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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장 미루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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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장 미루나무

머리는 이미 서리가 내렸으나

생김새는 소년이로구나

짓무른 눈허리에 석양이 걸리고

손아귀로 봉해진 귀뿌리에

눈물 콧물 이물이 턱밑에 고드름

놀램과 불안의 맥박속에

안간힘 죽이고

소태맛에 구역질을 해대다

끝내 곡기를 끊었구나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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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7

이태곤님의 댓글

후목님, 그 미루나무를 해방-석방시켜줄 후반부 시가 첨부되어 새봄맞이하는 웃음꽃을 활짝 피우고 싶습니다.

창조원리의 이성상상을 강의할 때마다 식물도 인간의 마음과 같은 식물심이 있다고 했드시, 그 실증이 이 미루나무에게 여실히 보여줍니다.

이존형님의 댓글

그 미루나무에 물어보아야 할 것 같은 이야기들이
너무나 많은 데
미루나무는
나의 말을 알아듣구서
대답을 하는구만

나의 귀가 열리질 않았으니
미루나무의 속삭임을
들을 수가 없는
내가 바보인가?
내가 천치인가?

수많은 사연들을
미루나무의 속 심지에
묻어놓고

그날의 주인공이 찾아올 날만
기다리는 미루나무여~~~~

너는 이나라에
충성스러운 종이며
역사의 산증거자일 것이니

부디 좀 먹지말고
겨울 설한풍에 쓰러지지말고
다음 해에도
그리고 다음 해에도

꾸준히 푸른 새 잎으로
대한의 역사를
길이 길이 새겨두거라.!!!!

소상호님의 댓글

미루나무
어린 시절 커보이는 너에게
싱겁게 키가 커
속이 없을 까 염려했는데
단 한번도 자리를 떠나지 않고

바람이 부나
비가오나 눈이 오나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하늘을 향한 꿋꿋한 절개
곧게 다듬어 올리어

너의 가슴에
까치집 얹어놓고
쉬어가라고 내려다보는
큰 집 당숙같은 모습
그 추억을 목사님께서 가지고
오셨습니다

감사드립니다
이태곤 목사님

이태곤님의 댓글

사형장 담안의 작은 미루나무가 보이시죠. 담밖에 우람한 미루나무와 같은 날 심겨진 나무랍니다. 담 하나 사이로 같은 형제가 딴판이죠. 한 그루의 나무도 숱한 죽음의 문턱을 넘나드는 고통속에 그만 성장을 멈춰버린거죠.

아직은 미완성 작품입니다. 너무도 할 말이 많은 나무이기에 그 한을 풀어주려면 오랜 뜸을 드려야 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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