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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밤을 낚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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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밤을 낚다
무턱대고 밤낚시 가자기에
얼시구나 쾌재부터 부르며
멋모르고 낚시터에 따라 나섰다.
고요 깊은 강물위에
낚싯대 드리우니
영락없이 강태공은 틀림없는데
민물낚시 난생처음이라
이런 초보가 낚싯터에 오다니 하며
고기들이 먼저 배꼽부터 잡았으리라!
매기가 올라오고
잉어가 있다는 구미당기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이슥한 밤이 되도록 감감 무소식이니
아무래도 고기 낚긴 영 글렀나보다.
그러다 너 댓 시간 만에
마수 거리로 모래무지 한 마리 올라왔다.
포동포동 살이 찌고 그럴싸한 고기다.
아무래도 초보강태공 체면 세워주려
심사숙고 끝에 물려 준건 아닌지....??
그나마 처음 낚인 고기라고
강물로 다시 돌려주고 빈손이 되었다.
난 결국 한 마리 소득도 못 건진
빈털터리 쓸쓸한 마음이련만
도리혀 큰 소득을 건져 올린 기쁨에 넘친다,
우선 배가 불러오는 추석 명월을 낚았고
하늘에 반짝이는 수많은 별들과
강가에 어린 가을밤을 모조리 낚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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