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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햇살 외 2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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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목(厚木) 소상호(蘇相豪) 시인이

두 번째 시집 ‘달빛에 오르다’를 보내왔다.

전남 광양에서 출생하여

건국대를 나왔고

‘문예춘추’를 통해 등단했으며

현재 건설회사 대표를 맡고 있다.

♧ 새 순을 보며

북한산 진관사 간 날에

제일 먼저 인사하는 자비의 미소

눈꽃을 털고, 나뭇가지들 위에 점점이 피어난

해와 달이 지어낸 순

뽀얗게 표백된 무심의 새눈이

미소와 마주치자

나는 부끄러워 합장을 한다

진관사 가는길은 가깝지만

발길이 머무는 곳이 바로 새순의 미소다

언뜻 찬 손으로 달려와 식혀주는 계곡물 소리

들려오는 새 소리의 궁합이

나에게 신천지의 덮개를 씌워

그토록 오묘한 삶으로 인도한다

그리하여 사바세계 혹세의 정을 잠시나마

두게 한다

2052FB3850A654BE34380B.

♧ 아침 햇살

아침 햇살은 너무나 말끔한 빛선이다

늦잠을 즐길 때는 가시다

창틈으로 들어오는 빛살은 우주와 연결된 실핏줄

그렇게 애타게 숨소리를 듣고 싶어

받으려 하지만 그대로 기다리면 여유를 부린다

노력해도 담을 수 없고

먹으려 해도 잡히지 않는다

햇살이 밝을수록 정신이 환해지면

또 무서워진다

빛은 어둠을 벗기는 거룩한 의사이다

잠을 자다 만나는 빛은 죽음으로 데려가려는

눈치 빠른 사자다

컴컴한 골방이 차라리 속이 편하다

그늘에 숨는다고 빛살이 없지지는 않기에

기다리면서 들어오는

창틀 바로 앞에 기대고 있다

먹으려 해도 잡히지 않는다

햇살이 밝을수록 정신이 환해지면

또 무서워진다

♧ 연민

나에게 보이지 않는다.

내 생의 조그마한 공간에서

바알간 그리움으로

봄에 피는 진달래의 철없는 앙탈로

하늘에 매달아 놓은 낮달의 쉬어감이

구름을 비키라 하고

먼빛의 아쉬움을 가까운 텃밭의 냄새로 다듬어

수수히 무쳐

다달이 먹어보고 싶은

나의 고운님으로

그렇게 주위를 맴돌며 오지 못하던 발걸음을

어찌 나만의 소유로 반길 수 있을지

새 각시 봄이여

그대는 겨울 장막 안에서 추운 나라의 시샘을 이기고

온 몸으로 모든 이의 연인이 되어

동구 밖에서 수양버들 가지를 훔치며 다가오는지

여기저기서 고개 들고 새 각시 머리처럼

싹틈과 꽃망울 튀는 소리가

리듬을 타는 봄봄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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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

유노숙님의 댓글

후목시인님의 글은 마음을 차분하게 합니다.
아침 햇랑을 어떻게 그렇게 시로 신기하게 표현을 하시는지요.2번째 시집을 축하드립니다.

마음도 외모도 반듯하신 우리의 자랑입니다...

문정현님의 댓글

2번째 시집의 출간을 축하드립니다.
아침 햇살과 연민에서 느끼는 감흥이 새롭습니다.
가을빛이 지천에 마지막 잎새로 간절함을 더하는
12월의 도쿄 풍경과 비슷합니다.

김재만님의 댓글

후목 소상호 시인님
좋은 시 잘 감상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새로운 많은 시 올려 주시어
우리 형제자매님들의 안식처가
되게 하소서

조항삼님의 댓글

존경하는 후목 소상호 시인님 장족의 발전을 축하합니다.
쏟아지는 불후의 역작이 형제의 영원한 자랑이군요.

진실로 축하합니다. 파이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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