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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공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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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공항에서

厚木/소상호

바다가 보고싶어 왔다면 얼마나 좋을까

갈매기 울음소리에 취하고

비린내 나는 생선에 입맛이 돌고

바다 위에서 졸고있는 배그림에 넋을 잃고

바람 따라 바닷가로 기어나온 소나무

짠 냄새에 취한 동백나무

그 사잇길로 걸으며 낭만을 피우는 일들이

드로잉되어 뚜렷하게 그려지는데

늦깍이 막둥이 키우고

마누라 바램인 남새 심고 화초 가꾸는

텃밭 집 갖고싶어

재태크하다 날아간 파란나비 따라

밤새 따라다닌 신기루, 행여 놓칠세라

급하게 날아온 여수항이기에

일을 마치고 돌아가는 공항에서

창 넓은 유리창을 바라보면

스쳐가는 그림에 아쉬워 한다

떠나지못한 휴가

망망한 대해에 풀지못한 더움이

다듬어 달래는 어미같은 마음에 앉아

탑승시간을 기다리며 먼 하늘을 바라보니

회색빛이 걷히고 하얀 가슴을 들여내

치마폭에 담아온 파란 가을을 풀어놓는다

나는 삶의 가방을 꿰매는 귀한 시간으로

의미있게 웃자고 달래며

짝사랑하던 삶의 상처를 없애려

그 아픈 곳을 꼭옥 쓰다듬으며

그 일이 나에게는 무엇일까 생각하며

그 옷을 깁어보고 씻으려하나

너무나 많이 바래고 퇴색되어

쪼이고 꿔매야하는 더 많은 힘에 부친다

푸른 하늘은 멀지않은 고향을 데리고 오는데

응어리진 가슴에서 부모님을 찿으니

기쁨보다 서글픔이 앞서

갑자기 공항 하늘이 흐려진다

아마 부모님의 따스함이 그리워

온 몸이 글썽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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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7

조항삼님의 댓글

소시인님의 입술을 통하여 표출되는 어절은 한소절한소절이 조탁되어 나오는
불후의 걸작으로 우리의 가슴에 필이 꽂힙니다.

마치 누에가 실을 잣듯이 영겁의 세월을 질주하듯 형제들의 심령을 행복으로
초대하는 군요.

언어의 연금술사란 미명을 아낌 없이 선사하고 싶네요. 필설로 묘사하지 못하는
안타까움이 원망스럽네요.

시를 제 Cafe로 옮겨 갑니다. 동시대에 같이 축복을 받았음을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김혜정님의 댓글

여수하면 그리운 내고향...
생각만해도 향기로운 바다냄새 코끝을스처감니다
유난히도 밤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줄때는 모기도 도망가고 피곤함을 싹 플어준담니다

동화나라 소녀님의 댓글

여유와 낭만이 참 부럽습니다.
바다 위에 졸고 있는 배그림에 넋을 잃고....
부모님의 따스함이 그리어
온몬이 글썽이며..
너무나 이쁜말씨가 많아 되새겨 봅니다.

문정현님의 댓글

국제공항에서 오가는 걸음은 칼라가 조금 다른거 같습니다.
엄청난 가방의 크기와 무게가 대변해 주는듯 하고...
마중하는 사람들, 배웅하는 사람들의 아쉬운 작별의 순간들도
다음을 기약하지요.

국내선을 이용해서 일일 생활권에 활력을 넣고 시간을 절약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여수 ~ 희망의 국책사업이 성공리에 끝날 수 있기를 기원하고
시인님의 마음 한 자락 여유도 가을에 크게 결실 맺기를 응원할께요.

소상호님의 댓글

여수공항에서는 서울 왕복이 오전에 두번 오후에 두번 있어
공항에서 1시간 반동안 기다리며
하루의 서정을 집어본 것입니다

물론 되씹어보는 하루의 일과지만
삶의 산맥을 넘어가는 일을 한자 한자 적으며
아픔을 씻어보고 다듬어보기도 하고 회안에 젖어 눈물을 삼켜도봅니다
마누라는 이러한 심성을 좋아하지않습니다
너무 나약해진다고

그러나 점점 깊어가는 마음에 골짜기를 싫으나 좋으나
글로 옮기고 싶은 열정이 더해가니
어쩔 수 없습니다
마누라의 기도는 남편인 저도 은혜를 받습니다
항상 규격된 생활과 정성이 밑받침되는 것 같습니다

정해관님의 댓글

내용으로 보면, 한가한 여정의 시간이 아닌데도, 시심이 여전하시니 놀랍습니다.
매사 행,불행. 호,불호를 떠나 작품의 소재가 되시니 참 다행 입니다.
그 덕분에 우리들도 덩달아 취합니다. 매번 감사 합니다.
참, 어제 사랑하시는 한 권사님의 가안절한 기도가 매우 감동적이었다고 이 권사도 동감하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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