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감상 : 신석정의 '슬픈 構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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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構圖
辛 夕 汀
나와
하늘과
하늘 아래 푸른 산뿐이로다.
꽃 한 송이 피어낼 지구도 없고
새 한 마리 울어줄 지구도 없고
노루새끼 한 마리 뛰어다닐 지구도 없다.
나와
밤과
무수한 별 뿐이로다.
밀리고 흐르는 게 밤뿐이요
흘러도 흘러도 검은 밤뿐이로다.
내 마음 둘 곳은 어느 밤 하늘 별이드뇨.
<朝光> 1939. 10호
시집 <슬픈 목가>1947에 수록된 4연의 자유시. 막다른 골목에 이르고 있는 민족사의 시대적 상황은 이 목가시인에게도 예외일 수 없었다. 그는 <촛불>의 세계에서 즐겨 부르던 '어머니'도 잃어버리고 암울한 절망 속에 빠져야 했다.
그와같은 시기의 작품인 <지도>에서도 그는 '오늘 펴보이는 이 지도에는 / 조선과 인도가 왜 이리 많으냐?'(4연) 는 싯구가 보인다. 김영랑같은 유미주의 시인이 <독을 차고>란 시에서 '내 가슴에 독을 찬지 오래로다 / 아직 아무도 해한 일 없는 새로 뽑은 독' (서두) 이라고 노래하게 되는 것도 같은 무렵이다.
질식할 듯한 민족적 현실이 시인들의 예리한 안테나에 와서 신음하고 통곡하는 계절이었던 것이다. 이 시는 서정성이 빈약한 반면, 의지만이 드러난 저항적인 피의 기록이 되고 있다.
주제는 '안식을 줄 수 있는 전원에의 동경'이라고 해야 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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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관님의 댓글
내 가슴에 독(毒)*을 찬 지 오래로다.
아직 아무도 해(害)한 일 없는 새로 뽑은 독
벗은 그 무서운 독 그만 흩어버리라 한다.
나는 그 독이 선뜻 벗도 해할지 모른다 위협하고, /(벗과의 대화)
독 안 차고 살어도 머지 않아 너 나 마주 가버리면
억만 세대(億萬世代)가 그 뒤로 잠자코 흘러가고
나중에 땅덩이 모지라져 모래알이 될 것임을
'허무(虛無)한듸!' 독은 차서 무엇하느냐고? /(벗의 충고)
아! 내 세상에 태어났음을 원망 않고 보낸
어느 하루가 있었던가, '허무한듸!' 허나
앞뒤로 덤비는 이리 승냥이 바야흐로 내 마음을 노리매
내 산 채 짐승의 밥이 되어 찢기우고 할퀴우라 내맡긴 신세임을 /(독을 찬 배경)
나는 독을 차고 선선히 가리라
막음 날* 내 외로운 혼(魂) 건지기 위하여./ (나의 결의)
* 독 : '독'은 죽음과 맛닿아 있는 이미지로서, 내면의 순결을 지키고자 하는 시적 자아의 극단적인 의지를 상징하는 것이자, 그와 같은 순결과 맞서는 허무적 태도와의 대결의식을 내포하고 있는 제재이다.
* 이리 승냥이 : 시적 자아의 내면적 순결을 위협하는 현실 속에서의 부정적 세력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이미지
* 선선히 : 원래 성질이 시원스럽고 쾌활함을 가리키는 부사, 그러나 이 시의 맥락에서는 흔들리지 않는 의연한 의지를 드러내기 위한 사용되었다고 할 수 있다.
* 막음날: 삶의 마지막 날
● key point
30년대 말은 일제가 단말마(斷末魔)의 발악을 하던 때다. 우리에게서 국어를 빼앗고, 심지어 일본식 성명까지 강요하게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시인은 아름다운 노래만을 부를 수가 없었을 것이다. 이 시는 그러한 상황에서 작가가 순수 서정의 세계에서 나와 현실 상황과 대결하는 자세를 시화(詩化)한 것으로 보인다.
● 이해와 감상
이 시는 일제 강점기라는 극한 현실에서 허무적 태도를 극복하고 끝까지 자신의 영혼을 지키려는 강한 삶의 의지를 드러낸 작품이다. '독'은 부정적인 현실에 대한 대결 의지 또는 죽음을 각오한 삶의 의지를 상징한다. 화자의 결연한 의지는 삶의 허무를 극복한 것이기에 더욱 강렬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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