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古典漢詩33. 次友人寄詩求和韻(차우인기시구화운) -李滉(이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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古典漢詩33. 次友人寄詩求和韻(차우인기시구화운) -李滉(이황)-

 

性癖常貪靜, 形贏實怕寒. (성벽상탐정, 형영실파한)

성격과 버릇이 항시 고요함을 즐기고, 늙은 몸은 진실로 추위를 두려워하네.

(-적취 벽, 버릇 벽, -이가 남을 영, 자랄 영)

[성벽(性癖)]; 성미처럼 되어 있는 버릇, 성격과 버릇,

[탐정(貪靜)]; 조용함을 좋아함,

[형영(形贏)]; 육신, 형체,

[실파(實怕)]; 진실로 두려워하다,

 

松風關院聽, 梅雪擁爐看. (송풍관원청, 매설옹로간)

울 안의 문을 닫은 채 바람소리를 듣고, 화로를 껴안은 채 매화에 쌓인 눈을 보노라.

[관원(關院)]; 울 안의 문을 통해서, 문을 닫아놓고,

[옹로(擁爐)]; 화로를 끼고 앉아서,

 

世味衰年別, 人生末路難. (세미쇠년별, 인생미로난)

세상 맛은 늙어갈수록 각별해지고, 인생살이는 끝맺을 때가 어렵다네.

[쇠년(衰年)]; 말년, 끝맺음,

 

悟來成一笑, 曾是夢槐安. (오래성일소, 증시몽괴안)

깨달았노니 한 번의 웃음을 이룬다는 것은, 일찍이 헛된 꿈인 줄 알았노라.

[오래(悟來)]; 깨닫게 되다,

[()]; 일찍이, 예전에는,

[괴안(槐安)]; 괴안국(槐安國), 꿈속의 나라, 헛된 부귀공명.

 

1. 작자 소개

 

이황(李滉)(15011570)은 조선 연산군, 선조 연간의 사람으로 자()는 경호(景浩), 또는 계호(季浩)이며, ()는 퇴계(退溪), 도옹(陶翁), 퇴도(退陶), 청량산인(淸凉山人) 등이다.

 

고려 말에 수입된 정주(程朱)의 성리학을 이 땅에 정립시키는 데에 지대한 공을 세웠고, 이러한 업적은 사림(士林)에 큰 영향을 끼쳤다. 멀리 일본에까지 영향을 주어 그곳 학자들의 관심의 대상이었으며, 특히 그의 주자서절요(朱子書節要)자성록(自省錄)이라는 저술은 그들에게 깊은 감명을 주었다.

 

퇴계의 영향은 오늘날까지도 지속되어 퇴계학연구원(退溪學硏究院), 퇴계학연구소(退溪學硏究所)(단국대), 퇴계연구소(退溪硏究所)(경북대) 등이 현재 설치되어 그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을 뿐 아니라 국제퇴계학회(國際退溪學會)까지 구성되어 일본, 중국, 미국, 독일, 네델란드 등 여러 나라의 학자들이 모여 정기적으로 연구발표를 하고 있다.

 

퇴계 사상의 저변은 이기호발설(理氣互發說)에서 나온 이기론(理氣論)과 사단칠정론(四端七情論)이라 할 수 있다. ()가 발()하여 기()가 이에 따르는 데서 사단(四端)이 생기고 기()가 발()하여 이()가 이것을 타는 데서 칠정(七情)이 나온다는 것이다. (이발기수지(理發氣隨之), 기발리승지(氣發理乘之))

 

퇴계는 학문 뿐 아니라 시문(詩文)과 서예(書藝)에도 뛰어나고 시조(時調)도 잘 지었다. 성품도 매우 고결하고 학덕도 뛰어났다.

 

저서로는 퇴계전서(退溪全書)가 있는데, 이 가운데 중요한 것을 들면주자서절요(朱子書節要),성학십도(聖學十圖),수정천명도설(修正天命圖說),심경역의(心經釋義),논사단칠정서(論四端七情書_등이다. 이 밖에 시조로 도산십이곡(陶山十二曲)등이 있다.

 

2. 작품해제(作品解題)

 

이 시는 나갈 때와 물러갈 때를 알아서 후진 양성과 학문 정진에 힘을 쏟았던 자신의 인생여정에서 다듬어진 세계관을 잘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곰곰이 생각해 가면서 읽어볼 필요가 있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위의 작품을 보면 표현기교가 뛰어나고 맑다거나 시어(詩語)가 주옥같다든가 하는 것보다는 어딘가 무겁고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하는 시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성벽(性癖)은 고요함을 즐긴다는 표현이라든가, 세상맛은 나이가 들수록 각별해지고 인생살이는 끝맺을 때가 더욱 어렵다고 하는 표현 따위는 시어에서 쓰이기에는 무거운 느낌을 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무게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늙어가는 자신을 돌아보면서 조용히 생각하는 모양을 추위와 연결시켜 잘 표현하고 있다.

 

추워서 방안에만 있는 늙은이의 행동을 표현한, 울안의 문을 닫은 채 바람 소리를 듣고 화로를 껴안은 채 매화에 쌓인 눈을 바라본다는 구절은 상큼한 느낌을 주는 구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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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

정해관님의 댓글

"깨달았노니 한 번의 웃음을 이룬다는 것은, 일찍이 헛된 꿈인 줄 알았노라."

천하의 이황께서 말년에 '웃음의 생'이 헛된 꿈이었다니, 매우 아리송합니다.

존경하는 두분의 관심에 감읍합니다.

저는 이곳 어디에서도 강조했지만, 영남의 퇴계와 호남의 고봉(기대승)이 철학의 주제를 놓고 수년에 걸쳐 아름다운 토론을 했던 장면이 참으로 가치있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기억됩니다.

최이덕님의 댓글

세상 맛은 늙어갈수록 각별해지고, 인생살이는 끝맺을 때가 어렵다네.

라는 말이 가슴에 와 닿습니다.

이인규님의 댓글

온기 있는 화로는 껴안을 만 하지만 잠시 후 식었을 때 화로는 한 쪽으로 밀어놓는다.

매화에 쌓인 눈만 바라 볼뿐 그 눈을 떨치고 생명을 피워내는 열정을 들어내지 못하고

방안에서 찬바람 들어올까 문단속하며 겨울을 보내는 노인의 삶에서 인간의 한계를 느끼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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