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날(릴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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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날 ★
-라이너 마리아 릴케-
주여, 때가 왔습니다. 여름은 참으로 길었습니다.
해시계 위에 당신의 그림자를 얹으십시오.
들에다 많은 바람을 놓으십시오.
마지막 과실들을 익게 하시고
이틀만 더 남국의 햇볕을 주시어
그들을 완성시켜, 마지막 단맛이
짙은 포도주 속에 스미게 하십시오.
지금 집이 없는 사람은 이제 집을 짓지 않습니다.
지금 고독한 사람은 이 후도 오래 고독하게 살아
잠자지 않고, 읽고, 그리고 긴 편지를 쓸 것입니다.
바람에 불려 나뭇잎이 날릴 때, 불안한 마음
이리저리 가로수 길을 헤맬 것입니다.
☆ 완연한 가을입니다. ‘장미의 시인’ 릴케의 ‘가을날’이 어울리는, 하늬바람 솔솔 부는 가을입니다.
이 나무, 저 나무로 불며 잎들에게 생기를 북돋아주는 가을 바람처럼, 살랑살랑, 파란 희망과 사랑이 퍼져가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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