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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정해순

 

땅거미 스멀스멀

대지 위에 기어들면

 

청솔가지  태워 저녁 하시다

눈 매워 머리위 쓰셨던

수건 털어 눈물 훔치시며

정지 밖으로 나오시어

 

금순아 해순아 해순아 금순아

온 동네 다 들리도록 부르시던 목소리

 

해순아 엄마가 부른다

언니손에 끌리어 집으로 왔지

 

똑같이 푼 조당숙 세 사발

 

흉년에 아이들은 배 터저 죽고

어른들은 배 골아 죽는다는 이야기

 

어머니 작게 푼 밥그룻

헤아릴 줄 모르고

 

내 밥 그릇 크기만 좋아했던

철부지 용심쟁이

 

                   2013. 1.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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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8

유노숙님의 댓글

내용이 너무 그리운 풍경 입니다. 보릿고개를 연상 하는 글입니다. 배가 고파도 그때는 다른 걱정없고 배부른것만 좋았지요....

정해관님의 댓글

해순님 가정의 포근하고 행복이 넘쳐나는 반가운 글입니다.

아마도 많은 형제들이 언제 또 4호선 종점 오이도 행사소식이 오려나 기다릴 겁니다.

유별난 날씨에 고구마. 호박도 내다 팔면 가격이 쏠쏠할텐데,  그걸 따지지 않는 후덕한 인심을 새해에도 기대해 봅니다.

차마 말못하는 자매형제들을 대신해서리...

이장원님의 댓글

가슴이저미도록 밀려오는 한마디

땅거미~너무길고 크지요~~청솔~소나무 아닌가요~ 그리고 시골옛부엌 정지

우리말은 참으로 순수한 부모님 품과같은 뚯말입니다

정겨운~~~~~~~쓰시는분의 마음이 잘나타내는듯~~

저도 시를 좋와는 하는데 쓸줄을몰라서~~ *^^*

조항삼님의 댓글

유년시절에 가난으로 찌들던 애환이 파노라마처럼

스치네요.

 

어려웠던 그 시절에도 어머니는 자식들에게 사랑을

분배하시느라 속타는 맘을 꿀꺽 삼키시는 모습이

또다시 회생됩니다.

 

지금 아이들은 상상도 안되는 그 추억이 눈가를 촉촉하게

하는군요.

이순희님의 댓글

양식 아끼려고 죽 끓이면 애들도 한사발 어른도 한사발,

엣말이 생각나서 한줄 적어봅니다.

그시절 그추억,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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