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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칫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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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칫상

후목/소상호

여름은
가을의 손을 빌어
자신이 떠날 날을 위해
파란 휘장을 치고
뭉게구름 장식 하여
이별의 잔칫상을 차린다
들에 나가 곡식베어
햇쌀을 빻아 떡을 만들고
찰진 밥에 뒷산에서 튀어나온
알밤을 얹는다
텃밭에 나아가
빨간고추 가지 물오이 따고
열무김치 어린 배추 뽑아
김치 담고 나물 무치며
수줍어 발갛게 물든 고구마
늦은 옥수수 섞어 삶고
그래도 부족하고 안타까워
텃세 부리는 씨암탉 삶고
울타리에 달려있는 애호박

듬성 듬성 썰어, 파란고추 부추 마늘

뒤섞어 된장 찌게 끓여 놓고

동구 밖 시장에 달려가

조기새끼 굽으니
떠나는 잔칫상이 차려지는구나

가을과 머리를 마주한 채

쌀 막걸리 구수한 맛에 흠뻑 취하여

옷장에 담아둔 오색옷

달라고 떼를 쓴다

떠나는 여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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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9

조항삼님의 댓글

고향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어릴적 초가에서 어머님이 준비하신
진수성찬을 배불리 먹던 추억이 떠오릅니다.

풍성한 가을 잔치에 초대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정해관님의 댓글

저 그림의 터를 좀 싸게 구입할 수 있다면, 나중에 좋은 재산으로 남겠다는 생각 입니다.
정보사회가 성숙되면, 많은 경우 재택 근무를 하게 되고 그 때는 산자수명한 곳이 값나가는 재산이 될것은 불을 보듯 명백한 사실이라고 예언들을 하니까요... 저도 동감 입니다.

유노숙님의 댓글

거거 다먹으니 정말 배가 부릅니다.
정겨운 시골 음식 잘먹고 갑니다...

술술 나오는 글솜시가 누에고치입니다.

이옥용님의 댓글

막힘이 없고 갇침이 없고 순수하고 진실된 삶에 모습입니다. 창조주 神 하나님 아버지께 보시고 기뻐하시는 모습이 연상됩니다. 이렇게 음미해 볼 수 있는 詩을 보게 해 주신 것 감사합니다.

이순희님의 댓글

이별도 축하도 예정된것을,
이별의 잔치에는 항상 만남의잔치가 겹치기마련
헤어지고 만남이 원리요 인생인것을

이존형님의 댓글

여름과는 이별의 잔칫상이지만.
백설의 계절과는 혼인 잔칫상인 것 같은데요.
이별의 잔치 집엔 위로를
혼인 잔치 집엔 축하를 위하여
지나가는 길손이 시원한 막걸리 한사발 생각이나서
비오는 주말에 허전한 배를 잘 채우고 갑니다.
오랜만에 막걸리 한사발에 크으으 취기가 오릅니다.

소상호님의 댓글

구수한 저녘 연기는 삶의 희망을
만들어주는 힘에 율동이며
풍성한 잔치를
만들어주는
매캐한

도움의 애절한 모습인 것을
기억에서 뽑아
올렸습니다

소상호님의 댓글

지난번 댓글에 올린 글을 다시 다듬은 시입니다
올려보았습니다
여름과 가을의 만남
그리고 이별의 잔칫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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