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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1회전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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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1회전이다
관련이슈 : 세계타워
  • 배연국 경제부장
    백조(Swan)는 흰 새다.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그런데 수천년간 다져진 이 통념이 한순간에 무너졌다. 17세기 호주로 건너간 영국인들이 생김새는 영락없는 백조지만 색깔이 검은 새를 발견하면서다. 백조는 흰색이란 전제에 바탕을 둔 모든 명제 역시 물거품으로 변했다. 인간의 지식이 얼마나 허약한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다.

    인간의 예측 능력을 비웃는 ‘검은 백조(Black Swan)’는 우리 삶 곳곳에서 출현한다.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 히틀러의 등장과 유대인 학살, 미국 심장부에서 터진 9·11테러…. 누가 감히 예상이나 했겠는가. 흑인을 노예로 부리던 미국 땅에서 첫 흑인 대통령이 탄생한 것도, 지구촌을 휩쓰는 세계 금융 쓰나미도 ‘검은 백조’의 전형으로 여겨진다.

    내로라하는 금융전문가 중 메릴린치의 매각과 리먼브러더스의 파산을 예측한 사람은 일찍이 없었다. 모기지와 통계학을 뒤섞어 만든 수많은 파생상품이 월가에 영원한 부를 안겨줄 거라고 믿었다. 예전 유럽인들이 백조는 무조건 희다고 철석같이 믿었던 것처럼. 우리도 예외가 아니었다. 외환위기 이후 외자 유치는 절대 선(善)이나 다름없었다. 대통령까지 나서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러 다녔을 정도였다. 달러가 바닥난 시기였으니 충분히 그럴 만한 이유도 있었다. 하지만 세월이 지나고 보니 그게 아니었다. 한꺼번에 달러가 빠져나가는 바람에 우리나라는 미국발 금융위기에 그대로 노출되고 말았다. 들여온 외화는 다시 나라 바깥으로 나갈 수 있다는 단순한 사실을 잊었던 탓이다. 생각조차 못한 일이 벌어졌으니 대책이 있을 리 만무했다. 우리보다 외자 유치에 더 열을 올렸던 아이슬란드는 나라가 거덜난 처지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나. 월가의 투자전문가이자 ‘검은 백조’의 저자인 나심 니컬러스 탈레브는 말한다. “극단적인 사건을 예외로 치부해 덮어버려서는 안 되며 오히려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 지금 아는 것에 너무 의존하지 말고 모르는 것, 반(反)지식에 초점을 맞추라는 얘기다. 남과 똑같이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달리 생각하는 역발상이 필요하다는 주문이다. 기존의 아이디어를 새로운 관점에서 해체하고 창조하는 지혜 말이다.

    광고이미지우리 사회를 한번 되돌아보자. 실로 역발상이 통하지 않는 꽉 막힌 사회가 아닌가. 조금만 생각이 달라도 이단으로 몰거나 왕따를 시킨다. 학교 교육은 한술 더 뜬다. 정답만 달달 외우면 명문대에 들어가 출세가도를 달린다. 벽돌공장에서 찍어낸 획일적인 지식으로는 ‘검은 백조’에 대처할 수 없다. 그런 곳에선 국가 발전의 동력인 창의성도 질식하게 마련이다. 세계 금융위기를 맞아 당장 침체에 빠진 경기를 살리는 일도 중요하지만 창의성과 역발상이 꽃피는 환경을 만드는 것도 그 못지않으리라고 본다.

    일전에 이명박 대통령은 언론사 경제부장과의 오찬간담회에서 “우리는 터널 속에 있고 그 끝이 아직 안 보인다”고 경제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얼마쯤 지나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여기에 해석을 보탰다. 그는 “지금의 위기는 야구로 치면 1회전이고 앞으로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했다.

    이들 두 분부터 생각을 좀 바꿔보라고 권하고 싶다. 터널은 높은 산을 가장 빨리 통과하기 위한 수단이다. 그렇다면 터널을 꼭 비관적으로만 볼 일이 아니지 않은가. ‘위험과 기회’ 두 가지 뜻이 담긴 위기의 실체를 바로 보고 잘만 활용한다면 경쟁국을 앞지를 절호의 기회가 된다는 얘기다. 또 9회가 아니라 1회전이라면 우리가 점수를 올릴 시간이 그만큼 많다는 뜻도 된다. 상대방에게 점수만 내준다는 패배감에 빠질 하등의 이유가 없다. 야구에서처럼 공수의 똑같은 기회가 우리에게 있다. 생각하기 나름이다. 우리가 힘을 모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홈런을 칠 시간은 얼마든지 있다. 아직 1회전이다.

    배연국 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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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parksinja님의 댓글

-백만장자로 태어나 거지로 죽다 -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깊이 있는 생각을 할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사람들은 대부분 이런 가능성을 현실화할 수 있는
적절한 환경을 갖추지 못하기 때문에 엄청난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 채 죽는다.
백만장자로 태어나서는 거지로
일생을 살다가 죽는 것이다.
- 스티븐 라버지의《루시드 드림》중에서 -

누구에게나 자기만의 금고(金庫)가 있습니다.
그 안에는 무한한 잠재력이라는 금은보화가 가득합니다.
하지만 그 많은 금은보화도 사용할 줄 모르면 소용없습니다.
그저 품고만 있고, 제때 제대로 써보지도 못한 채 죽으면
안타까운 일입니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자신이 이미
백만장자라는 사실을 끝내 모른 채 사는 것입니다.

"당신은 백만장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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