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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점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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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점(餠店 )가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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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냄새 풍기는 텁텁한 기차 안

쿵쿵거리는 진동속에 뭍혀

창밖을 열어본다

자신의 영역을 금 그어 표시하는 전봇대

그 뒤 현대인의 삶을 잡아 놓은 아파트

파아란 사각 눈이 나를 응시한다

서로의 마주침이 낯설지만

병풍처럼 비끼는 또 다른 얼굴

큰 눈 작은 눈이 나를 깊게 뚫어보며

엑스 레이 검사를 한다

혼자가 되어진 길

더위에 지친 오동나무

쳐진 잎사귀로 조용히 숨을 쉬며

낮잠을 청하는데

고르게 숨쉬는 기차 안

팔을 걷고 잠을 자는 아가씨 가슴에

꼭 껴안은 비니루 가방이

짓눌러진 어린 삶을 보는 것같아

너무나 안쓰럽다

건너 편 담쟁이 넝쿨이

회색빛 벽을 기어 오르는

재주를 피우는데

그 얼굴이 기름지고 밝아

병점가는 길은 멀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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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

소상호님의 댓글

지난 날 언젠가 업무차 안산을 가면서 병점가는 기차를 탔습니다
항상 지하철이나 기차를 탈 때마다 시를 적는 습관이 되어
이 날도 어김없이 메모지에 적었는데
며칠을 지나서 안쪽 호주머니에
있는 것을 발견하여

다듬어 올린 글입니다

문정현님의 댓글


호남선 통일호를 한번 타 본 기억이 있습니다.
배낭여행 한답시고 강원도에서 출발하여 목포-
광주-장성-돌아나와서 배를 타고 제주를 향했던
88년도 여름방학 ..........

한 여름밤의 갑판 위는 참으로 신비로웠습니다.
밤배라는 표현으로는 너무나 건조한 ...
자유가 있고 젊음이 곳곳에서 용솟음 쳤던
밤배속의 갑판 선상에서 바라보는 별빛들
온통 나를 위해서 준비된 하늘과 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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