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은 지적 업적에 수여되는 상들 가운데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상으로 널리 인정받고 있다. 노벨상은 과학자들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에게까지 그 이름이 알려진 몇 안 되는 상들 중 하나이기도 하다.
노벨상은 스웨덴의 발명가이자 실업가인 알프레드 노벨이 증여한 기금에서 출발했다. 그는 1895년 자신이 헌납하는 재산으로 5개 부문의 상을 정해 '지난해 인류에 가장 큰 공헌을 한 사람들'에게 매년 수여하라는 내용을 유언장에 명기했다. 이런 그의 유언에 따라 노벨 물리학상, 화학상, 생리학·의학상, 문학상, 평화상이 제정되었다. 최초의 노벨상 수상식은 노벨이 사망한 지 5년째인 1901년 12월 10일에 행해졌다. 일반적으로 노벨 경제학상으로 알려져 있는 알프레드 노벨을 기념하는 경제학상은 1968년 스웨덴 리크스방크에 의해 제정되어 그 이듬해인 1969년부터 수여되기 시작했다.
노벨 재단은 1896년 12월 10일 노벨이 사망한 후 그의 유언 내용을 집행하는 한편 그가 남긴 재산을 관리하기 위해 설립되었다. 유언장에서 노벨은 상을 수여하는 기관으로 4개의 기관(3개는 스웨덴에, 나머지 하나는 노르웨이에 있음)을 지목했다. 그 가운데 스톡홀름의 스웨덴 왕립 과학 아카데미는 물리학상, 화학상, 경제학상을 수여한다. 그 외 생리학·의학상은 카롤린스카 의학연구소에서, 문학상은 스웨덴 아카데미에서, 평화상은 오슬로에 있는 노르웨이 노벨 위원회에서 수여한다.
- 노벨경제학상: 사전트·심슨 교수
올해 노벨 경제학상은 거시경제적 성장에 있어서의 정부 정책과 중앙은행의 역할에 대한 이론화를 수행한 미국의 두 경제학자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10일 거시경제의 인과관계에 관한 실증적 연구에 두각을 보인 미국의 토마스 사전트 뉴욕대 교수와 크리스토퍼 심스 프린스턴대 교수 등 2명을 올해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노벨위원회는 경제정책과 국내총생산(GDP), 인플레이션, 고용, 투자 등 서로 다른 다양한 거시경제 변수들의 인과관계를 설명하는 방법을 개발한 공로를 인정해 이들을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각기 금리변화와 정부 정책이 GDP나 인플레이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중앙은행이 인플레 목표치를 변경하거나 정부가 재정균형 목표를 조정한 이후 어떤 일이 발생하는지와 같은 문제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는 방법론을 개발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사전트 교수는 지난 60-70년대 ‘합리적 기대이론’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은 앞으로 일어날 것이라고 합리적으로 예측하는 것에 기초하여 선택을 하며, 따라서 그같은 예측들은 결과에 영향을 미친다는 경제 이론을 만들어냈다.
- 노벨 화학상: 이스라엘 셰흐트만 교수
올해 노벨 화학상은 요리용 프라이팬이나 자동차의 디젤엔진 등 강한 합금 소재로 많이 연구되는 준결정(準結晶)을 처음 발견한 공로로 이스라엘 테크니온 공대의 다니엘 셰흐트만(70) 교수에게 돌아갔다.
스웨덴왕립과학아카데미 노벨상위원회는 5일 “셰흐트만 교수가 준결정(Quasicrystal) 연구를 통해 고체 물질에 대한 이해를 근본적으로 바꿔 놨다”며 수상자 선정 이유를 밝혔다.
일반적으로 결정(crystal)은 다이아몬드나 소금처럼 같은 구조가 무한히 반복되는 고체 구조를 뜻한다. 반면 준결정은 결정처럼 질서정연해 보이지만 동일 단위가 반복되지 않는 구조를 말한다. 결정은 원자 배열의 규칙성 때문에 그 방향으로 적당한 힘이 가해지면 깨지기 쉽다. 하지만 준결정 구조는 결정을 이루는 공간 사이가 더 촘촘하게 채워져 물질의 구조를 단단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셰흐트만 교수는 1982년 4월 투과전자현미경을 이용해 알루미늄-망간 합금에서 이런 준결정의 존재를 처음 확인했다. 과학자들은 이후 다른 종류의 준결정들을 실험실에서 발견했고, 러시아에서는 자연상태의 준결정 광물이 채취되기도 했다.
현재 음식물이 눌어붙지 않는 프라이팬에도 준결정이 쓰인다. 준결정 형태 물질을 프라이팬에 입히면 음식물이 프라이팬의 철판에 달라붙지 못하도록 방해한다. 또 준결정을 철에 사용하면 내구성이 매우 강화된다. 때문에 골프채, 자동차 디젤엔진 등을 만드는 소재로 연구되고 있다.
- 노벨물리학상: 솔 펄머터, 브라이언 슈밋, ,애덤 리스
올해 노벨 물리학상은 초신성(超新星)을 관측해 우주의 가속 팽창(accelerating expansion) 원리를 발견한 3명의 우주물리학자에게 돌아갔다.
우주 탄생은 지금부터 137억년 전 대폭발(빅뱅)이 일어나면서 시작됐다고 천체물리학자들은 추정한다. 1920년대 이후 과학자들은 우주가 팽창한다는 걸 알게 됐다.
하지만 이들은 시간이 흐를수록 팽창 속도는 느려진다고 믿었다. 이를 뒤집는 연구 결과가 이번 3명의 수상자에게서 나왔다. 펄머터 교수는 88년부터, 슈밋·리스 교수는 94년에 별도 팀을 구성해 우주의 팽창 속도를 연구했다.
이들이 우주 팽창 속도를 측정하는 도구로 삼은 대상이 초신성이었다. ‘슈퍼노바’로 불리는 초신성은 진화의 마지막 단계에 이른 별(항성)이 폭발하면서 생기는 엄청난 에너지를 순간적으로 방출해 밝기가 평소의 수억배에 이르렀다가 서서히 낮아진다.
그런데 연구진이 지구에서 멀리 떨어진 50개 이상의 초신성을 대상으로 20여 차례 폭발 현상을 관찰한 결과 이들 초신성의 밝기가 예상보다 점점 어두워진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배가 등대에서 멀어질 때 속력에 비례해 밝기는 어두워진다. 마찬가지로 초신성의 밝기가 예상보다 어둡다는 의미는 우주 팽창의 속도가 그만큼 빠르다는 의미다.
- 노벨평화상: 리프·보위·카르만
2011년 노벨평화상이 여성의 인권과 민주화를 위해 평생을 바친 여성 운동가 3인에게 돌아갔다.
노벨상위원회는 7일 "엘런 존슨설리프 라이베리아 대통령과 인권운동가 리머 보위, 예멘의 민주화 운동가 타우왁쿨 카르만 등 3명을 올해 노벨평화상 공동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노벨상위원회는 "이들은 여성의 안전과 인권을 위한 비폭력 항쟁을 주도해 국제 평화에 기여했다"고 수상 이유를 밝혔다.
2006년 대통령으로 취임한 존슨설리프 라이베리아 대통령은 1989년부터 2003년까지 장기간 내전의 아픔을 겪었던 라이베리아를 재건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리머 보위는 라이베리아 여성의 참정권을 확립하는 데 기여해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타우왁쿨 카르만은 예멘 민주화 운동과 여성 인권운동을 주도했다.
- 노벨 생리학상: 루스 보이틀러, 율레스 호프만, 랠프 슈타인먼
1996년에 이어 15년 만에 면역학 분야에서 또다시 노벨 생리의학생 수상자가 탄생했다.
스웨덴 카롤린스카의대 노벨위원회는 3일(현지시간)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면역시스템 연구 전문가인 브루스 보이틀러(53ㆍ미국), 율레스 호프만(70ㆍ룩셈부르크), 랠프 슈타인먼(68ㆍ캐나다) 등 3명을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노벨위원회는 "이들은 면역체계 활성화를 위한 핵심 원칙들을 발견함으로써 면역체계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혁신시켰다"고 선정 배경을 설명했다.
보이틀러와 호프만은 외부에서 침입한 병원체를 인식하는 수용체를 발견하고, 이 수용체에 의해 시작되는 초기 면역반응(선천적 면역반응)을 규명했다. 슈타인먼은 후천적 면역을 활성화하는 새로운 유형의 면역세포를 발견하고 이를 `수지상세포`라고 명명했으며, 후천적 면역의 작용 과정을 밝혀냈다.
수지상세포는 림프계 조직을 비롯해 각 조직 세포간극에서 나뭇가지 모양으로 존재하는 세포로 항원(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나 세균)을 찾아내는 파수꾼 역할을 한다.
노벨위원회는 이들이 선천성 면역과 후천적 면역의 작용 기전을 규명함으로써 감염질환, 암, 염증질환의 예방과 치료제 개발에 새 장이 열렸다고 평가했다.
- 노벨 문학상: 스웨덴 시인 토마스 트란스트뢰메르
올해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스웨덴의 시인 토마스 트란스트뢰메르가 선정됐다.
스웨덴 한림원은 지난 6일 "그의 작품이 간결하면서도 투명한 이미지를 통해 현실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했다"며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발표했다.
스웨덴 시인 토마스 트란스트로메르는 스웨덴의 '국민시인'으로 불린다.
1954년 13세에 첫 시집 '17dikter'(17편의 시)을 발간한 그의 대표작으로는 1966년 작품 '창문과 돌(Windows and Stones)', 1974년 작품 '발틱(Baltics)' 등이 있다.
트란스트로메르의 초기 작품은 전통 스웨덴 자연 시에 가까웠으나 이후 개방적인 자신만의 시 세계를 보였다. 인간 마음의 신비에 대한 초현실주의적인 작품을 집필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스칸디나비아가 배출한 위대한 작가들 중 한 명으로 찬사를 받고 있다.
그가 쓴 대부분의 시는 각운이 자유로운 게 특징이며 각운이 없는 무운시를 써 실험적이라는 평을 듣기도 했다.
그는 1931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태어나고 자랐으며 어린 시절 음악과 그림에 관심이 많았고 탐험가를 꿈꾼 적도 있다.
라틴 학교에서 수학한 그는 1956년 스톡홀름 대학에서 심리학으로 학위를 받은 이후 대학의 심리기관에서 심리학자로 일했다. 그 이유인지 그의 작품 속엔 철학적인 통찰력과 난해한 해석을 요하는 현혹적인 이미지가 많다.
그는 또 페트라르카 문학상, 보니어 시 상, 노이슈타트 국제 문학상 등 세계적인 문학상을 다수 수상한 바 있다.
이번 트란스트로메르의 수상으로 노벨문학상은 1996년 폴란드 시인 비슬라바 쉼보르스카(88) 이후 15년 만에 시인 수상자를 배출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