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유난이도 지리했던 폭염도 서서히 물러가고 조석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가을의 문턱에 들어섰다. 풍성한 수확의 계절, 한가위 명절이 성큼
다가오고 있다. 그러나 어려운 경제현실을 볼 때 서민들 입장에서는 마냥 풍요롭지만은 않은 것 같다.
그동안
주택시장에서 전세값은 천정부지로 치솟는데 전세매물은 없어서 ‘미친전세값’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전세대란이 쉽게 진정되지 않고 있다. 부동산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면서 과도한 금융권 채무를 지게 된 하우스푸어들이 대거 '빚잔치' 경매현장으로 내몰리고 있다. 지난 2004년 9월
개인회생제도가 처음 도입된 이후 개인회생 신청자가 10년만에 50만명을 돌파했다. 연간 신청자 수는 2005년 4만8541명에서 지난해
9만368명으로 2배 가까이 급증했고 올해들어서만도 이미 신청자가 6만명을 넘어서면서 최초로 연간 신청자가 10만명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청년취업
상황도 심각하다. 통계청의‘8월 고용동향’에서 보면, 연령별 취업자 수는 20대가 작년 8월보다 3만6000명 줄며 1년4개월 연속 감소했고
30대도 2만3000명이 감소되어 청년층 취업난이 여전히 난제이다.
그러나
거시지표로만 본다면 한국경제는 여전히 낙관론이 우세하다. 오는 17∼18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양적완화가
결정될 전망인데 대부분 신흥국가들에겐 위기의 시작일 수 있겠지만 오히려 한국만은 정반대 기류다. 즉, 미국 양적완화 축소가 오히려 차별화의
기회가 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김중수 총재도 “우리만큼 일관되게 경상수지 흑자를 내는 나라가 주변에 없다”면서 “양적완화 축소 우려에도 펀더멘털이 건전하기 때문에 영향을 덜
받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경제성장률 전망도 낙관적이서 김 총재는 올해 하반기 3.7%, 내년 4.0% 성장 전망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외신들도
한국경제에 대해서 호의적 평가를 내리고 있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13일 칼럼에서 "저평가된 한국 시장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한국
경제에 대한 낙관적 전망을 내놨으며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도 JP모건 보고서를 인용해 "신흥국들의 통화 가치가 폭락하는 상황에서도 일부
나라는 위기에 잘 견디고 있다. 대표 사례가 한국"이라고 보도했다. 이처럼
지표상의 낙관론에도 불구하고 국내 정치상황을 보면 답답하기 그지없다.‘이석기 사태’가 정국의 블랙홀처럼 작용하면서 정기국회가 일주일째 개점휴업
상태가 되고 있다.
당초
여.야는 정기국회에 앞서 각각‘경제활성화’와‘경제민주화’에 주력하는 민생국회를 열겠다고 다짐까지 했었다. 그러나
아직도 처리해야 할 민생법안이 그대로 쌓여있다. 즉, 최우선 민생법안인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폐지, 분양가상한제 신축운영, 수직증축 리모델링
허용에 관한 법안뿐 아니라, 전·월세대란을 진정시키기 위한 취득세율 인하(지방세법), 월세 소득공제 확대 등이 아직 국회에 계류 중이다.
한편
속이 확 뚤리는 시원한 소식도 있다. 지난 수년간 경색됐던 대북(對北)문제도 숨통이 트이고 있다. 13일에는 북한 평양에서 열리는 아시안컵과
아시아 클럽역도선수권대회 개막식에 분단 이후 처음으로 우리 선수단이 태극기를 들고 입장했고 16일에는 금메달을 딴 우리선수 시상식에서 사상
처음으로 태극기 게양과 애국가가 울려 퍼졌다. 개성공단도 북측의 일방적 조치로 폐쇄된지 5개월여만에 재가동에 들어갔고 최대 걸림돌이던
통행·통신·통관(3통) 문제도 상당 부분 우리측의 요구대로 수용되었다.
그
동안 중단됐던 이산가족상봉도 추석 이후 25~30일 사이에 금강산에서 실시될 예정이다. 잘만되면 앞으로 금강산 관광 재개도 기대해 볼만하다.
그뿐만이 아니다. 북한이 박근혜 대통령이 제의한 DMZ평화공원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이 대치된 상태에서 최근
연속하여 들려오는 남.북화해 무드는 휘영청 떠오르는 한가위 보름달과도 같이 한반도에 시원한 청량제가 될 것이다.
어쨌든
추석명절은 즐겁다. 정치권에서도 흩어진 추석 민심잡기에 분주하다. 더욱이 그동안 우려되던 우리경제의 9월위기설도 잠잠해지고 있다. 비록
경제적으로 현실이 넉넉지 않아 삶이 고단하더라도 좌절하지 말고 우리 모두 희망을 갖어보자. 미래로 나아가는 길목의 장애물인 각박한 세상 인심,
시기, 질투, 반목의 사고를 뛰어 넘어 이제부터는‘이웃도 잘살고 나도 잘사는’ 공생의 경제환경이 조성되도록 모두가 마음의 문을 열고 풍요한
한가위명절을 마음껏 즐겨보자. ................................................................................... *시사웹진 데일리리뷰 칼럼 전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