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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의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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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의 맛

후목/소상호

고향은 한 겨울이어야

제 맛이 든다

하얀 눈옷 입은 설날

떡꾹에 조청입은 찰떡을 넘기는

설빔을 한 아이의 속내가

어른이 되어도

살아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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굵은 다리통 자랑하는

정자나무 아래

뛰어놀던 강아지

돌담길에 딩구는 돌맹이.

개울가 하얀 고드름

연 날리며 제기차던 개구쟁이

색동옷 올리는 널뛰기

고향의 구수한 맛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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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나무에 감이

밭이랑에 고구마가 허둥지둥 숨어

바알간 배추김치가 술래되어

하나둘, 셋네..

숨바꼭질하는데

꼭꼭 숨은 동치미가 술래 몰래 튀어나와

고향의 맛을 자랑한다

설 까치는

눈 덮힌 지붕에 까치발로

동양화를 그리다

감나무 가지에 앉아

까치 까치 설날은 오늘인데

우리 설날은 내일이라며

고향 떠난 옆집 봉심이, 뒷집 정기

빨리빨리 오라며

고향 맛자랑 노래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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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4

박순철님의 댓글

나는 도시에서 태어나고 자랐기 때문에 고향을 노래할 때
시골분위기를 연상하기가 무척 어렵습니다.
그런데도 특히 시나 운문 속에서 발견되는 고향은
꼭 시골이라야 제 맛임을 압니다.

오늘의 이 시도 그래서 더욱 감칠 맛이 납니다.
남의 고향도 시 속에서는 나의 고향입니다.

안상선님의 댓글

이런 날이면 누구에게나 친근했던 사이나 아니면 짝 사랑의
속절없던 시절이 더욱 생각이 나는가 봅니다.
천력이 출발하는 설날 아침입니다.
영원한 천력의 출발과 더불어 보람찬 나날이 지속되시길 기원 합니다.

고종우님의 댓글

줄줄이 소녀시절 연모담을 고백 합니다.
아주편안하게 고백해도 되는 나이가 되었습니다.
봉심이(봉숭아 같은 마음)
댕기가 허리까지 내린 아가씨~~~
결혼 사진 쳐다보고 허탈한 태곤 목사님 상상 합니다.

이태곤(대숲)님의 댓글

저의 소꼽친구는 '야모'라는 소녀였습니다' 한국전쟁으로 피난가서 살았던 그 마을에서 또래는 둘 뿐으로 학교에 갔다오면 우린 나물캐러 들녘을 쏘다녔습니다. 초등학교 2학년 2학기때 그 곳을 떠나왔습니다.

중학생이 되어 그 마을을 찾은 아침나절 냇가에서 반찬거리를 씻는 그 녀를 만났습니다. 곱게 따내린 댕기가 허리아래 내려와 있었습니다. 추억이 담긴 학교길을 걷다가 다슬기를 잡고 있는 그 녀를 또 만났습니다.

고교시절 사춘기를 열병을 앓으면서 그 녀를 그리워했습니다. 소월시집을 품안에 안고서.

군입대전 그 마을을 찾았습니다. 그 녀의 집 안방에 들어서니, 그녀의 결혼사진이 사진틀에 박혀 있었습니다.
광대뼈가 뛰어나온 못생긴 여자가 나를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저녁나절 그녀는 신랑과 다정하게 친정나들이를 왔습니다. 저는 그 남자에게 악수를 청하며 인사했습니다. "부인과 소꼽친구였습니다."

이존형님의 댓글

소상호 시인님 가슴속에 남아있는 봉심이의 연정!
세상에 모든님 가슴속에 뭍혀있는 봉심이가 되어
올해도 내년도 가슴속에 참꽃되어 봉심이를 그려보는 그 맛이 고향의 맛인 것을!
나는야 봉심이 보내주고 복순이를 평생토록 고향의 맛으로 느끼면서 살겠습니다.

소상호님의 댓글

옆집이 봉심이는 2살 아래인데
항상 어릴 때 졸졸 따라 다녔지요
객지에 서 공부할 때 윗동네로 이사하고
뜻을 알고
세상을 뛰어나오자
시집을 가버린
오직 어릴 때 친구지요
본인의 시속에 나오는
유일한 여자이름입니다
불러도 연정이 나지않는 남자친구같던 여자입니다
정기는 1살위인 개구쟁이 친구인데
얼마까지 고등학교 선생하다
지금은 집에서 무엇을 하는고
큰 딸 결혼식에 오지않아
벼르고 있읍니다

정해관님의 댓글

☯ 채근담47. 急流勇退
공을 이루었을 때 물러남이 화를 초래하지 않는다.
사람들과 지냄에 있어 명예. 이익을 다투지 않으며,
이해. 명예. 치욕을 따지지 않아 겸양으로 대하면
남의 원망을 사지 않는다.

(천력이 시작되는 의미있는 명절에 모두의 가정에 만복이 깃드시기를 충심으로 기원 합니다!)

유노숙님의 댓글

옆집에 봉심님이 사시는군요.
고향의 명절이 듬북 배여나는 글입니다.

고향의 구정 명절은 눈이 내리니 운치가 있어 좋겠습니다.

조항삼님의 댓글

고향이란 단어만 나와도 가슴 설렘은
예나 지금이나 매 한가지다.

시공을 초월해서 뇌리에는 고향의
산하가 찬란하게 채색되어지고

동심의 추억이 마냥 아름답게만
그려지는 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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