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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담공부 -2 (속담의 정착과정과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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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담공부-2

속담의 정착과정과 변화

속담의 정착과정을 단계별로 도식화하면 다음과 같다.

1. 특수 사례의 발생 (개인적 차원)

2. 그 사례의 묘사 ( “ )

3. 묘사(표현)의 정제 (사회적 차원)

4. 언중의 공감과 재인용 ( “ )

5. 어구의 고정화와 전파 ( “ )

이 표를 통해 우리가 확인할 수 있는 사항은 속담이 애초에 개인적, 구어적, 특수적인 것으로부터 출발하지만, 나중에는 사회적, 문어적, 일반적인 것으로 귀결됨으로써 바로 그 언어사회의 진면목을 드러내는 얼굴이 된다는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속담은 가끔 그 정착과정에서 도중에 와전되기도 한다.

속담의 의미기능이 기본적으로는 비유이기 때문에 정확한 어형이나 의미내용을 잘 모르고 사용했을 경우에, 이른바 민간어원의 방법으로 재구성한 속담은 원래의 어형이나 의미와는 다른 것이 되어버리는 수가 있다.

이 때 속담이 지닌 비유상의 기본의미가 와전으로 인해 완전히 다른 것으로 변하는 경우와 부분적인 변개를 입는 두 가지의 길이 있게 된다. 완전히 바뀌는 전자의 예가 전장에서 보았던 것으로,

1) 굴원(屈原)이 제 몸 추듯

2) 구렁이 제 몸 추듯

3) 구렁이 담 넘어가듯.

중국 초나라 시인 굴원 (B.C 343?--B.C 277)은 이소<離騷> 등 격조높은 서정성의 작품을 남겼다. 만년에 정치적으로 불운하여 방랑생활을 할때, 짐짓 술에 취해 춤을 추면서 자기를 몰라주는 세상을 비웃었다. 이러한 굴원의 고사로부터 자기 자랑하는 사람을 지칭하여 1)의 속담이 발생하였는데, ‘굴원이’의 발음이 자칫 ‘구렁이’로 들리기도 하여 2)가 또 생겼다. 여기에서 굴원의 고사를 모르는 언중은 그것을 바르게 이해할 수 없게 되었다. 결국 3)은 2)가 제대로 이해되지 않자 새로운 동기를 부여하여 무슨 일을 불분명하게 처리하는 사람에 적용되는 엉뚱한 새 속담을 만들게 된 것이다.

다음은 기본의미는 바뀌지 않으나 표현상의 변개를 입는 경우이다.

1) 황 정승의 곪은 계란

2) 鷄卵有骨 (계란유골)

3) 계란에도 뼈가 있다.

요즈음 [대왕세종]에 나오는 黃喜 정승이 하도 청빈하므로 임금께서 날을 잡아 그날 들어오는 진상물품은 모두 황정승 댁으로 보내라고 하였다. 그러나 그 정한 날은 마침 요즘처럼 큰 비가 내려 물품이 없고 저녁나절에 계란 한 꾸러미가 있었다.

그것을 끓였더니 공교롭게도 모두 곯은 것이어서 먹을 수가 없었다.(만일 왕궁으로 갔다면 보낸 놈은 경을 쳤을 것은 불문가지)

이 고사가 徐居正의 <太平閑話滑稽傳(태평한화골계전)>에는 ‘鷄卵皆骨’(계란개골)이라 되어 있고, 조재삼(趙在三)의 <宋南雜識(송남잡지)>에는 ‘鷄卵有骨’이라 되어 있다.

이것은 위 1)단계의 순수한 우리 말을 한자로 成句化하는 과정에서 ‘골았다’는 표현을 익살스럽게 음차하여 ‘骨’자를 씀으로써 발생한 것이다. 이 속담이 뜻하는 기본의미 내용 (운수가 나쁘면 되는 일이 없다)에는 변화가 없어서 사용하는 데에는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으나 축자적 의미로 보면 위3)에 와서 ‘곯았다’가 ‘뼈가 있다’로 바뀌고 말았다.

대개의 속담은 와전이 되어도 이처럼 적용상의 난점이 발생하지 않는 것이 보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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