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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일주 여행기(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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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숨에 돌아본 제주일주

 

삼다도의 섬, 제주

돌 많고, 바람 많고, 여자가 많다 해서 삼다도(三多島)라 알려진 제주는, 도적이 없고 거지와 대문이 없다 해서 3무도라 불리기도 하지만, 볼거리, 들을 거리, 먹을거리가 풍성한 그런 곳이기도 하다.

그런 만큼 제주를 단숨에 알려한다거나, 어느 일부를 보았다고 해서 전체를 안다고 말한다면 그건 오만이며, 제주를 참으로 모르는 무식의 소치가 아닐까 싶다.

제주의 지붕이라 말하는 한라산만 해도 그렇다.

진도나 완도, 해남 땅 끝에서 보이던 한라산이 정작 제주도내에서 보이지 않는 곳이 오히려 더 많다는 것이다.

우뚝 솟아 위용을 자랑하는 한라산이건만, 가까이선 산이 안 보인다는 것은 ‘산은 멀리서 보아야 제대로 보인다.’는 말이 실감을 더해준다.

제주에 가서 마땅히 가보야 할 첫 코스는 당연히 한라산이다.

필자는 다행히 오래전 이긴 해도 한차례 한라산 등반을 마친바 있어, 체면 구기지 않고 제주에 대한 이런저런 얘기를 써볼 수 있는 알량한 자격정도는 있지 않나 생각해본다.

참고로 제주 한라산 등반코스는 다섯 군데가 있다고 한다.

1코스는 영실코스, 2코스는 어리목, 3은 성판악, 4코스는 관음사, 5는 돈네코 코스란다.

이들 코스는 각기 특색이 있어 산행의 맛도 다르고, 계절에 따라 보여주는 풍치가 전혀 이질적이라고 한다.

영실코스는 가을단풍으로 유명한곳이며, 관음사코스는 벚꽃자생지, 어리목은 겨울에 히말라야를 오르는 기분으로 가볼 수 있고, 돈네코는 진달래가 아름다운 곳이지만 인내심을 자극하는 다소 난코스라고 말한다.

제주도엔 한라산 말고도 산방산과 성산, 그리고 360여개의 오름들과 많은 숲길들이 있어 산행하는 기쁨을 누릴 수 있는 곳이 수없이 많다.

거기다 폭포며, 동굴, 아름다운 계곡들이 곳곳에 널려있다.

유적지, 기념관, 박물관도 수를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이처럼 무수한 볼거리를 일시에 다 돌아본다는 것은 어불성설(語不成說).

주마간산(走馬看山) 격이라도 좋으니, 한 바퀴 휘 돌아본다면 얼마나 좋으랴 싶었던 게 소박한 나의 꿈이었다.

 

서우봉해변과 성산일출봉

꿈꾸던 소망이 단 하루 동안에 제주를 일주하게 된 것은 전혀 예상도 못했던 일이다.

제주를 한 바퀴 돌던 날은 순전히 대중교통 일반버스와 한차례 택시를 이용했을 뿐이다.

하기야 나중에 안일이지만 제주를 한 바퀴 도는 데는 단돈 6,600원이면 가능하다.

제주를 동쪽으로 돌아 서귀포까지 가는 데에 3,300원, 다시 그곳에서 서쪽일주를 하여 제주시까지 역시 3,300원이면 되기 때문이다.

애초 성산이나 서귀포를 가보려는 생각을 아니 한건 아녔지만, 시간적 여유가 없겠다 싶어 함덕 해수욕장을 둘러보고, 그곳에서부터 제주시내로 들어오려는 계획으로 집을 나섰다.

서우봉이 있는 함덕 해수욕장은 제주시에서 조천을 지나 그리 멀지않은 곳에 있는 모래사장

해수욕장은 별로 크지 않았지만 제주시에서 가깝기 때문에 손쉽게 찾을 수 있는 해변이기에 널리 알려진 듯싶다.

그런 까닭인지 대형리조트가 있고, 먹거리 상가도 제법 잘 갖추어져 있었다.

해수욕 철을 지난 때라서 해변엔 별로 손님들이 없었지만, 상가 쪽엔 더러 서성이는 발길들이 있기도 했다.

원래 서우봉 해변은 바다였는데, 패사층이 쌓이면서 해변의 모습을 갖추었다고 한다.

이곳은 눈부신 하얀 모래밭과 에메랄드빛 바다가 잘 어우러진 풍광이 아름다운 해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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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우봉을 올라볼까 하였으나 그리 특별한 구경거리는 없고, 가벼운 산책코스정도라기에 별로 흥미를 느끼질 못하여, 제주시내 쪽으로 도보여행을 하려다 말고 성산일출봉행 버스가 있다기에, 무턱대고 거길 가보기로 결정하고 그곳으로 달렸다.

버스에서 내리니 정오쯤 되었지만 간단한 간식과 음료수를 준비하고, 곧바로 일출봉등반길에 올랐다.

성산 일출봉은 우리나라 최초로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보호지역의 하나이다.

2007년 6월, 제주가 ‘제주화산섬과 용암동굴’이라는 이름으로 우리나라 첫 번째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될 때, 3개 지구가 선정되었는바 그곳들은 한라산 천연보호구역, 거문오름 용암동굴계, 성산일출봉 응화구이다.

성산이란 분지가 자리 잡고 있는 모습이 성(城)과 흡사하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란다.

일출봉은 마치 왕관처럼 화려하게 바다위에 떠있는 신비의 분화구ㅡ

이 분화구는 동경 돌, 초관바위, 곰 바위 등 크고 작은 99개의 바위들로 둘러 싸여있는가 하면, 수많은 분화구 중에서 드물게 수중 폭발한 화신체로, 분화구 안에는 풍란, 야고, 부처손등 희귀한 각종식물들이 150여종이나 있다고 전한다.

무엇보다 성산일출봉의 백미는 정상에 올라, 아침을 열며 떠오르는 일출을 보는 장면이다.

그런 기회를 가지려면 당연히 이곳에서 하룻밤 여관신세를 져야만 가능한일.

필자는 제주에 몇 차례 다녀오긴 했어도, 일출봉등반은 초행이기에 더욱 감격이 컸다.

일출봉 해안절벽의 절경과, 푸른 초원을 지나 산을 오르는 과정에 우뚝우뚝 솟은 기암이며, 정상인 분화구에 이르러 시원하게 펼쳐지는 광경 등은 참으로 장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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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은 한 두 시간이면 족한 거리이기에, 남녀노소 누구라도 오를 수 있는 그런 코스다.

등반을 마치고 내려오니 마침 광어시식회홍보잔치가 벌어지고 있었다.

마침 점심을 먹어야할 출출했던 시간에, 맛있는 광어초밥을 음악연주와 곁들이며 꿀맛처럼 즐겼다.

그런 후 바로 근처에 있는 일출봉 동암사를 잠시 둘러보았고, 초원에서 한가로이 풀을 뜯는 말을 보기도 했다.

금년은 청마의 해,

천고마비지절에 살찐 말을 타고 초원을 한 바퀴 누비고 싶은 충동이 일기도 했지만, 기왕 여기까지 왔으니 서귀포를 한번 돌고 싶다는 생각이 앞섰다.

서귀포를 가기에 앞서 가까운 곳에 섭지코지가 있다는 유혹을 받았지만, 시간적 여유가 허락지 않았다.

성산에선 바로 눈앞에 우도가 바라보인다.

그곳 역시 눈요기로 잠시 훔쳐보고 남면을 거쳐 서귀포로 향했다.

 

이중섭거리와 천지연, 정방폭포로

서귀포에 도착하여 천지연폭포로 가는 길에 일부러 이중섭거리를 걸어보기로 했다.

이중섭은 1916년 평남 평원에서 유복한 농가의 유복자로 태어났던 천재화가로서, 담배 갑 은종이에도 그림을 그릴 정도로 그림에 미쳐 살았던 화가였지만, 안타깝게도 나이 40에 요절한 비운의 화가이기도 하다.

그는 한국 근대미술을 대표하는 서양화가의 한사람으로 그가 남긴 황소라는 작품은 무려 경매가 35억 6000만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중섭이 서귀포에 머문 것은 6,25전란 시기로서, 체류기간은 그리 길지 않았던 것 같다.

이중섭거리를 한창 걸어 내려가면 이중섭 미술관이 나온다.

여기에 이중섭의 작품은 많지 않지만, 이중섭화가와 아내 낭덕이 주고받은 편지와 박수근, 이응로화백들의 그림도 감상할 수 있다.

미술관 앞에는 이중섭이 머물렀다는 조그만 단칸방이 있고, 그 바로 아래에는 미루나무 갤러리카페가 있기도 하다.

이곳에서 작품들을 잠시 감상해 보고, 천지연폭포로 발길을 옮겼다.

천지연은 두어 차례 다녀왔던 곳인데, 금번에 다시 가보니 생소한 다리가 눈앞에 떠오른다.

이름하여 새연교.

새섬이라 불리는 초도(草島)로 연결되는 대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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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섬이란 초가지붕을 덮는 새(억새 아닌가 싶다)가 많다고 해서 그렇게 불리는 이름이고, 한자어로 초도라 말하는 것이다.

서귀포 항에서 새섬을 연결해주는 이 다리는 국내최장의 보도로서, 새로운 인연을 만들어 준다는 의미로 새연교라 이름 했단다.

다리를 한번 건너보고 싶다는 유혹이 있었지만, 우선 폭포 쪽을 오르기로 했다.

폭포까지 가는 길은 울창한 숲으로 둘러싸인 오솔길과 돌 징검다리들이 있어 젊은 연인과 신혼부부들의 데이트코스로 인기가 높은 곳이다.

폭포 높이가 22m에 이르는 깎아지른 기암절벽과, 난대림지역의 희귀수들이 조화를 이루어 명승지로 소문난 곳이기에,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이날도 중국에서 온 여행객이 참 많았고, 젊은 연인들이 상당수 눈에 띄었다.

기왕 왔으니 다녀갔다는 증명사진 몇 컷 찍고, 다음에는 쇠소깍을 갈까하고 택시를 탔다.

쇠소깍은 효도천을 흐르는 담수와 해수가 만나 깊은 물웅덩이를 만든 곳으로, 소(沼)는 패인 물웅덩이를 말하며, 깍은 뾰족한 끝을 말하는 각(角)을 된소리로 발음했다는 것.

이곳 경치도 절경이라 소개되어있기에 그걸 볼 생각이었는데, 기사의 권유로 가까운 곳 정방폭포로 방향을 바꿨다.

정방폭포는 천지연, 천제연폭포와 함께 풍광이 뛰어난 제주의 3대폭포로 불린다.

이곳 폭포의 특징은 폭포물이 바다로 직접 떨어지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곳이며, 그 경치가 뛰어나 ‘정방하폭’이라 해서 영주10경 중 하나로 꼽히는 곳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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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엔 옛날 중국 진시황의 명을 받고 불로초를 구하러 왔던 서불이란 사람이, 이 폭포의 경치에 반해 ‘서불과차(徐市過此)’라는 글귀를 새기고 서쪽으로 갔다는 전설도 전해진다.

과객도 서불처럼 마지막 코스인 정방하폭의 절경에 취했으니, 이제 서쪽으로 돌아갈 시간이 되었나 보다.

서둘러 버스를 타려 아까 내렸던 중앙로터리까지 나가 차를 탔는데, 그게 곧바로 제주시로 연결되는 게 아니었다.

순환버스가 아니고 서귀포터미널에서 갈아타야만 한다는 걸 미처 모른 것이다.

터미널 바로 앞에는 월드컵경기장이 있어 덤으로 경기장을 볼 수 있는 시간도 갖고, 한참 기다린 후에야 차는 출발.

황혼이 깃드는 시간에 서쪽으로 달리는 동안 기분은 황홀에 취했으나, 목적지 도착은 예상보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신엄리 주차장에 이르니 이미 8시도 훨씬 지난 시간이어서 사방엔 어둠이 깔려있었다.

아들더러 차를 가지고 나오라 하면 되는 거였지만, 일부러 산책하는 기분으로 걸어가기로 작정했다.

그러나 이 밤길에 이곳을 걷는다는 것은 여간한 담력이 없으면 불가능한 곳이다.

왜냐하면 길도 어느 길을 택해야할지 자칫하면 헤맬 수도 있는데다, 가는 길엔 민가도 없는 숲속 길과 수많은 무덤들이 있는 좀 으스스한 그런 곳이기 때문이다.

도깨비마을이란 이름도 그래서 나오지 않았나 싶고, 실제 유령의 집이란 고스트하우스도 가는 길목주변에 있다.

반면 이 길을 가다보면 호텔 앞에도 무덤이 있는 거길 통과하는 곳이기에, 여성이라면 감히 엄두도 낼 수 없는 그런 길이라 본다.

약 40분지나 9시 경에야 꿈꾸는 바다별장에 도착했다.

이른 아침 출발하여 밤늦은 시간까지 온종일 걷고 또 걸으면서, 하루일정을 강행군하였지만, 오늘 하루는 무척 기쁘고 보람스런 뿌듯한 하루였다고 기록해두고 싶다.

천상병의 시 귀천을 떠올려보며.

귀천(歸天)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 하며는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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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이무환님의 댓글

박광선 형제님 화이팅
 원더풀 스고이 스고이 대단하시군요 
빛의 뒤안길 감사 감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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