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쁨과 희망 준 영웅들....김승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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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쁨과 희망 준 영웅들....김승철
우리의 자랑스러운 영웅들이 드디어 해냈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23명의 태극 영웅들이 세계를 놀라게 했던 2002년 월드컵 4강 신화에 이어 사상 첫 원정 16강이라는 신기원을 이룩했다. 지난 그리스 전과 아르헨티나 전에서 천당과 지옥을 오가며 온 국민에게 환희와 탄식을 자아내게 했던 우리의 태극전사들이 당당하게 월드컵 원정 16강의 위업을 결국 달성했다. 1954년 스위스 월드컵에 처음 출전한 이후 56년 만의 일이다.
한국은 1승1무1패로 승점 4점을 기록, 아르헨티나에 패한 그리스를 제치고 B조 2위로 16강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심판의 경기 종료를 알리는 휘슬이 울리는 순간 원정 16강 진출을 염원하며 새벽을 지킨 온 국민의 가슴엔 감격이 넘쳐흘렀다. 나이지리아와의 격전이 치러진 남아공 더반의 모저스 마비다 스타디움은 90분 내내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숨막힘의 연속이었다. 우리나라는 그리스전에서 2-0 승리를 거둔 이후 아르헨티나에 1-4 참패를 당하기도 했다. 하지만 나이지리아전에서 투혼을 발휘했다. 23명의 태극전사들은 지구촌 반대편에서 꿈을 향한 위대한 도전에 성공했고, 12번째 선수인 우리 대한민국 국민 또한 길거리에서, 호프집에서, 안방에서 새벽을 깨우며 그 위대한 승리에 동참했다.
그동안 한국 축구는 월드컵 7회 연속 본선진출, 2002년 월드컵 4강 신화에도 국제 축구무대에서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했다. 월드컵 7회 연속 본선진출이라는 금자탑을 달성했지만 세계 랭킹 40위권을 오르내리는 경기력으로 아시아의 종이호랑이로 업신여김을 받았으며, 2002년 월드컵 4강 위업은 개최국 프리미엄 정도로 평가절하됐다. 이제 한국 축구는 그동안 받았던 괄시와 설움을 통쾌하게 날려버렸다. 한국 축구는 그동안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던 개최국 프리미엄 딱지를 뗐을 뿐 아니라 세계 축구의 변방에서 아시아 축구의 맹주이자 새로운 기린아로 확실한 자리매김을 했다.
더구나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의 리더십이 더 이상 외국인의 전유물이 아님을 증명했다. 토종 감독도 능력과 경쟁력을 갖추고 있으면 얼마든지 세계적인 지도자로 등극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한국 축구의 새로운 이정표가 아닐 수 없다. 평소 진돗개라 불릴 정도로 강한 소신과 배짱의 리더십이 월드컵 준비기간을 거치면서 자율과 긍정, 신뢰와 소통의 리더십과 결합된 ‘허정무 리더십’으로 승화됨으로써 허 감독은 한국을 넘어 세계적인 명장의 반열에 오르게 됐다.
우리 국민의 지칠 줄 모르는 응원 또한 월드컵 원정 16강 진출의 원동력이다. 현지 응원단은 물론이거니와 국내에서 월드컵 폐인이 돼 버린 5000만 서포터스의 압도적이면서도 폭발적인 응원은 한국 축구대표팀이 지구 반대편 고원에서 활화산처럼 지칠 줄 모르고 뛰게 하는 힘의 원천이었다. 도로를 빨간색으로 물들인 길거리 응원은 한국 축구의 새로운 자랑거리이자 자존심이다.
온 국민이 그토록 염원했던 본선 16강의 목표는 달성됐다. 이제 우리는 또 한번의 기적, 그리고 새로운 역사와 마주하고 있다. 월드컵 원정 16강 진출은 기적이 아니다. 이번 남아공 월드컵에서 한국 축구가 도전한 위대한 여정의 한 이정표에 불과하다. 우린 이미 8년 전에 세계 4강이라는 전대미문의 기적을 달성한 바 있다. 그 기적을 다시 한 번 보고 싶다. 허 감독과 23명의 위대한 축구 영웅들이 연출하는 한국 축구의 위대한 도전에 세계 축구팬의 심장이 멈추는 그 기적을 말이다.
김승철; 성균관대 교수·스포츠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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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관님의 댓글
프랑스 월드컵팀의 불화와 참패는 온갖 입방아를 낳았다. 1998년 월드컵 우승, 2006년 준우승의 화려한 전적이 무색하게 1무2패의 초라하기 짝이 없는 성적표로 예선 탈락한 것은 충격 그 자체였다. ‘아트 사커’란 별명을 가진 명문팀답지 않게 항명→선수 방출→집단 훈련 불참으로 이어진 심각한 불화는 참패의 전조를 예고했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은 이마저도 놓치지 않았다. 프랑스의 16강 탈락에 투자해 한몫 잡았다고 한다.
프랑스팀의 추태와 추락은 급기야 프랑스정부와 사르코지 대통령으로까지 불똥이 튀었다. 야당인 사회당의 한 중진의원은 “사르코지 정부가 들어서면서 확산한 개인주의, 이기주의, 배금주의 문화가 축구팀을 지배하고 있다”면서 대통령을 들먹였다. “나라 전체가 축구팀을 닮아간다” “국제 정치무대에서 관전자 신세로 전락한 것을 연상케 한다”는 등 비판이 쏟아졌다. 내분으로 축구팀이 자멸했으니 질책받아 마땅하지만 사르코지 정권은 억울한 측면도 있을 것이다.
북한팀의 몰락도 김정일 정권을 곤혹스럽게 했다. 최강 브라질을 맞아 선전한 데 고무된 북한은 월드컵 사상 처음으로 포르투갈전을 생중계했다. 축구를 통한 체제 결속과 화폐개혁 실패로 인한 민심 수습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결과는 0 -7 참패. 해설자는 말을 잃었고 서둘러 중계를 마쳤다. 생중계 승부수를 띄웠던 노동당 선전·선동라인과 축구 관계자에게 책임 추궁이 있을 거란 관측이 나온다.
정통성이 부족한 정권일수록 스포츠를 적극 이용한다. 1980년대 군사정부가 86아시안게임과 88올림픽을 유치, 개최하면서 국민 불만을 다른 데로 돌렸는데 북한이 그 꼴이다. 한국팀은 원정 16강 진출이란 새 역사를 썼다. 여야 정치권이 일제히 축하 메시지를 쏟아냈다. 그러면서도 내심 ‘월드컵 효과’를 놓고 득실 계산이 분주하다. 여권 일각에선 월드컵 열기가 호재로 작용, 6·2지방선거 패배 후 수세국면 탈출을 기대하고 야권에선 국민의 정치관심도가 떨어질까봐 걱정이라고 한다. ‘세종시수정안은 예선 탈락’ ‘4대강은 레드카드’ 등 정치인 입담도 월드컵 열기로 가득하다. 모처럼 축제분위기를 국민 통합에 선용하는 것은 좋으나 정략적 차원에서 접근하는 일은 없는지 돌아볼 일이다.
임국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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