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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성 101주년, 대동강의 비극 ---김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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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성 101주년, 대동강의 비극

김진
논설위원·정치전문기자

 

오늘은 김일성 탄생 101주년이다. 그는 학력(중2 수료)이 짧고 호전적이며 비정한 성격이었다. 1945년 그 대신 다른 공산주의자가 북한 지도자가 됐다면 어떻게 됐을까. 그가 적화(赤化) 남침을 하지 않고, 개인숭배 광신을 혐오하고, 덩샤오핑처럼 개혁·개방을 했다면 한반도는 지금 어찌 됐을까. 89년 베를린 장벽이 무너졌을 때 38선 국경도 같이 무너졌을 것이다. 아니 그보다 일찍 통일이 됐을 수도 있다. 통일 한국은 독일보다 더 잘살고 있을지 모른다.

 인류 역사에서 한민족은 빛과 그늘의 신기록을 세우고 있다. 왕조·근대·현대를 통틀어 국경을 맞댄 나라 중에서 한반도만큼 양극화가 심한 경우는 없다. 남한 국민총생산(GDP)은 북한 40배다. 1인당 소득은 20배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졌을 때 서독 1인당 소득은 동독의 3배에 불과했다. 바다를 사이에 둔 미국과 쿠바는 9배 정도다. 삼성전자 1년 영업이익은 300억 달러다. 이 돈이면 북한 경제를 두 번 재건할 수 있다.

 가장 충격적인 양극화는 신체조건이다. 남한 19~24세 청년 평균신장은 1m74㎝다. 그런데 북한 20세는 1m64㎝다. 남한 청소년은 이탈리아와 같고 중국·일본보다 크다. 북한은 인도네시아·베트남·필리핀 수준이다. 고구려인은 신라·백제보다 컸다. 그런 민족이 제대로 못 먹어서 인종 자체가 후퇴해버린 것이다. 북한 청소년은 점점 더 쪼그라들고 있다. 북한 군대 신장 하한선은 다시 줄어 지금 1m42㎝다. 남한은 1m59㎝ 다. 백병전을 하면 북한은 남한의 상대가 되질 않는다.

 크고 건강한 남한 젊은이들은 세계에 우뚝 서고 있다. 박세리·박태환·김연아에다 이상화·모태범·류현진이 있지만 더 기적적인 것은 이승훈이라고 한다. 그는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남자 1만m에서 우승했다. 이상화·모태범이 석권하고 있는 500m 는 순발력이 중요해 동양인도 해볼 만한 종목이다. 반면 1만m는 체격과 체력이 좌우해 유럽의 독무대였다. 이 종목에서 아시아인이 우승한 건 전례도 없고 신화적인 일이라고 빙상 전문가들은 말한다. 청소년 키가 유럽과 같고 이승훈 같은 괴물이 나오는 건 모두 경제개발로 잘 먹었기 때문이다.
 북한의 어떤 젊은이는 아예 강제수용소에서 태어나고 자란다. 탈출하려는 부모를 고발하기도 한다. 북한 청년은 군대에 가도 배를 곯는다. 2011년 철원 지역에서 넘어온 북한 병사는 1m54㎝였다. 1999년 금강산에 갔을 때 나는 소년병을 보았다. 같은 또래 남한 소년보다 10㎝는 작아 보였다. 권총을 찬 가죽띠가 축 늘어져 있었다. 병사는 무표정한 얼굴로 관광객을 쳐다보았다. 북한의 젊은 꽃들은 그렇게 일찍 시들고 있다.

 김일성·김정일·김정은 3대 세습권력은 68년을 이어가고 있다. 이것도 역사에서 찾아볼 수 없는 음지의 기록이다. 쿠바 카스트로 형제는 54년이다. 리비아 카다피는 42년 만에 죽었다. 김씨 자신들은 대대로 맛있는 음식을 배불리 먹으면서 인민은 항상 부족하게 먹였다. 북한은 매년 평균 식량 50만t이 부족하다. 1억 달러면 옥수수 50만t을 살 수 있다. 북한 정권은 그런 돈 수십억 달러를 핵·미사일로 날렸다.

 김정은은 체격과 영양상태가 좋다. 부인 이설주도 마찬가지다. 그들의 통통하고 매끄러운 얼굴에서 나는 야윈 유령들을 본다. 왜소하고 메마르고 거친 피부를 가진 농민·노동자·병사들을 본다. 하늘은 1912년 북한에 김일성을 주었고, 1917년 남한에 박정희를 주었다. 박정희는 한강의 기적을 낳았고 김일성은 대동강의 비극을 만들어놓았다. 한민족은 이제 어둠의 역사를 끝내고 ‘대동강의 기적’을 만들어야 한다. 박정희의 딸은 이 일을 할 수 있을까. 김일성의 손자를 개조시켜 민족사의 과업을 해낼 수 있을 것인가.

김진 논설위원·정치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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