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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회용 면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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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회용 면도기

후목/소상호

어느 토요일 오전

동네 목욕탕에서 일회용 면도기 하나를 구입하였는데

삼백원짜리와 오백원 짜리 두가지 중에

오백원짜리 면도기를 구입하였다

한번 쓰고 버리지 말고 집으로 가져가 더 쓰겠다는

생각으로

사워를 하고 면도를 한 후

비누갑 옆에 두고서 뜨거운 탕으로

스팀방으로 들랑거리는데

무언가 마음에 걸리는 것 .,

왜 그런지, 온통 면도기 생각으로 가득하였다

혹 누가 그 면도기를 쓰지나 않을까

혹 그 면도기를 가지고 가지나 않을까

조마 조마하여, 옆에다 가져다 놓고 머리를 감고

뒷꿈치를 벗기면서

어느 노 스님의 글이 생각이 났다

산사에서 좋은 난 화분을 선물 받고 그것을 키우는데

외출을 할 때 마다,

물을 주어야지, 햇빛을 피해야지

하며, 그 난 생각에 마음이 편치못하여

결국은 다시 돌려주었다는

소유와 집착에 대한 글이었다

소유에 자유함은 내 것으로부터 벗어나는 길인가

오백원짜리 면도기를 사지말아야 하는..

씁쓸하게 생각하면서

집으로 오는길에

그래도, 그 일회용 면도기가 손에 들려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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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0

조항삼님의 댓글

우리는 삶에서 옥석을 구분 못하고 지나칠 때가 많죠.
아마도 소 시인님의 글을 읽고 느끼는 바가 많습니다.

하찮게 생각하고 그냥 버리기가 일쑤입니다.
돈 액수 보다도 환경 차원에서 생각을 깊이 해야 겠죠.

소상호님의 댓글

과찬입니다
글을 쓰면서 항상 조마 조마합니다
제대로 인정받을 만한 실력이 언제나 될련지 하면서 말입니다
몇년이 더 지나가야아겠지요

고종우님의 댓글

집이 없는 사람은 아파트에 사는 이들이 부러워 고층을 올려다보고
자식이 없는 이는 또한 예쁜 애기들을 보면 사무치는 정이 솟을꺼여요.
노래방에서 노래잘 하는 친구 너무 멋지게 보이는 데
흉내내도 절대 않되는것은 타고나는 법이라며 부러워만 할뿐이죠.
소 시인님,
많은 분들은 평범한 삶속에서 더구나 500원짜리 작은 물건에서
글의 제목을 만들수 있는 실력에 부러움을 갖습니다.
소시인님은 모든 분들의 부러움의 대상이십니다.

이존형님의 댓글

저도 가끔은 목욕탕에서 일회용 면도기를 사용후에 집으로 가지고옵니다.
한번만 사용하고 버리기엔 아까워서 그러지요.

그것보다 목욕탕엘가면 어디든지 일회용품 사용을 자제합시다라고
팻말이 붙어있는데 버젓이 팔고 있어며 사용을 한다는 것이지요.

환경을 생각해서라도 분명히 자제함이 옳은 것이지만
사정에 따라서는 예외가 될 수가 있을 것입니다.

혹 우리들도(나는) 과연 하나님께서 한번이라도 쓰고 버릴 수 있는
필요한 일회용품이라도 되는 것인지, 아니면 영구히 필요치않는
것인지라는 생각을 가끔은 하여봅니다.

분명히 일회용이라도 필요해서 만들어놓은 것일진데 언젠가 한번은
불러서 쓰주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살려고합니다.



정해관님의 댓글

채근담109. 心身의 中庸
지난친 방임이나 지나친 삼가는 다 편벽에 치우쳐 균형을 잃고 만다.
그 중에 도를 잡아 행하되 치우치지 않아야 범속을 초월하여 聖의 경지로 들수 있다.

(법정 스님-그 분 요즈음 극락입성 몇일 전이라고 뉘우스에 떴더군요--과 쌍벽을 이루신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법정님의 그 얘기 들으면, 황선조 회장의 참부모님 증거 열변이 회상 됩니다.
'조그마한 생명체인 난 하나에도 그처럼 번민해야 하는데,
온 인류를 구원하기 위한 메시아, 참부모, 구세주의 역할이 어떠해야 하는가를 상상이라도 해 본다면,
우리들은 숙연해 지지 아니할 수 없다'라는 요지의 말씀이었다고 회고 됩니다.)

소상호님의 댓글

새로운 시도를 해보았으나 마음에 드는 글이 되지않았습니다
꽁트 냄새가 나는 글이 되어버렸습니다
여기 나오는 스님의 글 내용은
요사히 위급하시다는 법정스님의 수필집에서 가져온 내용입니다
이쁘게 보아 주셔요

이순희님의 댓글

올바로 잘만쓰면 소유도 좋은거라 생각됩니다.
잘못쓰면 맘과 몸을 상하게 하지만 ..............
지나친 욕심을 억제하기 위하여 금 덩어리도
버렸다 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유노숙님의 댓글

오백원 짜리 면도기도 잘사용 하면 아주 오래 쓴댑니다.
소유의 집착을 버리기 위해 난을 돌려준 스님의 이야기가

은혜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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