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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을 가까이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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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을 가까이 하라 ♤

서산에 해 기울어 산그늘이 내릴 무렵
훨훨 벗어부치고 맨발로 채소밭에 들어가
김 매는 일이 요즘 오두막의 해질녘 일과이다.
맨발로 밭흙을 밟는 그 감촉을 무엇에 비기랴.
흙을 가까이 하는 것은
살아 있는 우주의 기운을 받아들이는 일이다.

흙을 가까이 하라.
흙에서 생명의 싹이 움튼다.
흙을 가까이 하라.
나약하고 관념적인 도시의 사막에서
벗어날 수 있다.
흙을 가까이 해야
삶의 뿌리를 든든한 대지에 내릴 수 있다.

우리에게 대지는 영원한 모성
흙에서 음식물을 길러 내고
그 위에다 집을 짓는다.
그 위를 직립 보행하면서 살다가
마침내는 그 흙에 누워 삭아지고 마는 것이
우리들 삶의 방식이다.

흙은 우리들 생명의 젖줄일 뿐 아니라
우리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 준다..
씨앗을 뿌리면 움이 트고
잎과 가지가 펼쳐져 거기 꽃과 열매가 맺힌다.
생명의 발아 현상을 통해
불가사적인 영역에도 눈을 뜨게 한다.

그렇기 때문에 흙을 가까이 하면
흙의 덕을 배워 순박하고 겸허해지며
믿고 기다릴 줄을 안다.
흙에는 거짓이 없고
추월과 무질서도 없다.

시멘트와 철근과 아스팔트에서는
생명이 움틀 수 없다.
비가 내리는 자연의 소리마저
도시는 거부한다.
그러나 흙은 비를 그 소리를 받아들인다.
흙에 내리는 빗소리를 듣고 있으면
인간의 마음은 고향에 돌아온 것처럼
정결해지고 평온해진다.

어디 그뿐인가
구두와 양말을 벗어버리고
일구어 놓은 밭흙을 맨발로 접촉해 보라.
그리고 흙냄새를 맡아 보라.
그것은 순수한 생의 기쁨이 될 것이다.

(법정·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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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6

이존형님의 댓글

흙이란 생명의 싹이 트는 근본입니다.

흙을 가까이 함은 내 생명의 연장을 위해서
흙과 친해지려고 누구나가 노력하면서

끝내는 흙과 더불어 영원의 세계로 가는 것이
세상사 모든 이치입니다.

우리들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서는 먼저
흙에다 씨를 뿌려야 합니다.

씨를 뿌리지 않은 자는 거두어들일 자격이
없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착한 마음의 씨를 뿌리면 그는 마침내 큰 복을 얻게 될 것이고,
나쁜 마음의 씨를 뿌리면 그는 마침내 큰 화를 얻게 될 것이며

씨를 뿌리지 않으면 열매를 거둘 수가 없듯이

언제나 어디서나 씨를 뿌리는 마음이 곧으면 스스로
행복의 길을 찾아가는 것일 겁니다.

그리하여 흙에서 살고 죽어서 흙으로 돌아갈망정
이 땅에서 흙의 이치를 따라 평화를 향해서

사랑의 씨앗에 홀씨가 되어 지고, 어디서나 열매 맺는
삶이 절대 필요할 때이라고 감히 소상호 시인님의
명성과 덕망에 편승하여 한마디 떠들어봄을
무한한 영광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박순철님의 댓글

후목님의 작품인 줄 알고 "이상하다. 작품의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하고
중얼거리는데 끝에 법정스님이 앉아 계시네.

속은 건가????

김명렬님의 댓글

참으로 좋은 시 입니다.
요사이 흙이 너무신비롭고 귀함을 많이 느끼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내가사는곳에서 얼마가지 않으면 성북동에 길상사가 있는데,
법정스님에대한 유명한 예기와 흔적이 많이 남이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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