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 인용

어느 실버의 기도

컨텐츠 정보

본문

어느 실버의 기도


제가 정말로 늙어

지하철을 공짜로 타는 나이가 되었습니다.


이 나이를 먹도록 뭐했나 싶기도 하구요

내가 싫어하던 늙은이 행세를

내가 모르는 사이에 하지나 않을까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요즈음은 갑자기 잠도 잘 오지 않고

정신이 몽롱하기도 하고

깜짝,깜짝 놀래기도 하고

멍 하니 하늘을 바라보기도 합니다.


살아 오면서 아주 싫어하던 늙은이 짓을

나도 모르는 사이에 하게 될까봐

걱정이 많습니다.


하나님 !

저로 하여금 말 많은 늙은이가 되지 않게 하시고

특히 아무때나 무엇에나 한 마디 해야 한다고 나서는

치명적인 버릇에 걸리지 않게 하소서.


모든 사람의 삶을 바로잡아 보고자 하는

열망으로 부터 벗어나게 하소서.

저를 사려 깊으나 시무룩한 사람이

되지 않게 하시고

젊었을때 처럼

여유있고 유머가 있게 하소서.


남에게 도움을 주되

참견하기를 좋아하는 그런 사람이

되지 않게 하소서.


제가 가진 크나큰 지혜의 창고를

모두다 이용하지 못하는 건

참으로 애석한 일이지만 저도

결국엔 친구가 몇명은 남아 있어야 하겠지요


끝 없이 이 얘기 저 얘기 떠들지 않고

곧장 요점으로 날아가는 날개를 주소서.


내 팔다리,머리,허리의 고통에 대해서는

아예 입을 막아 주소서.

내 신체의 고통은 해마다 늘어나고

그것들에 대하여 위로 받고 싶은 마음은

나날이 커지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아픔에 대한 예기를

기꺼이 들어줄 은혜야 어찌 바라겠습니까 만

적어도 인내심을 갖고

참을 수 있도록 도와 주소서.


제 기억력을 좋게 해 주십사고

감히 청할순 없사오나

제게 겸손된 마음을 주시어

제 기억이 다른 사람의 기억과 부딧칠 때

혹시나 하는 마음이 조금이나마 들게 하소서.

나도 가끔 틀릴 수 있다는

영광된 가르침을 주소서.


적당히 착하게 해 주소서

저는 성인까지 되고싶지 않지만

어떤 성인들은 더불어 살기가 너무 어려우니까요

그렇더라도 심술궂은 늙은이는

그저 마귀의 자랑거리가 될 뿐이라는걸

잊지말게 하소서.


제가 눈이 점점 어두워지는 건 어쩔 수 없겠지만

저로 하여금 뜻하지 않은 곳에서 선한 것을 보고

뜻밖의 사람에게서 좋은 재능을

빨리 발견하는 능력을 주소서.

그리고 그들에게 그것을 선뜻

바르게 말해줄 수 있는 아름다운 마음을 주소서.


저로 하여금 곱게 늙기를 힘쓰는

늙은이가 되게 하시고

하나님께서 지금까지 부어주신 넘치는

은혜와 사랑을 이 나라와 겨례에게 몇 배로

돌려주고 하나님 품으로 돌아가게 하옵소서.


젊은이나 늙은이나 어린이에게

사랑을 나누어 주고 사랑을 받는

그런 늙은이로 나머지 삶을 살아가게

나머지 걸음을 이끄시옵소서.


하나님 ! 감사합니다.

미사봉말글샘터-설교 법문 기도-중에서

관련자료

댓글 5

유노숙님의 댓글

참으로 의미 있고 ..우리들에게 맞는 글입니다.
저렇게 늙어 가는 마음이 여유롭다면 벌써 저위의 박가는 성공한
인생인것 같습니다.

황의덕님의 댓글

위 글을 읽고 느낀점은 이제 나도 또한 같은 신세인가 합니다 나로 하여금 말많은 늙은이가와

망년을 떠는 그런 자가 아니고 주관을 갖고 항상 겸손한 내가되도록 지켜주시옵소서 합니다

성호갑님의 댓글

존경하고 사랑하는 아우님 글 접하니 나를 돌아보게 됩니다.
나는 어떻게 살아왔던가. 어디쯤 와있는가 어떻게 살아갈것인가.이제 좀더 해탈의 자리에서
모든것을 버리는 연습으로 생의 알곡을 광주리에 담아보려네..................

박순철님의 댓글

나는 길이가 엄청나게 긴 글은 끝까지 읽는 인내심이 부족합니다.
그래서 위의 글도 읽기가 어려웠어요.
이젠 늙은이가 되어가는 모양입니다.

"지공선사"가 되는 건 돈이 남아서 좋지만
나이 먹는 건 확실히 싫은데....

육체적으로 조금씩 신호가 오는 것 같아요.
그래도 이겨서 백수(白壽)도, 백수(百壽)도 다같이 해봅시다.
절대로 백수(白手)로 끝나지 맙시다.

이존형님의 댓글

어제가 옛말이어라! 달음질하는 하루의 시간이 야속 하더라!
느티나무의 자람과 같이 나도 육십이 넘은 나이테 두르고서
실버들의 행렬에서 지나간 청춘을 아쉬워 할 줄이야 내 미처 몰랐구려!
버리고 올 것을 무겁게 지고 왔는지 어깨에 내려지는 중압감이
의연하던 청춘의 때와는 다른 무게이구려!
기진맥진을 하여도 아니 가면 아니 되는 이 길을 오늘도 쉼터 없이 가야만하네!
도중에서 돌아서지 아니하고 따라온 그 정성이 가엽다고 실버의 기도를 이루어 주시겠지요!




가정회 은행계좌

신한은행

100-036-411854

한국1800축복가정회

알림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