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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길을 걸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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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길을 걸으며

후목/소상호

소소한 가을 바람이 인사를 한다

실개천과 손을 잡고 나란히 걸어 가는 데

들풀이 서로 키재기하다 어울리는 초록 너울

초록내음을 풍긴다

가는 길섶, 발 아래에서

가슴을 때리는 초록 눈과 마주친다

짓눌려진 풀잎들은 잔인하도록 생명력을 토해낸다

뻗어보려다 기지도못하고

올라가려다 주저앉아

안간 힘을 쓴 기억이 튀어나와

지친 멍을 안고 납작 엎드려 고된 꿈을 꾼다

큰 풀은 고개를 세워 기웃거리다 헛기침을 하고

풀꽃은 작은 못이 되어 가슴을 파고들어

그 피로 애잔하게 젖게 하는데

지나는 여인의 코가 높아 더욱 안쓰러워진다

황혼의 부르스를 트럼펫으로 날리는

초로의 그늘이 커

해바라기의 주름이 짙게 묻어난다

가을 저녘은 어스름을 당기고

실개천은 천둥오리들의 텃싸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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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9

고종우님의 댓글

지친 멍을 안고 납작 엎드려 고된꿈을 꾸고 있는 가녀린 들플의
손을 잡아일으켜 주고 싶습니다.
14일 축복식에 같이 가자고 어깨를 끌어 안고
위로 하고 싶어 집니다.

소상호님의 댓글

개천가를 걸으며 저무는 인생과 가을의 서정,
그리고 가을저녘의 부위기가 어울려 마음이 가라앉아
영혼의 숨소리가 들리는데

한 젊은 노인이 트럼펫으로 황혼의 부르스를 불고있어
한껏 분위기가 오르고 있는데

코 높이를 성형한 여인이 짙은 화장을 하고
분냄새를 풍기고 가는 것을 보는 순간
이건 아니다 하면서도....

영혼의 숨소리는 멎고
육신의 오욕이 끔틀대는 양면성을
순간 느끼도록 가을 길은 마련하여 주었다
바울처럼...

정해관님의 댓글

이때 김명렬위원장님이 바쁘시지 않으시면 "황혼의 부르스"를 올려 눈과 귀로 실감하는 건데...
잘 감상하고 갑니다.

이존형님의 댓글

그 그림속에 그 흙 길을 걸으면 건강에도 좋구요
공기가 아주 맑을 것 같은 느낌이 팍팍........
도회지에서 마시는 찌든 공기를 다 토해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글 속에서 초로의 근심 걱정을 다 틀어내는 듯 한
애잔한 심정의 소리가 잔잔히 들리는 듯 합니다.

그 길을 내가 걷고 있는 듯 한 감정에 푹 빠져 봅니다.

조항삼님의 댓글

이 아침 시인님과 가을 길을 걷고 싶습니다.
마치 퓨전 음악회에 리듬앙상불이 울려 퍼져
사람과 사람사이 따뜻한 사랑의 정을 전하는
오솔길로 초대하는 느낌입니다.

시인님의 특유의 화려한 테크닉과 감미로운 시어로
모든이 들에게 새로운 희망, 나눔의 메시지,
참사랑의 메타포(Metaphor)를 가슴을 열고 투입하는
향기로운 아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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