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 경내 --- 황종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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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찰 경내
적막함이었다. 어릴 적 어머니를 따라서 갔던 절집의 고요는 마음을 관류했다. 지금도 심우도 등 탱화를 보노라면 안심입명을 느낀다. 아카시아꽃 흐드러지게 피는 봄날의 부처님오신날, 연분홍 상사화가 고개를 내민 여름, 맑고 높은 하늘에 왈칵 눈물이라도 날 것 같은 가을, 순백의 풍경에 가슴까지 시린 겨울 등 계절을 가리지 않는다. 더 있다. 불교 사찰은 우리에게 미소를 띠게 한다. 서구인이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국보 제83호) 같은 한국 불상에서 행복한 미소의 전형을 보고 있다고 말할 정도다.
그렇다. 사찰은 고요와 미소라는 아름다움의 상징처라고 하겠다. 욕심부리고 성질내며 어리석은 탐진치 삼독(三毒)을 멀리할 수밖에 없다. “부족한 것은 소리를 낸다/ 그러나 가득 차면 조용해진다/ 어리석은 자는 물이 반쯤 남은 물병 같고/ 지혜로운 이는 눈물이 가득 담긴 연못 같다”는 불교 경전 수타니파타의 가르침을 따르는 일이다. 한데 삼독 제어가 안 되면 어찌하나. 수행이 길이다. 고승대덕들이 은산철벽(銀山鐵壁)을 꿰뚫고도 남을 묵언의 정신력으로 화두를 참구해 남긴 그 지혜를 본받아야 한다.
때 아니게 요즘 사찰 경내의 고요함이 도전받고 있다. 대한불교조계종 스님 1500여명이 그제 경남 양산 통도사에 모여 사찰지를 자연공원에서 제외해줄 것을 정부에 촉구하는 집회를 가졌다.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산문 폐쇄’까지 하겠다는 결의를 다졌다. 1968년 이후 사찰 소유 땅이 자연공원법에 묶여 소유권과 이용권을 침해당했다며 해제를 요구하고 있다. 환경부는 2억평에 가까운 사찰지를 섣불리 해제하면 난개발 등 부작용이 예상돼 자연공원 정책의 근간이 훼손당할 수 있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불교계는 지난해 8월 ‘헌법파괴·종교차별 규탄 범불교도대회’를 여는 등 현 정부에 분노의 심사를 내비친 바 있다. 올여름에도 하안거 기간이지만 정부를 향한 불편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당국이 깊이 헤아려 타당한 내용은 개선해야 한다. 그나저나 마음은 언짢다. 부처를 닮은 불제자의 미소와 경내의 고요함이 흔들렸기에 하는 말이다. 사찰지 해제 시 무소유의 청빈함도 되새겨야 하고!
황종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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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사찰은 고요와 미소라는 아름다움의 상징처라고 하겠다. 욕심부리고 성질내며 어리석은 탐진치 삼독(三毒)을 멀리할 수밖에 없다. “부족한 것은 소리를 낸다/ 그러나 가득 차면 조용해진다/ 어리석은 자는 물이 반쯤 남은 물병 같고/ 지혜로운 이는 눈물이 가득 담긴 연못 같다”는 불교 경전 수타니파타의 가르침을 따르는 일이다. 한데 삼독 제어가 안 되면 어찌하나. 수행이 길이다. 고승대덕들이 은산철벽(銀山鐵壁)을 꿰뚫고도 남을 묵언의 정신력으로 화두를 참구해 남긴 그 지혜를 본받아야 한다.
때 아니게 요즘 사찰 경내의 고요함이 도전받고 있다. 대한불교조계종 스님 1500여명이 그제 경남 양산 통도사에 모여 사찰지를 자연공원에서 제외해줄 것을 정부에 촉구하는 집회를 가졌다.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산문 폐쇄’까지 하겠다는 결의를 다졌다. 1968년 이후 사찰 소유 땅이 자연공원법에 묶여 소유권과 이용권을 침해당했다며 해제를 요구하고 있다. 환경부는 2억평에 가까운 사찰지를 섣불리 해제하면 난개발 등 부작용이 예상돼 자연공원 정책의 근간이 훼손당할 수 있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불교계는 지난해 8월 ‘헌법파괴·종교차별 규탄 범불교도대회’를 여는 등 현 정부에 분노의 심사를 내비친 바 있다. 올여름에도 하안거 기간이지만 정부를 향한 불편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당국이 깊이 헤아려 타당한 내용은 개선해야 한다. 그나저나 마음은 언짢다. 부처를 닮은 불제자의 미소와 경내의 고요함이 흔들렸기에 하는 말이다. 사찰지 해제 시 무소유의 청빈함도 되새겨야 하고!
황종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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