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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을 여는 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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夏日卽事(하일즉사) 李奎報

輕衫小簟臥風欞(경삼소점와풍령)

夢斷啼鶯三兩聲(몽단제앵삼양성)

密葉翳花春後在(밀엽예화춘후재)

薄雲漏日雨中明(박운루일우중명)

작은 삿자리 가벼운 옷차림에 바람 난간에 누었다가

꾀꼬리 울음 두세 소리에 꿈길이 끊어졌네

나뭇잎에 꽃이 가리어 꽃은 봄 뒤에도 남아 있는데

엷은 구름에 햇빛이 새어나와 비 속에서도 밝구나.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대청마루에 홑적삼으로 누워 낮잠을 자는데

꾀꼬리가 울어서 잠을 깨운다

봄은 이미 갔는데 무성하게 우거진 나뭇잎 사이에

늦게 핀꽃이 살그머니 고개를 내밀고 있는 것이다

늦게 핀 꽃처럼 자신은 세상에 크게 쓰이지는 못했지만

빛나는 꽃송이와 같다는 뜻이다

-작가 이규보는 형식론을 배격하고 창조적인 생각과 경험을 중시하던 시인이었으므로 用事보다는 새로운 착상을 중요하게 여겼다.

-위의 시는 여름날의 권태로움과 한가로움을 노래하면서 자신의 모습과 처지를 그 속에 숨겨서 표현한 작품이다.(翳花[예화]-숨어있는 꽃. 늦게 핀 꽃 : 자신을 비유적으로)

-그가 남긴 시문은 [東國李相國集]에 그대로 들어있기 때문에 고려시대의 시인으로는 가장 완벽하게 시문집을 남긴 사람이기도 하다.

-그의 [白雲小說]은 자신의 신변잡기와 관계되는 시화를 기록한 비평서로 유명하며, 민족서사시라고 할 수 있는 [東明王篇]은 우리민족의 기원에 대한 서사시라는 점에서 문학사적으로 대단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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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5

정해관님의 댓글

이규보의 [東明王篇]

‘고구려 동명왕(東明王)에 관한 전설을 오어시체로 쓴 장편 서사시’.

본래의 작자나 지어진 연대는 알 수 없다. 오언 장편 282구(句) 운문체(韻文體)의 한시로 총 약 4천자에 이른다. 시가 섬세하고 화려한 이 전설은 기사체(記事體) 문학의 선구적 위치에 있다.

고려 무신시대의 문인인 이규보(李奎報)가 지은 그의 문집인 《동국이상국집(東國李相國集)》 제3권에 수록되어 전한다.

동명왕 탄생 이전의 계보를 밝힌 서장(序章)과 출생에서 건국에 이르는 본장(本章), 그리고 후계자인 유리왕의 경력과 작가의 느낌을 붙인 종장(終章) 으로 구성되어 있다. <동명왕편>의 서문에서 작자는 “처음 동명왕의 설화를 귀신(鬼)과 환상(幻)으로 여겼으나, 연구를 거듭한 결--과 귀신이 아니라 신(神)이라는 것을 깨달았으며, 이것을 시로 쓰고 세상에 펴서 우리나라가 원래 성인지도(聖人之都)임을 널리 알리고자 한다.”고 저작동기를 적고 있다.

내용을 요약해 보면, 해동의 해모수(解慕漱)는 천제(天帝)의 아들로서, 고니를 탄 100명 여인의 종자(從者)를 거느리고 하늘로부터 오룡거(五龍車)를 타고 채색 구름 속에 떠서 내려왔다. 성 북쪽에 청하(靑河)가 있고 거기에 하백(河伯)의 세 딸 유화(柳花)·훤화(萱花)·위화(葦花)가 있었는데, 해모수가 사냥을 갔다가 이들 세 미녀를 만나 그 중 맏딸인 유화와 결혼하도록 해달라고 하백에게 간청하였다. 하백은 해모수의 신통력을 시험한 뒤에 그에게 신변(神變 - 인간의 지혜로는 알 수 없는 무궁무진한 변화)이 있음을 알고 술을 권하였다.

하백은 해모수가 술이 취하매 유화와 함께 가죽가마에 넣어서 하늘로 보내려 하였다. 그런데 술이 깬 해모수는 놀라서 유화의 비녀로 가죽가마를 찢고 혼자 하늘로 올라가 돌아오지 않았다. 하백은 유화를 꾸짖으며 태백산 물 속에 버렸다. 유화는 고기잡이에게 발견되어 북부여의 금와왕(金蛙王)에 의하여 구출되었다. 뒤에 유화는 해모수와 관계하여 주몽(朱蒙)을 낳았다. 처음에는 되 크기만한 알이어서 금와왕은 상서롭지 않은 일이라 하여 마구간에 버렸는데, 말들이 이것을 짓밟지 않아 깊은 산속에 버렸더니 짐승들이 이것을 보호하였다.

알에서 나온 주몽은 골격과 생김새가 영특하여 자라면서 재주가 뛰어났으며, 뒷날 부여를 떠나 남으로 가서 비류국(沸流國)의 송양왕(宋讓王)의 항복을 받고 나라를 세우니 이것이 고구려의 건국이며, 그가 고구려의 시조인 동명성왕이다. 종장에는 동명성왕의 아들 유리(類利)가 부왕 동명왕을 찾아 왕위를 계승한다는 이야기가 전개된다.

동명왕은 당시 중화중심의 역사의식에서 탈피하여 《구삼국사(舊三國史)》에서 소재를 취하여 우리의 민족적 우월성 및 고려가 위대한 고구려를 계승하고 있다는 고려인의 자부심을 천추만대에 전하겠다는 의도에서 씌어진 것으로, 작자의 국가관과 민족에 대한 자부심, 그리고 외적에 대한 항거정신이 잘 나타나 있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북방대륙에서 한반도의 남단에 이르기까지 넓은 강토와 천상·해상·삼계를 무대로 하여 영웅호걸들의 상호 갈등을 통하여 사건이 전개, 발전되고 힘과 힘, 꾀와 꾀, 신통력의 대결을 통하여 부족사회적인 힘을 집결하여 고대국가의 건설이라는 역사적인 대업을 완수하는 사실이 작품을 통하여 반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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