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보(林步) 시인 강연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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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문학광장(6월22일 오후3시)/ 문학의 집
"내 문학의 뿌리와 작품세계"
*시인은 많으나 시를 읽는 독자는 적다. 서울의 대형서점에서 시집코너가 사라지고 있다. 이유는 시집을 찾는 독자가 없기 때문이다. 독자가 외면하는 사회는 시가 사라질 것이다.
*왜 독자에게 시가 외면당할까? 시가 재미없기 때문이다. 자유시(自由詩)로 말미암은 것이다. 정형시(定型詩)란 틀에서 벗어난 것은 좋은데, 자유롭게, 아무렇게 창작해도 괜찮다는 의식으로 무책임하게 시를 난발해버린 결과를 낳았다. 너무 자유롭다보니 제멋대로 시를 창작하는 이상한 글이 되어버렸다.
시는 자기 멋대로 쓰는 것이 아니다. 시적 생각, 언어의 선택, 음률, 미(美)의 압축 등의 조건이 따른다. 자유시는 형식의 틀만 없을 뿐이지, 가장 알맞은 시어(詩語), 표현을 선택하기 위해서 고통이 따라야 한다. 그러므로 자유시(自由詩)가 아닌 비정형시(非定形詩)인 것이다.
*시의 음률(音律)은 산문과 구분되는 절대적 조건이다. 행(行)을 나누면 음률(音律)이 담기게 된다. 행은 리듬을 싣는다. 행을 길게 하면 유장(悠長)한 음률(音律)이 된다. 시에 그림자처럼 따라 다니는 숙명적 조건이 음률(音律)이다. 독자는 리듬 때문에 감동해서 시를 읽는다. 리듬은 시의 내용을 전달하는 도구요, 가슴을 울리는 요소이다.
*독자층과의 소통(疏通)을 무시한 독선적인 작가가 문제이다. 독자에게 전달이 안 되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작품이 독자에게 전달이 되어야 의미가 있다. 대상을 모방하거나 대상에 얽매이지 않고, 구속이나 속박에서 해방되어, 사물의 이미지만을 추구하는 초현실주의 미술처럼, 머릿속에 떠오르는 데로 시를 쓰는 형식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들은 논리나 문법을 무시한 채, 의미나 행의 연결도 무시한 채 내면세계의 진실을 작품화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이러한 무의미론(無意味論)=비구상화(非具象畵)를 추구하는 대표적 인물이 김수영, 김춘수 시인이다. 이러한 존재의 의미가 없는 형식은 독자에게 시에 대한 흥미를 잃게 해버렸다.
*시인은 미(美)를 창조하는 근원적 원칙을 지켜가야 하기에 미의식(美意識)에 민감해야 한다. 아름다운 창조활동에 도전해야만 예술반열에 오를 수 있다. 비판, 투쟁, 저항, 반항 등 참여문학(參與文學)이 오늘날에 당면한 시의 위기를 가져왔고 소멸의 고비까지 이르게 한 셈이다. 시로 표현될 때는 미(美)로 표현돼야만 하는 미적장치(美的裝置)가 있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시는 감동성(感動性)이 떨어지고 저속해 진다. 감동성을 회복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이다.
* 시에는 의미, 의도가 담겨 있다. 시인에게는 목적의식이 있어 그 욕망을 성취하고 싶어 한다. 그 욕망이 돈을 벌겠다거나 출세하겠다거나 지배자의 자리에 오르겠다는 세속적 욕망과는 다르다. 진선미(眞善美)를 추구하는 승화(昇華)된 욕망이다. 맑고 깨끗한, 지조와 절개가 있는, 친자연적(親自然的)인 선비정신이야 말로 이상적(理想的) 시정신(詩精神)으로 여겨진다. 이런 시 정신을 되살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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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관님의 댓글
사실 요즈음 철학이 인기가 없듯이, 시 또한 대중들의 관심권에서 멀어진 것이 사실일것으로 압니다.
저는 그 원인까지는 모르겠고, 시와 철학을 멀리하는 삶이 결코 바람직하지는 않겠다는 생각 정도 입니다.
비슷한 이유로 종교도 점점 멀리하는 세태가 아닌가 생각 되고요.
참, 황량한 정신세계라는 느낌 입니다.
그래도 이곳에서는 시인이, 철학하는 사람이, 종교적 심성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는 점에서 다행으로 여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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