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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언니 외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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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 언니 / 고종우

고희를 따라가는 언니는
내 어머니를 닮아

대문열고 들어오는 발작소리
사십년 전 무명치마 풀냄새

깊어가는 주름살 인고의 세월
알맹이 튀어나간 밤송이처럼

지긋이 바라보는 시선 속에
가신님의 그림자 어리고

세월 가며 대물린 날개로 바꿔
한 아름 보따리 땀방울 얼룩진

텃밭에서 거둔 농사 참깨와 콩에서
뒤늦게 뜨거운 모정을 만진다.

동 일 회

고종우

내게 고향이 어디냐고 물으면

칠갑산 아래서 콩밭 매다 왔다고 한다.

더 어릴적 살을 에이는 바람 안고

궝말 고개 지나~~~~

공동묘지 넘어가던 기억은

이순이 되어도 등골이 오싹하다

동영의 처마 끝에 청운의 꿈을 걸고

옹기 종기 모여 여린 싹을 키웠지

운동화 뒤꿈치엔 가난이 묻어 있었고

대물린 가방끈이 책보를 비웃더니

몽당연필로도 지혜를 담어

오늘은 우리가 선진국의 주인공 되고

삶의 터전에서 터줏대감으로

나보다 잘난 자식들을 만들었으니

부러울게 그 무엇이리오~~~~

제2의 청운의 꿈을 펴며

서로 잊고 살때에

흩어진 구슬을 다시 꿰어서

동일회라 부른지 13여년 성상

산천과 바다를 달려 추억을 만들고

애경사 내일처럼 안아주고 다독여 주니

만나면 헤어지기 싫고

헤어지면 보고픈 우리

오가는 술잔에 주름살 펴지고

부딪치는 미소에 은발이 반사하네

중학생으로 돌아가 허물없는 우정이라

노을빛 일몰앞에 서러움 달래주며

작년에 곱던 친구 올해 또 하나 보내고

덩그러니 우리만 남아 넋두리 하네

도망치듯 달아나는 달력 한장 한장을

쫓아가 잡을 장사 그 누구이던가

오늘 12월 12일 12시에

임원진이 밤새워 준비하고

그리움에 모두들 한숨에 달려 왔어라

만남이 서로에게 활력소 되어

만복이 넘치는 한해 되소서

2009.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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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2

문정현님의 댓글

성남교회에 라목사님께서 시무하실때
선교실습으로 1주일 지도받았습니다.
아직도 푸른교회로 남아있는지요...

사모님 건강하세요.
종우언니네 돌아서 둘러보면 모두 형제자매
우와~ 대단합니다.

공직자의 길 힘들게 가는것 다 알면서도
열심히 언니 뒤를 따른 용기가 오늘의 종우사모님을
만들어 주셨습니다.

안상선님의 댓글

같은 축복가정의 형제 자매로서 아람문학의 선 후배로 만나
끌어 주시고 화답 하시는 내용들이 기쁘고 자랑스럽습니다.
거듭 축하드리며. 무궁한 발전과 행복을 빕니다.

이순희님의 댓글

좋은시를 종우님은 간직하시고
상호님은 꺼내다가 올리시고
이래서 우리도 접할수있는 시였나 봅니다.

존형님 답글도 기똥차네요.

고종우님의 댓글

존형님!!!
고소하게 봐 주시니 더할나위 없습니다.
넘치는 위트가 떡국 끓는 풍경으로 와닿는 아침입니다.
왕자님과 공주하나 여식하나 딸하나 불러 풍성한 명절 보내십시요.

이존형님의 댓글

글을 올리신 고 시인님,
글을 옮기신 소 시인님,

두 시인님은 선후배사이,
고 시인님은 고결하시고,
소 시인님은 소박하시고,

고소 시인님의 성을 합하여보니
고소한 맛이 나는구려,

인생의 참 기름 내음새,
인생에 참 사람 내음새,
인생에 참 기쁨 내음새,

여기 저기에
냄새 풍긴다고
하늘 검찰청에다가
고소 하면은
고소 하다고 걍 잘 모셔주실려나!!!

고종우님의 댓글

동문회 홈에 올린 글을 소 시인님께서 또 짊어지고 오셨네요.
어제 내린눈길이 험했을텐데 험한길 헤치고 옮기시느라 고생 하셨습니다.
돌아서서 잘못 살면 그림자가 곧바로 여기에 올려질것 같아 겁도 납니다.
암튼 섣달그믐 또하나 선행? 하시느라 땀흘리셨으니 복 하나 더 받으시길~~~~

정해관님의 댓글

☯ 채근담44. 고요속의 省察
취침 전은 우리가 현실의 물욕으로부터 해방을 얻는 때요,
새벽에 막 깨어났을 때는 머리가 가장 맑은 상태일 때이니 취침하기 바로 전과 막 깨어났을 때의 刹那的 省察은 의외의 수확을 얻게 해준다.

(시의 기교나 내용의 가치는 차치하고, 먼저 공인 받은 오빠가 공인 받아 출발하는 누이에게 '불면 넘어질까, 손대면 상처날까' 하는 심정으로 관심갖고 안내하시는 아름다운 형제자매 간의 우정을 봅니다.)

소상호님의 댓글

교회를 이고가시는 언니
어머니 닮은 모습
발자욱 소리는
40년을 지난 지금에도
무명치마 풀냄새를 나풀거리며
지긋이 바라봅니다
그 눈은
나를 응시하는 듯
모정을 머금고 품어내는 큰 눈빛
오늘도 나는 그리움에 웁니다...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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