 다음부터 글자 좀 크게 해서 올려 주소.
눈 나쁜 사람 영~~~

가정회 은행계좌

신한은행

100-036-411854

한국1800축복가정회

알림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